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건축사들은 꿈이자 목표인 건축사 자격을 취득하고, 협회 가입에 이르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학부졸업, 실무수련, 수험생 생활, 그리고 창업까지 모두가 쉽지 않은 선택의 연속이고, 지난한 과정이기 때문이다.

‘신입회원에게 듣는다’는 긴 노력의 시간 끝에, 사무소 개소에 성공한 건축사들을 만나는 시간으로 구성된다. 삶의 에피소드와 더불어 창업기 등 동료이자 선후배가 될 이들을 조명함으로써 활력 넘치는 업계, 소속감과 연대의 가치를 공고히 할 수 있길 기대해본다. <편집자주>

“자연친화적인 소재를 통해 건축물의 완성을 기대할 수 있는 건축, 그것이 바로 고건축의 매력이 아닐까 합니다.” 건축사사무소 근무 경력으로 10년 차가 되는 강이건 건축사가 앞으로의 10년의 동력이 되어줄 고건축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그는 건축사 상호 교류가 건축사 업계 문제를 해결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확고한 의지를 드러내며, 건축사협회가 구심점으로 기능하길 기대했다. 그를 통해 신진 건축사의 어려움 또 성장기를 들어봤다.
 

강이건 건축사 · 올림건축사사무소(사진=강이건 건축사)
강이건 건축사 · 올림건축사사무소(사진=강이건 건축사)

Q. 건축사사무소 개소 소감과 개소 에피소드가 궁금합니다. 소개를 부탁합니다.

2014년 7월에 건축사사무소에 입사해 실무를 쌓아오다가 2020년 초 자격시험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몇 번의 고배 끝에 2021년도 2회 건축사 자격시험에 합격했고, 이듬해 1월에 개소를 하게 되었습니다. 아직도 떨리던 마음으로 합격자 명단을 확인하던 순간이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돌이켜보면 당시 첫 직장의 대표 건축사님께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으셨거든요. 기회가 된다면 제가 받았던 만큼 후배들을 위한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고 싶습니다.

12월 합격증을 받은 뒤 2개월간의 개소 준비는 쉽지 않았습니다. 개소 절차에 맞춰 행정업무, 자금 마련, 사업장 위치, 사무소명 정하기, 사무용품 구입 등 할 일이 많기 때문인데요. 혼자서 힘이 부칠 때마다 저보다 더 적극적으로 힘써 준 가족이 있었기에 행복한 시간이 됐던 것 같습니다. 사무소 명칭은 건축의 근본이 되는 건축물을 지어 올리는 것과 건축주의 삶의 질을 올리겠다는 취지로 ‘올림건축사사무소’로 정했습니다. 이곳에서 현재 소규모 주택과 리모델링 사업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다루고 있습니다.

Q. 건축사로서 어떤 꿈과 비전이 있는지, 의무가입에 따른 건축사협회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지 소개해 주시기 바랍니다.

평소 사무소를 방문해 상담을 청하는 이들과의 대화를 즐기는 편입니다. 가지고 있는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쉽고 빠르게 궁금증을 해결해 드리고 있는데요. 이것이 건축사의 소명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고건축 분야의 전문 역량을 키워나가고자 합니다. 세계로 나아가는 한류 문화처럼 한국 고건축의 매력을 소개하고, 우리나라 건축문화를 알리는 역할을 하기 위함입니다.

지난 8월 의무가입 시대가 도래하면서 ‘건축사협회’는 건축사가 하나되는 대표적인 집단이 되었습니다. 저도 이런 분위기에 맞춰 작년 처음으로 협회 총회에도 참여했는데, 그때 만나 뵌 선배님들과의 교류를 통해 현재는 든든한 소속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런 건축사 상호 간의 교류를 통해 건축 작업물의 품질과 가치를 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더 많은 회원들과의 만남과 참여의 자리를 협회가 주선했으면 좋겠고, 한편으로 개인이 감당하기 힘든 분쟁이나 다툼에 있어 회원에게 든든한 울타리 역할을 수행해 주길 희망합니다.
 

강이건 건축사의 건축 철학이 담긴 근린생활시설(사옥) 프로젝트. (자료=강이건 건축사)
강이건 건축사의 건축 철학이 담긴 근린생활시설(사옥) 프로젝트(자료=강이건 건축사)

Q. 실제 업계에 몸담으면서 느낀 애로사항이나 건축사 업무 시 불편사항 등 제도적 개선점을 제시한다면?

아무래도 대가 산정의 어려움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공공건축의 경우 설계대가 기준이 명확하지만 민간건축의 경우는 그렇지 않으니까요. 사업 1년 차에는 ‘다른 건축사사무소는 금액이 이렇다’고 운을 떼며 설계대가를 깎아달라는 요구를 받기도 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기획업무는 무료라는 인식도 강했죠.

대가의 문제 중 일정 부분은 인터넷 정보들이 한몫하는 것 같습니다. 설계비를 묻는 인터넷 커뮤니티 질문 글에 카더라식 글들을 찾아볼 수 있는데, 이런 글들이 기준이 되고, 와전돼 설계대가가 추락하는 추세입니다. 바라건대, 대가기준과 관련해서는 협회에서 강력한 의지를 갖고 기준 마련을 추진해 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Q. 앞으로의 계획과 선·후배 동료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말씀은 무엇이 있을까요?

앞서 언급했던 고건축 분야의 전문성 확보를 위해 틈틈이 학업을 병행할 계획입니다.환경친화적인 소재 적용을 통한 고건축의 미래가 곧 이상적인 건축물에 부합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인데요. 친환경 시대에 발맞춰 건축물 에너지 사용량 정보와 연계해 에너지 절감을 실현하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내년에는 그동안 하지 않았던 생소한 업무분야의 프로젝트에도 도전해 볼 생각입니다. 다양한 건축물 설계 경험을 축적해 내공을 쌓고, 성장을 이루고자 합니다.

현재 1인 건축사사무소가 전체의 80%를 차지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혼자서 업무를 하다 보면 놓칠 수 있는 규제나 법령, 설계 포인트들이 있을 텐데, 건축사 모임이 활성화된다면 서로에게 의견을 물어 실수는 줄이고, 성과 창출에도 좀 더 빠르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건축사 동료, 선·후배 여러분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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