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17년 UIA 세계건축대회가 서울에서 개최된다. 10월 1일 오전 동경에서 개최된 UIA 총회에서 싱가포르와 멕시코시티를 제치고 '2017년도 UIA 세계건축대회' 유치에 성공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1993년과 2002년에 서울과 부산이 대회 유치에 도전했었으나, 각각 영국과 일본에 패했었다. 건축계로선 3번째 도전 끝에 성공한 대회유치인만큼 지난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버금가는 쾌거라고 볼 수 있다.
세계건축대회 유치는 한국의 건축설계 위상을 시공부문만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평가다. 이번 2017년 UIA 세계건축대회를 통해 한국의 경제적 발전상과 건축 문화의 우수성을 세계 건축가들에게 알릴 수 있는 절호의 찬스라고도 말한다.
하지만 대회 유치에 성공하고 기회를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만만치 않은 부담감이 짓누른다. 대회의 명칭 문제와 건축계의 의견을 무시한 서울시의 고압적인 자세 등 유치과정에서 불거진 민관의 엇박자가 그 한 축이고 용산국제업무지구 설계에 국내 건축설계업체 한 팀도 초대받지 못한 작금의 건축계가 처한 현실이 그 한 축이다. 또한 대회준비에 소요될 비용에 대한 국가와 서울시 차원의 대대적인 지원과 협조의 필요성 또한 부담이다.
국제협회연합이 발표한 국제컨벤션통계를 보면, 2010년 한 해 동안 세계적으로 국제회의는 1만 1519건이 개최됐고, 한국의 경우 464건으로 개최순위가 지난해 세계 11위(347건)에서 세계 8위(464건)로 3단계 상승했다. 서울의 경우, 총 201건의 국제회의를 개최해, 도시 중아시아 2위, 세계 5위를 차지해 국제회의 주요 개최지로서 대한민국의 위상은 높아졌다. 그리고 2017년 UIA 세계건축대회가 서울에서 개최된다. 이는 기정사실이다. 대외적인 위상은 확보했지만 내부적인 성숙함과 건축에 대한 민도(民度)는 여전히 낮다는 사실 또한 부인할 수 없다.
건축계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국내건축계를 바라보는 국민의 싸늘한 시각이 따스하게 바뀌지 않는다면 대한민국과 서울시 차원에서의 성공은 보장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대한민국 건축계는 여전히 제자리를 맴돌고 있을지도 모른다. 지금부터 건축계는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대회 유치를 계기로 대한민국건축계가 진일보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향후 5년에 달려있다. 범 건축계의 분발을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