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생산 50만 톤 확대, 철강용 원자재와 철근 신속통관 지원
9일 현재 철근 톤당 137만 원까지 급등, 매월 상승세 이어져
수해복구공사 등 안전과 연관된 공사까지 차질 발생 우려
철근파동이 장기화되고 있다. 가격이 급등하면서 시장에서 철근 구하기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철근 등 주요 원자재 가격 상승여파는 건축업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단적인 예로 철근을 구하지 못한 현장들이 멈춰 서고 있다.
A 건축사는 “철근 및 각종 원자재 비용 상승으로 현장들이 멈추고 있다”면서, “수급이 원활해지거나 가격 하락 요인이 있다면 공사가 재개될 수 있겠지만, 현재로선 그럴 가능성이 낮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가늠이 안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유통회사에 문의했더니 철근 재고도 동이 난 상황이다”며, “공급 물량을 확대하는 등 정부 차원의 대책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사실 철근 등 철강가격 급등은 세계적인 현상이다. 관계부처에 따르면 열연강판에 한해 5월 기준으로 보면 미국은 전년대비 216%, EU는 199% 급등했다. 철근 가격도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이 톤당 900달러에 도달했고, EU와 중국도 5월을 기점으로 800달러를 훌쩍 넘겼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침체됐던 글로벌 경제가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철강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데다 중국은 안정적 내수 공급을 위해 5월 1일부터 철근을 포함한 일부 철강제품의 수출세 환급을 폐지했다. 또 온실가스 저감을 이유로 철강 생산 감축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더해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의 생산 회복 지연은 글로벌 공급에 제약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미리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각국의 예비 수요도 가격 급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 글로벌 철강 납기 지연이 확산되면서 유통사·수요자의 이중 주문과 선주문이 급증했고, 이로 인해 철강 수요가 증가하게 된 것이다.
◆ 9일 기준 톤당 철근가격 137만 원,
지난 연말과 비교해 두 배 이상 급등
국내 상황도 비슷하다. 건설경기 회복과 철근 원재료인 철스크랩, 철괴 가격 급등이 원가에 반영되면서 철근의 가격 상승이 시작됐다. 이로 인해 수급의 애로가 생겨나면서 유통가격의 급격한 상승을 견인했다.
제강사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해 수익성을 개선하기에 바쁘다. 철근 가격이 지속 상승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장에서 수요가 많으면서 품귀현상을 보이고 있는 SD400 제품의 경우 9일 기준 톤당 가격은 137만 원이다. 작년 연말만 해도 60만 원 후반대를 기록했으니 6개월 사이 두 배가량 철근 가격이 인상된 셈이다.
해당 관계자는 “SD 400을 기준으로 보면 올해 들어 매월 가격이 오르고 있다”면서 “2월 70만 원대에서 4월 85만 원을 넘어섰고, 지난 5월에는 90만 원대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때문에 공사지연도 확대되고 있다. 올해 1월 이후 369개 공공공사 현장에서 평균 40일 공사지연이 발생했다. 철근 등 공급 지연에 따라 공사기간이 늘어나면서 현장관리 비용이 증가하고, 준공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발생도 우려된다. 특히 우기철 수해복구공사 등 안전과 연관된 공사까지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이 같은 철근 수급 불안에 정부가 지원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산업통상자원부, 조달청 등 유관부처와 함께 자재수급 안정 태스크포스(TF)에 참여해 건설업계에 대한 지원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또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와 협의해 공공발주공사에 대한 공사비 조정, 공기연장 등 규정을 안내하는 지침을 통보하기로 했다.
◆ 공기연장 등을 통해 부담 완화,
철강 공급 확대로 유통시장 안정 추진
6월 9일 개최된 제37차 비상경제 중대본회의 겸 제3차 혁신성장전략회의에서는 최근 철근가격 급등 및 수급 관련 대응방안이 논의됐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철근 가격 급등으로 인한 애로와 관련해 철근 공급 확대, 건설업계 부담 완화, 유통시장 안정 등 3가지 방향에서 지원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철강용 원자재 및 철근의 신속통관을 지원하는 한편 ▲업계 협조로 철근업체 설비보수일정을 하반기로 연기해 가동률을 최대화하고 ▲철근 우선생산과 수출물량 내수 전환 등 국내공급을 확대해 2분기 철근 생산량이 1분기 대비 약 50만 톤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업계 부담 완화를 위해 공기연장·공사비 조정 등의 조치가 가능하도록 지침을 시달하고, 철근 구매용 긴급경영안정자금 지원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유통시장 안정화를 위해서는 매주 관계부처 합동 실태점검으로 매점매석 등을 철저히 단속하고, ‘소재부품수급대응지원센터’를 통해 업계 애로 해소를 위해 총력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