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사재기 등에 대해 관계 부처 합동점검반 가동
코로나19로 인한 ‘병목경제’…공급이 수요 못 따라가

철근 등 원자재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사진=pixabay)
철근 등 원자재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사진=pixabay)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철근 수급 불균형 문제가 철근 파동으로 확산되고 있다. 정부 관계자도 철강재 국내 수급 상황의 불확실성을 언급하는 등 공급 회복 속도가 수요를 따르지 못할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 가격 상승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5월 21일 “국제 철강가격은 2분기 정점 후 감소한다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국내 수급 상황에 불확실성이 존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 차관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 열린 ‘18차 혁신성장 전략점검회의 겸 정책점검회의 겸 한국판뉴딜 점검회의 겸 제12차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이억원 차관은 원자재 가격 동향 점검 및 대응 안건을 다루며 “최근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19 등으로 위축됐던 수요가 빠르게 회복되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 상황을 ‘병목경제’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철강, 구리 등 원자재 수요는 주요국 경기 부양책, 친환경 트렌드 전환 등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공급 회복 속도가 수요만큼 충분하지 않아 가격이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 또는 상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로 급락했던 가격이 작년 하반기 이후 상승세를 보이다 급등하면서 기업의 원가부담이 일시에 늘어난 측면이 있고, 일시적 병목 현상에 따라 나타나는 사재기 등 시장교란행위 등은 우리 기업들의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억원 차관이 당분간 국내 철강 공급의 불확실성이 존재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사진=기획재정부)
이억원 차관이 당분간 국내 철강 공급의 불확실성이 존재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사진=기획재정부)

철강의 경우 중국의 철강가격 상승, 일본의 생산 축소로 인한 수입산 철강재의 공급 감소로 수급의 애로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이 차관은 국제 철강가격이 2분기 정점 후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에도 당분간 국내 수급 상황의 불확실성을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이로 인해 중소기업의 경우 원자재 가격 상승분의 납품단가 반영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고, 향후 원자재 가격 상승분이 시차를 두고 내구재 등의 소비자가격에 일부 반영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관련해 건축업계 한 관계자는 “실제 건축현장에서 많이 활용되는 봉강 제품인 SD400의 경우 5월 14일 기준 97만 원을 기록했다”면서 “작년 말 기준으로 60만 원대 후반이었는데 이처럼 가격이 급등하자 웃돈을 주고도 구할 수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마저 작업 중지 명령을 받으면서 주력으로 생산하는 SD400 등의 제품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이고, 일부 지역에서는 사재기로 인한 수급의 어려움으로 공기 연장 문제로 발주처와 갈등이 일어나기도 한다”고 밝혔다.

철근에 이어 목재 가격도 심상치 않다. 대한목재협회에 따르면 러시아재 제재목의 경우 규격당(3.6m×3.0㎝×3.0㎝) 가격은 3월 기준 54만 원을 기록했다. 전월대비 16.4% 증가한 가격이다. 원목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미국산 헴록의 경우 3월 기준으로 전월대비 4.4% 가격이 상승했다. 1MBF 당 20만1,000원을 기록한 것이다. 목재협회의 분석에 따르면 이 같은 목재가격 상승은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고, 특히 미국의 주택 건축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은 낮은 주택 대출금리, 백신 공급으로 인한 경기 회복, 젊은 인구 증가 등의 이유로 건축시장이 확장 중이다. 반면 국내와 마찬가지로 목자재의 수급이 원활하지 못해 주택 가격은 상승하고 있는 형편이다.

정부는 수급이 불안정한 철강 품목은 업계 생산 확대 독려, 수출물량의 내수전환 등을 통해 국내 공급물량을 최대한 확보하는 한편, 사재기 등 시장교란 행위에 대해서는 관계부처 합동점검반을 구성해 비정상적 유통 상황을 점검해 가수요를 완화시키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들을 위해 원자재 구매대금 융자 확대, 중소기업 협회 및 단체의 공동구매를 활성화하고, 납품단가 협상도 중기중앙회를 통해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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