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섬마을의 유래
영주 무섬마을은 경상북도 영주시 문수면 수도리 일원에 자리하고 있다. 무섬마을은 물 위에 떠 있는 섬을 뜻하는 '수도리(水島里)'의 우리말 이름이다. 중국 섬계 지역의 지형과 비슷하다고 하여 '섬계마을'이라고도 부른다.

조선 중기 17세기 중반 반남(潘南) 박씨인 휘(諱)수가 이곳에 처음 터를 잡은 후 선성(宣城) 김씨가 들어와 박씨 문중과 혼인하면서 오늘날까지 두 집안의 집성촌으로 남아 있다. 40여 가구 전통가옥이 지붕을 맞대고 마을을 이루고 있는 무섬마을은 수백 년의 역사와 전통이 그대로 남아 있다. 이 중 30여 채가 조선 후기 사대부가 가옥이며, 역사가 100여년이 넘는 가옥도 16채나 남아 있어 조상들의 자취와 숨결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안동의 하회마을, 예천의 회룡포, 영월의 선암마을과 청령포와 같이 마을의 3면이 물로 둘러싸여 있는 대표적인 물돌이 마을이다. 또한 일제 강점기에 뜻있는 주민들에 의해 건립된 ‘아도서숙’은 항일운동의 지역 구심체 역할을 한 곳으로 우리나라 독립운동사에서도 중요한 의미가 있는 마을이기도 하다.

무섬마을은 물 위에 떠 있는 섬을 뜻하는 ‘물섬마을’로 불렸다가 .ㄹ’이 빠지고 무섬마을이 되었다고 한다. 삼면이 내성천과 접해있는 전형적인 물도리 마을로 마을 앞을 돌아나가는 내성천은 맑고 잔잔하며 산과 물이 태극 모양으로 서로 안고 휘감아 돌아 산수의 경치가 절경을 이룬다.

현재 마을에는 만죽재와 해우당고택 등을 비롯하여 규모가 크고 격식을 갖춘 ‘口’자형 가옥, 까치구멍집, 겹집, 남부지방 민가 등 다양한 형태의 구조와 양식을 갖추고 있어 전통주거 민속연구의 귀중한 자료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그리고 30년 전까지 마을과 외부를 이어주던 유일한 통로, 외나무다리가 마을의 대표 상징물로서 역사를 대변하고 있다.

2013년에 마을 전체가 국가민속문화재 제278호로 지정되었으며, 2015년에는 ‘한국 관광의 별’에 선정되었다.
 

외나무다리로 세상과 이어지다

마을 입구 수도교 다리를 건너면 주차장이 있다. 강변 둔치 위로 산책길이 잘 놓여 있고 둔치 위에서 바라보는 마을의 풍경과 반대쪽인 강의 풍경이 흔히 볼 수 없는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안개 낀 아침에 보는 태극 형태의 외나무다리는 몽환적인 신비감을 연출한다. 자연이 주는 가장 큰 선물일 것이다.

마을을 연결하는 수도교가 1983년에 건설되었다. 수도교가 건설되기 전에는 외나무다리가 세상을 이어주는 유일한 통로였다. 책보를 메고 학교 가는 아이, 장가가는 새신랑, 꽃가마 타고 시집오는 새색시, 황천길로 가는 상여도 어김없이 이 외나무다리를 건너야 했다. 외나무다리는 지난 350여 년간 무섬마을과 뭍을 이어준 유일한 통로로 애환이 어린 추억의 역사를 지녔다.

현대식 콘크리트 다리인 수도교가 놓이면서 외나무다리는 자취를 감추었다. 사려졌던 외나무다리가 무섬마을에 다시 놓인 것은 2005년이다. ‘조상들의 삶을 후손들에게 보여주자’는 생각에서 옛날 방식 그대로 복원하여 만들었다. 새로 복원된 외나무다리는 폭 20~25cm 길로 높이는 하천 바닥에서 60cm로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수 있을 만큼이다. 폭 20~25cm의 좁은 외나무다리 위를 걷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다리의 중간중간에는 마주 오는 이를 피해갈 여분의 짧은 다리인 ‘비껴다리’가 놓여 있다. 서로 마주 보고 건너오던 사람들은 이 ‘비껴다리’에서 서로 길을 양보하고, 때로는 그곳에 걸터앉아 한담을 나누는 등 무섬마을의 정을 나누었다.

외나무다리는 마을의 중심에 있는 태극 모양(S자 곡선)의 다리와 강 아래쪽 직선으로 된 2개의 다리가 있다. 마을 중심의 다리는 본래 나무를 적게 쓰고 빨리 건너기 위해 반듯한 일자형으로 다리를 지었는데 복원하면서 물이 마을을 휘감는 태극 모양으로 만들었다. 장마철이면 불어난 강물에 다리가 떠내려가기 때문에 매년 새로 다리를 만든다고 한다.

건축물로는 해우당과 만죽재가 특히 알려져 있으며, 김규진 가옥, 김위진 가옥 등 9점이 경상북도 문화재 자료와 민속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해우당은 19세기 말 의금부 도사를 지낸 김낙풍이 지은 집이며 해우당은 그의 호이다. 해우당 김낙풍은 흥선대원군의 정치적 조언자였다고 한다. 해우당 고택에 있는 현판은 바로 흥선대원군의 글씨라고 한다. 안채에는 역시 흥성대원군이 쓴 '대은정'이라는 현판이 보관되어 있다. 무섬마을에서 또 하나 눈여겨보아야 할 가옥은 경상북도 민속문화재로 지정된 만죽재이다. 반남박씨의 입향조인 박수가 1666년(헌종7년)에 지은 집으로 무섬마을에서 가장 오래된 한옥이다.

무섬마을은 다양한 축제와 행사, 그리고 체험으로 방문객을 반긴다. 양반도 평민도 모두 함께 공부했다는 조용한 선비의 마을, 무섬마을은 작지만 풍성하다.

[출처 : 영주시청, 대한민국 구석구석]
무섬마을 주소 : 경상북도 영주시 문수면 무섬로 234번길 3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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