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걸려온 발언대 원고 요청에 당황하여 머리가 텅 빈 깡통처럼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았다. 어떤 내용으로 원고를 써야 할까 많은 고민 끝에 왜 바른건축사사무소라고 상호를 지었는지와 개업하고 사무소를 운영하며 겪은 경험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건축사 자격시험 합격 후, 직원으로 남아 있을지 아니면 개업해 건축사사무소를 운영할지 오랜 시간 고민을 했다. 직원이라면 방패가 되어주는 울타리에 있을 수 있지만, 반대인 경우 사무소 경영에 대한 경험 부족에 따른 시행착오, 혼자 이끌어야 한다는 부담이 크다.
고민 끝에 개업을 선택했고, 1인 건축사사무소를 시작하게 됐다. 상호는 바른건축사사무소로 작명했다. 바른건축사사무소! ‘바른’이라는 단어는 성실함과 사회적 규범에 알맞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건축에서 추구하는 이념에 부합한다고 생각해 상호를 정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1인 건축사사무소로 사무실을 운영한지도 어느덧 2년이 돼 간다. 직원 없이 혼자서 모든 일을 다 하다 보니 멀티플레이어가 되는 건 당연했다. 건축문의 상담과 설계·감리업무, 그리고 경리 역할까지 모두 다 하다 보니 시간에 쫓길 때가 많고 야근과 주말작업까지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또 어떤 건축주는 종종 “직원이 몇이나 되죠?"하고 질문을 던진다. “1인 사무소”라고 답변을 하면서 웃어넘기지만, 한편으로는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건 어쩔 수 없다. 스트레스와 피로가 쌓이지만 하나하나 일을 해내어 나가는 보람과 성취감에 또다시 일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을 얻는다.
요즘 1인 사무소를 운영하는 주변 건축사분들께서 힘이 되어주고 있다. 애매한 법 해석에 대해서는 본인 일처럼 도움을 주곤 한다. 망망대해에 외롭게 서 있는 필자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점에 늘 감사하게 생각한다.
앞으로 예기치 못한 어려움이 찾아와도 ‘바른건축사사무소’ 명처럼 성실하게 임하고자 한다. 앞으로 더 좋아질 거란 기대와 희망을 갖고, 요즘 읽고 있는 책 문구를 인용하며 글을 마칠까 한다.
“완벽하지 않은 나라도 괜찮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