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42135....우리에게 익숙한 √2 이다. √2 는 1과 2 사이에 있는 무리수(無理數)이며 중·고등학교 시절 만난 수학 문제에서 참 많이도 나왔던 숫자. 하지만 이 숫자가 무리수라는 사실 자체부터, √2 가 수많은 논쟁을 일으키며 수학이라는 학문의 발전을 어떻게 만들어 왔는지에 대해서는 별 생각이 없었다.
지난 3월부터 넷플릭스 등을 통해 공개된 드라마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라는 영화에서 수포자인 남자주인공이 수학을 가르치는 사람에게 왜 문제를 이렇게 돌려서 풀어야 하냐고 따지는 장면이 있다. 흔히 우리들은 수학문제를 오직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한 즉, 결과로만 이야기하는 수학 문제에 길들여져서 과정에 대한 노력마저 쓸모없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자동화되는 시대다. 이러한 자동화의 기본은 코딩에서 시작한다. 코딩을 위한 프로그래밍 언어는 또 다른 버전으로 발전하고 실시간 업데이트된다. 숨 가쁜 세상에서 코딩하는 사람은 많지만, 기업들은 일할 사람을 구하기 어렵다고 한다. 기업들은 한 번 더 인공지능(AI)화를 시도한다. 프로그래밍을 위한 프로그래밍을 하는 것이다. 앞으로 10년 안에 많은 기업에서 사람이 아닌 AI가 주로 일하는 세상이 올 것이다.
건축도 비슷하다. 3D프린터로 집을 짓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미 네덜란드에서는 이미 상용화되어가고 있다.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프로그래밍으로 건축물의 규모검토를 하고 심지어 도면 및 디자인까지 AI가 그리는 세상이 다가오고 있다.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에서 왜 이렇게 수학문제를 돌려서 풀어야 하냐는 학생이 던진 의문에 선생님은 대답한다. 숫자와 친해지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1.414...뒤의 숫자에 대한 연구를 하고, 숫자와 사랑에 빠진다고 한다. 이 말은 많은 의미를 던진다.
비슷한 의미에서 건축은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을 선사할 수 있다. 대학교를 다니면서 건축을 배울 때, 비트루비우스(Vitruvius)의 이론을 가장 먼저 배웠다. 건축은 구조와 기능 그리고 미로 이루어졌으며, 여기서 ‘미(美)’라는 것은 단순히 예쁘다는 의미보다는 ‘Delight’, 즉 기쁨이라고 배웠다.
왜 건축사가 왜 되었냐고 묻는다면, 건축사는 공간 속에서 기쁨을 스스로 느낄 수도 있지만, 누군가에겐 공간으로 기쁨을 선사할 수 있는 직업 중 하나이기 때문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다시 한 번 건축 본래 의미를 생각하며 건축사로서 건축을 먹고 살기 위한 직업으로만 생각하기보다는 공간 속 기쁨을 담은 건축사로 성장해야겠다는 다짐을 다시 해보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