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안읍성의 시작
순천 낙안읍성은 전라남도 순천시 낙안면에 있는 조선시대의 읍성이다. 성곽 안에는 '낙안 민속마을'이라고 하여 민속촌이 자리해 있는데, 여긴 전시용 민속촌이 아니라 실제 주민들이 거주하는 지역이다. 안동 하회마을, 경주시 양동마을 등과 함께 대한민국에서 전통적인 촌락 형태가 온전하게 남아있는 몇 안 되는 마을이다. 다만 문화재라 집에 보일러 등의 기계를 설치하는 데 제한이 있고 관광객에 의한 사생활 침해 등으로 주민들이 다소 불편을 겪고 있다.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순천도호부와 별개의 고을이었던 낙안군(樂安郡)의 관아가 소재했던 곳이었지만, 1908년 낙안군을 폐군하고 둘로 나눠 현재의 벌교읍에 해당하는 지역을 보성으로, 읍성을 포함한 나머지 지역은 순천으로 편입하여 지금에 이른다.
백제의 분차군(分嵯郡)이 이곳에 있었고, 신라 경덕왕이 분령군(分嶺郡)으로 고쳤으며, 고려 때 낙안군으로 바꾸었다.

조선 태조 6년(1397년)에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해 토성을 쌓았고, 이후 세종 9년 (1426년)에 방어를 보강하기 위해 석성으로 고쳐 지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읍성의 전체 모습은 4각형으로 길이는 1,410m이다. 동·서·남쪽에는 성안의 큰 도로와 연결되는 문이 있고, 적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기 위해 성의 일부분이 성 밖으로 튀어나와 있다. 성안의 마을은 전통적인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당시 생활풍속과 문화를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 낙안 읍성은 현존하는 읍성 가운데 보존 상태가 좋은 장소 중 하나이며, 조선 전기의 양식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임경업 장군이 낙안군수를 역임하던 시기에 현재의 성읍을 구축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으나, 이는 군수 시절에 석성을 개축한 사례와 주민들의 임경업에 대한 존경심이 복합되어서 만들어진 야사로 추정한다.
 

전통과 현대가 함께 숨 쉬는 마을
순천 낙안읍성은 현존하는 읍성 가운데 조선 전기 양식을 가장 잘 보존하고 있는 석성이다. 현재 100채에 육박하는 초가집과 옛 성곽, 낙안군 동헌(군청)과 객사 등이 남아있고, 성 바로 옆에는 1970년대에 발행되었던 잡지 '뿌리 깊은 나무'의 창간자 한창기 선생의 소장품들이 전시된 '순천시립 뿌리 깊은 나무 박물관'이 있다. 또한 멀지 않은 곳에 국립 낙안민속자연휴양림도 있어서 이색 관광지로 유명하다.

읍성 보존이 잘 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전국 다른 지방에 비해서 비교적 그렇다는 것이지, 여기도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조선 읍성의 구조가 완벽하게 남아있지는 않다. 성문중 온전하게 남은 것은 남문과 동문이며, 서문은 출입구만 남아있고 문루는 없다. 북문은 원래 없다. 임경업 장군이 쌓았다고 전해지는 성곽과 내부 마을이 원형에 가깝게 보존되어 있어 역사적 가치가 높다.

순천 낙안읍성은 성곽의 축조 방식과 성(城) 안 마을의 구성 등 조선 전기 양식을 가장 잘 보여주는 석성이다. 동쪽, 서쪽, 남쪽 세 방향으로 성문을 냈고 동문과 남문에는 ‘ㄷ’ 자형 옹성을 쌓았다. 자연석을 이용해 쌓은 성곽은 큰 돌이 움직이지 않도록 돌과 돌 사이에 작은 돌을 끼워 넣는 ‘쐐기 박음’을 해 태풍에도 끄떡없을 정도로 튼튼하다. 우리나라 3대 읍성 중 유일하게 산에 기대지 않고 분지에 쌓은 평지성이라는 점도 순천 낙안읍성의 특징이다.

경주 양동마을이나 안동 하회마을처럼 집성촌을 이뤄 그 맥을 잇는 민속마을은 더러 있지만 성(城) 안 마을의 풍속과 전통을 600년 동안 지켜온 곳은 낙안읍성 민속마을이 우리나라에서 유일하다. 번듯한 기와집 한 채 없지만 매년 1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아오는 건 그 때문이다. 성곽길을 따라 성벽 위를 걷다 보면 작은 초가와 마을의 소소한 풍경들이 마치 조선시대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준다. 서문에서 남문 방향으로 성곽길을 걷다 보면 높은 성곽에서 마을 전체의 전경을 볼 수 있다.

해마다 5월에는 ‘낙안민속문화축제’, 10월에는 ‘남도음식축제’가 열린다. 600년을 이어온 마을답게 조선시대 생활 모습의 재현, 국악·판소리, 전통혼례(우귀 행렬), 송사 체험, 천연염색, 목공예, 대장간, 길쌈 같은 풍성한 체험들도 낙안읍성 민속마을에서 빼놓을 수 없다. 게다가 체험 대부분이 무료로 진행되니 여행자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낙안읍성 민속마을의 초가 가운데 순천 낙안읍성 이방 댁(국가민속문화재 제92호), 순천 낙안읍성 들마루 집(국가민속문화재 제93호) 등 9채는 국가 지정 민속문화재다. 2019년 문화체육관광부의 ‘한국관광의 별’에 올랐으며 ‘CNN 선정 대한민국 대표 관광지 16선’, ‘문화재청 선정 가족 여행지 32선’에 선정되었다. 1983년 6월 대한민국의 사적 제302호로 지정되었으며, 2011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출처 : 나무위키]

저작권자 ©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