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전문가 의견 반영한 심사위원 선정, 토론식 심사로 공정·객관성 UP…참여율 10배 이상 증가, 공모만족도 높아져
공모시스템 개선방향 ‘면밀한 건축기획 시행, 공모 공정·객관성 확보’ 핵심
정책 뒷받침할 전문 조직 새로 구성해 지속성 담보
건축물의 품질을 높이는 가장 좋은 방안은 ‘좋은 설계자’에게 설계를 맡기는 것이다. 전국 지자체에서 건축서비스산업진흥법에 따라 공공건축 설계비 1억 이상의 경우 공모를 의무 시행하고 있다. 본지는 전국 건축 설계공모 공정·투명성 확보를 위해 노력하는 지자체·관계자를 찾아 보도한다. 지역건축물 관리, 소규모건축물을 대상으로 한 설계공모 사례를 통해 지방소도시들이 벤치마킹할 사항이 무엇인지 짚어본다.
파주시가 ‘공공건축 고도화 정책’을 앞세워 문화도시로 탈바꿈하려는 노력들이 성과를 내고 있다. 두 가지 핵심행정 정책을 펼친 결과 때문인데, 하나가 민간전문가제도(총괄·공공건축가) 도입이라면, 다른 하나는 건축 설계공모 시스템 개선이다.
파주하면 ‘헤이리 예술마을’과 ‘파주출판도시’가 연상될 정도로 건축문화면에서 영향력과 인지도를 갖고 있는 다양한 건축문화 자산을 축적하고 있다. 그런데 반해 공공건축은 그동안 필요를 충족해 주는 대상으로만 여긴 나머지, 건축문법으로 권위를 드러내던 전형적인 관공서의 모습을 탈피하지 못했다. 이러한 문제의식과 함께 인구 증가(올해로 50만 돌파)로 도시가 성장하며 시민들이 사용할 다양한 공공건축물이 필요하게 됨에 따라, 각종 우수 사례를 벤치마킹하던 중 2019년 국토교통부 공공건축가 운영 지원 사업에 지원해 선정되는 성과를 거뒀다. 이 사업을 기반으로 공공건축 고도화를 본격 추진, 공공건축 자문 추진체계를 구축했다.
파주시가 2019년부터 추진해온 건축 설계공모 시스템의 개선방향 핵심은 ①사업 초기 면밀한 건축기획을 시행하고, ②공정하고 객관적인 건축 설계공모를 통해 우수한 당선작을 선정하는 것이다. 이에 기존 획일적인 공모지침서와 높은 비율의 지역 위주 심사위원, 지역가점 제공 등의 공모방식을 대폭 수정했다. 사업별 공모운영위원회를 구성해 사업에 맞는 건축기획·지침서를 작성, 공정한 심사위원회를 구성하는 데 힘을 쏟았다. 특히 심사위원 구성에 있어 이전에는 파주시 각종 위원회(건축위원회, 도시계획위원회 등) 명단에서 추첨해 심사위원을 구성했다면, 설계공모 운영위원회를 통한 심사위원 풀로 심사위원을 구성해 심사에 다양한 시각이 반영되게 했다. 또 평가할 때의 지역가점을 삭제해 작품만을 중심에 두고 평가가 충실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 결과는 참여율 확대로 돌아왔다. 여러 건의 건축 설계공모에서 출품작이 기존보다 10배 이상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참여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만족도 조사에서도 공정성·지침서 평가 면에서 “만족한다”는 결과를 얻었다.
파주시는 ‘공공건축 고도화 정책’을 뒷받침할 전문 조직도 새로 구성했다. 2019년 ‘공공건축건립팀’을 신설해 개별 부서에서 추진 또는 기획 중인 공공건축사업의 업무를 이관했으며, 2021년에 공공건축건립추진단(1개과 규모)으로 조직을 확장하여 지속가능한 ‘공공건축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파주시 공공건축건립추진단 관계자는 “공공건축 고도화 추진으로 우수한 디자인의 공공건축물을 선정한 결과 2021 대한민국 공공건축상 혁신행정부문을 수상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며 “향후 지속적인 설계공모 시스템 개선과 공공사업 질적 향상을 위한 자문·방향을 적극 검토해 실효성 높은 정책으로 확대·계승해 나아가고, 이를 통해 정책 목표였던 ‘헤이리 예술마을’과 ‘파주출판도시’와 함께 파주 공공건축이 어우러지는 ‘건축이 아름다운 도시 파주’의 모습을 만들고자 한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