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연구소장
김남국 연구소장

인생에서와 마찬가지로 비즈니스에서도 우리는 수많은 문제에 직면한다. 문제 상황은 우리에게 큰 스트레스도 주지만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혁신도 탄생한다. 그러니 어떤 면에서 문제는 고마운 존재이기도 하다. 
한 창업자가 심각한 문제에 직면했다. 이 창업가는 샐러드로 승부를 보고 싶었다. 건강한 음식을 찾는 소비자가 많아지고 있어 샐러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창업 당시 샐러드는 3000원짜리 저가 제품과 1만 원 이상 고가 시장으로 양분돼 있었다. 6000~8000원 정도 가격에 한 끼 식사로 충분한 양을 제공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바로 배송이다. 샐러드는 신선식품이라 당일 제조해서 배송해야 한다. 고객들 역시 바로 소비해야 하기 때문에 여러 개를 배달시킬 수도 없었다. 샐러드 한 개당 배송비 3000원이 추가되면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배송을 해결하지 못하면 사업이 좌초될 위기였다.

이런 문제 상황에서 이 창업가는 과감한 도전에 나섰다. 고객들이 5명 이상 묶어서 특정 장소를 지정해주면 무료로 배달을 해주는 방식이다. 실제 창업자가 직접 배송을 해보니 한 사람이 3시간 안에 최대 30곳에 100개 이상 샐러드 배달이 가능했다. 배송 문제가 해결되고 이 사업은 순풍을 탔다. 5명이 모여야 배송을 받을 수 있게 되기 때문에 사람을 모으는 과정에서 입소문도 자연스럽게 났다. 거점 배달 장소는 현재 2000개까지 불어났으며 이 회사의 작년 매출은 120억원을 넘어섰다. 프레시코드라는 스타트업 이야기다.

프레시 코드의 통합배달, 당근마켓의 지역분리 등 통합과 분리를 통한 비즈니스의 성공사례가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pixabay)
프레시 코드의 통합배달, 당근마켓의 지역분리 등 통합과 분리를 통한 비즈니스의 성공사례가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pixabay)

트리즈(TRIZ) 같은 발명 방법론에서는 이런 문제해결 방식을 ‘통합’이라고 부른다. 여러 개를 묶어서 통합하면 많은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현대의 가장 큰 혁신이라 볼 수 있는 스마트폰 역시 수많은 기능을 한 데 모은 통합의 결정체다. 

통합의 대척점에 서 있는 ‘분리’ 역시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 피자나 케이크를 나눠서 파는 것처럼 기존에 존재하던 것들을 분리하는 것도 비즈니스 영역에서 탁월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중고나라’라는 통합 중고거래 플랫폼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을 때 지역을 분리해서 거주지 근처의 중고물품 거래만 가능하게 한 당근마켓도 대표적인 분리의 성공 사례로 볼 수 있다.

통합과 분리를 통해 성공한 다양한 사례들을 보면 문제 상황에 직면했다고 스트레스 받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 오히려 문제 상황은 성장과 혁신의 원천으로 보는 관점이 전환이 필요하다. 남들이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문제까지도 찾아내서 문제라고 인식하는 것은 어쩌면 혁신의 가장 중요한 시작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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