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산업대전 준비는 참가사 모집과 관람객을 모집하는 2가지 과정으로 크게 구분된다. 참가사 모집은 어떠한 제품군들을 얼마만한 규모로 모집할 것인가 하는 것이 최고의 관심사이고 그렇게 모집한 제품군들을 누구에게 보여줄 것인가 하는 것이 관람객 모집에서 주요 고려사항이다. 우리의 전시회를 말하기 전에 잠시 다른 산업전시회들이 취하는 모습을 설명하고자 한다. 모집 제품군들을 보면 크게 4가지 정도로 이루어진다. 하나는 가구나 잡화 등 전시회의 규모를 키우기 위해서 필요악처럼 끼워넣는 제품군이 있고 두 번째는 장비류나 설비, 기기, 공구, 조경 등 건축관련 유사제품군이 형성되기도 하고, 세 번째는 건축전문가그룹에서는 제대로 인정을 받지 못하는 부실제품들이나 일반 소비재들로 구성되고 있으며 마지막 네 번째가 그나마 건축제품이라 할 만한 제품군들로 이루어진다. 그러니 전시규모에 비해서 실제로 건축전문가들이 볼만한 내용이 거의 없다는 말을 할 수 밖에 없다. 또한 그러기에 관람객을 모집하는 방법도 전문가그룹을 초빙하기 보다는 일반 대중매체를 통해서 일반관객을 많이만 모으면 된다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실제로 어느 전시회의 경우는 거리의 군중쇼를 연상할 정도로 일반관람객이 밀물처럼 밀려드는 경우가 있지만 정작 참가업체는 제대로 된 제품상담을 하지 못하는 웃지 못 할 모습들을 보이기도 한다.

한국건축산업대전(KAFF2011)은 올해로 6회째를 맞게 되었다. 1회부터 5회를 거쳐 6회부터 10회를 구성하는 제2기 도약의 첫해를 맞는 것이다. ‘문화’가 아닌 ‘산업’이란 낱말을 사용했다는 것에 대한 반대의견을 비롯해서 비예산사업으로 건축사와 협회를 알리는 데 많은 공헌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빨리 많은 수익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 컨벤션산업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는 고사하고 심지어는 동시에 진행되는 교육이나 각종 작품전, 회원의 관람 등이 산업대전 때문에 억지로 희생되는 손실인양 주장하는 목소리까지 내부적인 많은 고난의 시간을 거쳐 오면서 묵묵히 새로운 준비를 해 온 그 첫해를 맞는 것이다. 그럼 과연 무엇이 달라진 것인가?

첫째, 우리 전시회에 참가하시는 분들은 밀물처럼 밀려드는 일반관람객이 아닌 여유롭게 다가와서 뜻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소수지만 전문가인 건축사와의 만남을 원하고 있다. 그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은 “전문전시회가 필요합니다. 대중전시회는 너무 많아요. 우리는 대한건축사협회에서 진행하는 전시회를 통해 전국의 건축사님들과 교류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둘째, 한 장소에 많은 참가사들이 모이고, 다시 그 곳에 많은 관람객들이 모여서 면대면(Face to Face)의 비즈니스를 진행하는 것이 전통적인 산업전시회의 형태라 한다면 우리의 전시회는 한 장소에 많은 참가사들이 모이고 그 곳에 우리 회원인 건축사들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하여 참가사들의 제품을 심사하는 공개심사형 산업전시회라는 전혀 새로운 전시형태를 취하게 되었다. 이는 전 세계에서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우리만의 매우 독특한 전시방식으로 건축사가 건축의 가장 중심에 서 있음을 알리는 순간이며 또한 우리 스스로의 역할에 대한 책임도 다짐하는 순간이 될 것이다. ‘우수건축자재추천제’로 명명된 이번 행사를 통해 보다 많은 가능성들이 도출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셋째, 가구, 잡화, 부실제품, 일반소비재들은 최대한 참가를 제한하고 진정 건축전문가들이 이해할 만한 우수 제품들로 전시장을 구성하였다. 실질적인 내용에 있어서 그 어느 전시회에 부럽지 않은 제품들만으로 구성되어 있는 관계로 우리의 건축지식을 넓힐 수 있는 매우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학계와 연구기관 등에서 인정하고 성능과 시공성, 경제성 등에서 최고의 제품이라 인정하여 제1호 우수추천자재로 선정한 로이(Low-e)단열재를 비롯하여 아직은 시공성과 경제성에서 좀 더 개선의 여지가 있지만 성능면에서는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진공단열재등 단열재 제품군과 방부제 처리없이도 썩지않는 천연데크제를 포함하는 목재산업군, 각종 마감재와 소프트웨어 제품군들은 전문전시회라 칭하기에 전혀 손색없는 전시내용들을 보일 것이다.

넷째, 전문전시회와 우수자재추천제는 다음 단계인 건축사의 자재선택권과 우수건축자재 DB산업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를 위한 첫 번째 작업으로 이번 전시회가 끝나면 우수자재들에 대한 자료를 모아 한 권의 자료집으로 발간할 것이며 전 회원들에게 무료로 배포할 예정이다. 또한 건축재료에 대한 보다 체계적인 정보습득을 위한 교육의 시간도 마련할 계획을 하고 있다. 비록 규모는 크지 않으나 내용면에 있어 어느 누구도 무시하지 못하는 전시회로 성장했음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우리와 함께 커가기를 희망하는 전시회들도 생겨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일환으로 올해에는 공공디자인전시회를 비롯하여 스마트그린빌딩전시회, 방재산업전등도 한 공간에서 동시 개최된다.

제6회 한국건축산업대전을 시작으로 향후 수년 이내에 대한민국 최고의 전시회로 성장할 수 있음을 단순한 희망이 아닌 사실에 근거하여 기대하게 되는 것이 요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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