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편집국으로 전화가 한 통 걸려 왔다.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에 대해 비판적인 기사를 보도한 것을 보고 무슨 근거로 그렇게 보도했느냐고 문의 내지는 항의하는 서울시의 전화였다. DDP는 외국 건축사에 대한 특혜라고 밖에 해석할 수 없는 비정상적인 공사비 증액이 있었다. 당초 2,274억원으로 시작한 공사비가 2배 가까이 늘어나 총 4,840억원의 혈세가 투입된 것이다. 국내 건축사의 설계였다면 당국이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건축비 증액을 허가 했을 리가 없다는 것은 모든 건축사가 다 아는 일이다. 동대문의 역사성에 무지한 외국 건축사를 선정하면서 조선 때 훈련도감, 일제 때 동대문운동장으로 이어지는 역사의 흔적이 지워졌다는 비판도 있었다. 본지는 이 대목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우리 건축사들이 처한 어려움과 관행에 대해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다. 담당자에게 직접 회원들의 고충과 의견을 전달한 것이다.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회원들의 목소리를 한데 모아 관련 부처나 시, 도 당국에 전달하는 일이다. 12,000부를 발행하여 전국의 건축사들과 관공서, 여러 대학의 건축 관련 학과와 공공도서관에 배부되는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은 전국을 커버하는 유일한 건축 관련 신문이다.

신문을 만드는 일이 녹록치만은 않다. 연간 2억 원의 예산 중에 7천여 만 원 이상이 발송하는데 드는 우편요금이고 5천여만 원 정도가 종이값을 비롯한 인쇄 관련 실질 비용이다. 원고료나 취재비가 넉넉하지 않은 것은 예산의 사용 비율만 봐도 알 수 있다. 팀장을 제하면 2명뿐인 기자들은 건축사지와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을 만들면서 협회의 홍보업무도 겸하고 있으며, 한국건축산업대전이나 서울국제건축영화제 등 대규모 행사가 열리면 지원업무도 하고 있다. 취재와 편집을 위한 인력이 부족한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발간하는 이유는 위의 사례처럼 회원들의 이익과 건축업계의 발전을 위해 목청을 높일 수 있는 유일한 신문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회원 작품과 기획, 연재기사 위주로 만들어지는 건축사지와는 달리 업계 동정과 협회의 하는 일을 회원들은 물론 건축학과 교수 등 일반인들에게 알리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2006년 9월 창간되어 202호를 맞으면서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의 존재의 이유를 다시 되새기고 맡은 바 사명을 다할 것을 다시 한 번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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