“협회와 업무교류 통해 목소리 함께 낸다면
근현대 건축물 보존에 큰 도움 될 것”
“문화재청이 안고 있는 가장 큰 숙제 중 하나가 근대건축물 보존에 관한 것입니다. 최근 원주 아카데미극장 역시 ‘철거냐, 존치냐’를 놓고 갈등이 빚어진 바 있는데, 문화재청이 근현대건축물 보존에 관한 권고를 할 수는 있지만, 이를 강제할 힘은 없는 게 사실입니다. 근현대건축물의 보존을 하는 과정에서 대한건축사협회의 전문가적 자문을 토대로 힘을 합한다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문화재청 최응천 청장은 11월 24일 대한건축사협회와의 업무협약식 인사말에서 최근 보존 가치가 높은 근대건축물들이 경제성과 개발 논리에 치우쳐 사라질 처지에 놓인 것을 두고 “후대에 유산으로 물려줄 고건물이나 도시를 보존하는 데 대한건축사협회와 뜻을 같이해 기여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전하며 이같이 밝혔다.
최근 옛 청주시청 본관 등 건축물로서의 독특한 가치뿐 아니라 역사·문화성이 담겨 있는 공간들을 지역시민들을 위한 사랑받는 문화예술공간으로 조성·보존해야 한다는 의견이 높았지만, 문화재청이 참여한 ‘청주시청사 구 본관동 논의 협의체’와의 약속 덕분에 중앙 현관 핵심 부분만 남겨진 상황이다.
최응천 청장은 “보존 가치가 큰 근대건축물의 경우 문화재청이 존치 권고를 할 수 있으나, 경제·자본논리에서 현 제도 및 여건상 전문가단체에서 힘을 실어주지 않는다면 근현대건축물은 살아남을 재간이 없다”며 “이번 협약을 통해 수시로 업무교류를 진행해 함께 목소리를 낸다면 근현대건축물 보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협회가 2012년부터 꾸준히 진행한 한옥설계 전문인력 양성과정 교육이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현대인의 삶을 담은 수준 높은 한옥이 활발하게 보급될 수 있도록 하는 데 크게 일조했다”고 평가하면서 “앞으로 전통건축과 현대건축을 조화롭게 보존·발전시키는 데 협력할 수 있는 분야를 지속 개발해 나갔으면 한다”고 전했다. 또 “50년, 100년 후 미래의 건축유산이 될 지금의 근현대건축물들을 어떻게 보존·관리해나가느냐가 중요한 숙제인데, 이를 대한건축사협회와 함께 고민하고 협의하면서 이것이 대한민국 건축문화 계승과 발전에 큰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문화재청은 ‘어제를 담아 내일에 전합니다’를 슬로건으로 우리의 전통 문화유산을 잘 보호해 다음 세대에 전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최응천 청장은 작년 ‘문화재 정책 추진 방향’을 발표하며, 문화재 관련 빅데이터를 구축하고 현장인력을 늘려 보존·관리 역량을 강화하며, 국민의 권리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규제는 적절히 손질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작년 11월에는 규제혁신전략회의를 통해 문화재 분야 3대 규제로 불리는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의 재산권 규제’, ‘매장문화재 조사 및 비용 부담’, ‘민속마을 거주 주민에 대한 규제’ 분야 혁신 계획을 발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