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우리시대 물신주의의 생산 조력자였다면, 이익이 넘쳐나는 이 시대에 어떠한 대가도 없는 일에서, 나는 가벼운 입은 모르되, 무거운 손은 쓰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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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료 없는 주례사 같은 원고는, 출연료 없는 사진빨 좋은 미디어는, 현상과 이상건축과의 차이를 말할 수 없는 학생들의 수업은 사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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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러리를 서거나, 엉뚱한 이야기로 초점을 흐리거나, 기실 아는 게 없어 눈치만 살피다 마는 건축심의나 심사는 참석치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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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공모는 결코 당선되기 위함이 아니라, 건축(디자인)과잉으로부터 벗어나, 당선 그 자체로 모든 것을 설명하려는 실패 혹은 성공(그 패해는?)이 아니라, 진정한 건축으로 몸짓으로 자신을 드러내 보이는데 만족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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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 직업만 있는 곳에 진정한 건축은 없을 것이다. 나는 법률해결사가 아니라 사회적 공익건축사임을, 기막힌 모범 답안의 건축사헌장을 국민교육헌장처럼 날마다 달 달 외우고 다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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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년에 들어가 관상학을 공부할 것이다. 아니면 길거리 만행이라도 하여 충분히 예방접종을 하여, 건축주를 만나 부질없는 시간을 낭비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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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건축은 훌륭한 건축주에 의해 만들어진다고 하니, 건축학생을 가르킬 일이 아니라 나는 “싸고 빠른 좋은 건축없다” 라고 건축주 교육부터 시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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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라스 하우스를 위해, 3년 넘게 27개의 계획안을 만들면서 까지 47에이커(약190,202m2)의 드넓은 부지 안에다 마 몬스타까지 9채의 자신의 건축 작업한, 필립 존슨처럼 건축놀이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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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세의 나이에 돌연 건축가의 길을 걷기 시작하여, 그라스 하우스의 침실에서 숨을 거두고 유골은 부지주변에 뿌려진 필립 존슨처럼 99세까지 건축하다, 90세에 구겐하임미술관을 작업한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처럼 장수하다 죽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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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오 폰티는 “자녀는 적게 건축은 많이” 라고 했다. 나는 “자녀는 많게 건축은 적게” 라고 말할 것이다. 흔히 말 안듣는 아들이 있으면 건축공부를 시킨다고 했는데, 나는 귀여운 손주한테까지도 건축공부를 시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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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러분은 철학이 어렵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장담하는데, 휼륭한 건축가가 되는 어려움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라고 했던 철학자 *루드비히 비트겐슈타인의 말에 코웃음을 칠 것이다
그러나 이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결코 로또복권을 산적이 없고, 앞으로도 사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논리철학 논고의 저자이기도 했던 철학자인 루드비히 비트겐슈타인은 빈에서 누이 그레틀을 위한 집을 지으려고 3년 동안 학계를 떠났다가 건축 일이 엄청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