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팩토리 이은 네이버 제2사옥,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 설계 맡아

21명 인력 투입, 3명은 현장 상주…네이버 기술 실험할 테스트 베드로 탄생

네이버 제2사옥 ‘1784’ (사진=네이버)

드디어 세계 최초 공인 ‘로봇 친화형 건축물’이 베일을 벗었다. 바로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가 설계한 네이버 제2사옥 ‘1784’다. 건축물 이름 ‘1784’는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178-4번지라는 지번 그리고 산업혁명이 일어난 연도가 1784년도라는 데서 따왔다.

2016년 착공한 ‘1784’는 ‘테크 컨버전스 빌딩’을 콘셉트로 건축된 세계 최초 로봇 친화형 건축물이다. 스마트도시협회는 4월 11일 로봇 친화형 건축물 인증 수여식을 열고, 네이버가 최근 새로 구축한 제2사옥 ‘네이버 1784’에 인증서를 수여했다.

평가위원들은 “네트워크, 시스템 측면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첨단 인프라를 갖추고 특히 로봇이 인식하는 정밀지도와 측위 인프라를 제공하고 있다”며 “또한 건축·시설 설계·운영관리 측면에서 로봇을 위한 이송 중 출도착지의 유효폭이 확보되고 있으며, 이동형 서비스 로봇의 승강기 이동 지원 서비스를 잘 제공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지하 8층, 지상 28층으로 5000명 이상 수용하는 이 빌딩은 제1사옥인 그린팩토리의 1.6배로 그야말로 ‘첨단기술 융합을 끊임없이 실험하는 테스트베드’라고 할만하다.

그린팩토리 설계에 이어 제2사옥 설계도 맡게 된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는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콘셉트의 건축물 설계를 위해 대규모 팀을 구성했다.

‘1784’ 프로젝트는 2013년 6월 토지불하(land-grant)업무를 시작으로 2018년 8월 설계완료를 거쳐 올 4월 마무리됐다.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 건축설계본부, 친환경팀, 그리고 실내설계팀 총 21명 인원이 설계에 참여했으며, 그 중 3명은 시공기간 동안 현장 상주하며 설계변경 관리, 디자인·설계 감독을 수행했다. 말 그대로 사무소 역량이 대거 동원된 대형 프로젝트였다.

세계 최초 로봇 전용 엘리베이터 로보포트(사진=네이버)
세계 최초 로봇 전용 엘리베이터 로보포트(사진=네이버)

세계 최초의 로봇 전용 엘리베이터 로보포트는 1784를 다른 건축물과 구분하는 특징이다. 고층 건물이 밀집한 도시의 로봇 서비스는 원활한 수직 이동이 중요한 숙제인데 설계자는 이를 로봇 전용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는 방법으로 풀어냈다.

로보포트는 지하 2층부터 옥상까지 전층에 걸쳐 운행되는 순환식 구조로, 로봇들의 수직 이동 속도·효율성을 극대화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1784가 로봇 친화형 빌딩이라는 점은 로봇 선행 연구에 있어서도 큰 강점으로 작용한다”며 “로봇 자체가 일상이 되는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서비스와 융합을 기획할 수 있게 되는 만큼, 세계 그 어느 곳보다 거대한 로봇 실험실에서 앞선 기술·서비스들이 차례로 선보이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1784는 그린팩토리와 마찬가지로 글로벌 친환경적 건물 인증 제도인 ‘LEED’ 플래티넘 등급 을 획득한 친환경 빌딩인 동시에, 방역 측면에서도 전문가들로부터 인정받은 미래형 업무공간이기도 하다.

건물 외벽에 유리 창호를 한 겹 덧댄 이중외벽으로 설계하고, 창호 사이에 바람길을 내어, 햇빛으로 인해 유리 창호 사이에 발생하는 열을 자연적으로 식힐 수 있도록 하여 에너지를 절감한다.

건물 옥상에 설치된 태양광 설비(사진=네이버)
건물 옥상에 설치된 태양광 설비(사진=네이버)

또한 1784는 그린팩토리에 적용된 바닥공조 시스템에 국내 민간 고층 건물 최초로 복사냉방을 도입, 모든 공간 천장에 배관을 넣어 찬물이 흐르도록 설계됐다. 바닥에서의 시원한 바람과 천장에서 차가운 공기를 동시에 내리는 쿨링 방식을 통해 일반 건물 대비 연간 에너지를 13% 절감할 수 있다.

1784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설계 단계부터 방역 관점을 고려하기도 했다. 감염내과 전문의와 산업공학 전문가들로 구성된 ‘방역자문단’은 1784의 시스템에 대해 병원 수준의 방역체계를 갖췄다고 평가했다.

‘1784’ 현장 책임을 맡은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 이주병 마스터는 “네이버 1784는 네이버의 모든 필요가 실현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설계됐고, 건축 전체를 테스트베드로 삼아 네이버의 기술을 끊임없이 실험·발전시킬 수 있는 공간으로 완성됐다”면서 “우리가 네이버와 함께 설계하고 만들어낸 1784가 가까운 미래 일상을 변화시킬 네이버의 기술을 실현시키는데 부족함이 없는 공간으로 기억되고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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