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세종시 1-5 생활권 특별구역 내 상업업무용지 공모사업에서 디자인 파트너로 탐 메인(Thom Mayne)이 선정되었다.
탐 메인은 1972년 건축사사무소 모포시스(Morphosis)를 설립하였고 독창적인 디자인을 시도하여 2005년 LA에 설계한 칼트랜드 디스트릭트7 본부로 프리츠커 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명성을 알린 건축사이다.
내가 건축을 처음 접할 때 모포시스는 한 순간에 나를 매료시켰었다. 하지만 현실 건축을 하면서 그의 영향력이 점점 희미해져갔는데 그 이유는 “남의 말을 듣지 말라, 그렇지 않으면 너는 아무것도 못할 것이다”라고 충고 할 만큼 탐 메인은 자기가 믿는 것만을 추구하는 것이 자기 자신의 본질이라고 말할 정도였기 때문이다.
30년 전 모포시스의 단행본이 나왔는데, 책 속에 담긴 대부분의 내용은 디자인 아이디어에 해당하는 설계로 기괴한 형태를 하며 현실건축과 거리가 먼 이론 건축에 가까운 작품들이었다. 그에게 영향을 받아 진행했던 과제들은 역시나 교수님께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 하냐”며 핀잔을 듣기 일쑤였고, 구조적으로 말도 되지 않은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렇지만 탐 메인이 이끄는 모포시스는 기존의 재료를 건축에 새롭게 적용하기 위해 끊임없이 구조와 기술을 개발했다. 국내에서 볼 수 있는 것 중에 코오롱 원앤온리 타워와 2019년에 준공 된 세종 엠브릿지 타워에도 그러한 시도가 보인다.
코오롱 원앤온리 타워는 섬유를 개발하고 생산하는 코오롱의 연구개발센터로 마치 건물에 패브릭 옷을 입혀놓은 것처럼 만들어 졌는데 실제 유리섬유를 이용한 유리섬유 강화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다. 세종 엠브릿지 타워는 마치 독립문처럼 가운데가 비어있는데 관문을 염두에 두고 디자인하였다고 소개됐다.
작품마다 디자인에 자유를 부여하기 위하여 구조와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하는 대단한 열정과 고된 일이 아닐 수가 없다. 코로나 시대에 우리는 메타버스를 통하여 가상 건축영역을 넘어 현실에 적용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미 백화점과 같은 판매시설에는 메타버스 쇼핑몰이 등장했고, 가상건축공간에서 아바타를 통한 쇼핑이 이루어지고 있다. 업무공간에서도 디지털 워크플레이스라는 가상 오피스공간에서 회의와 공동 작업이 이루어진다.
가상의 건축공간구축은 구조, 설비, 무장애 공간 등에 대한 물리적인 모든 제약을 뛰어넘는 마치 30년 전 모포시스가 디자인 아이디어로 제안한 와이어 몇 가닥에 의지해 둥둥 떠 있는 듯한 건축물을 설계 하였을 때와 같은 자유를 우리에게 줄 것이다.
그리고 먼 미래에 현실에서 메타버스에 있는 가상공간이 문 앞에 와 있을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