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흡 교수

도시의 과밀화, 지구온난화, 자원 고갈과 같은 세계적인 추세가 건축 산업의 변화를 강하게 촉구하고 있다. 우리가 생활하고 있는 건물들이 너무나 많은 에너지와 자원을 소비하므로 이대로는 지속 가능한 미래를 보장 받기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의하면 “건물의 건설 및 운영은 전 세계 에너지 사용량의 40%, 에너지 관련 온실가스 배출량의 30%, 물 사용량의 약 12%, 폐기물의 40%를 차지하며, 노동력의 10%를 고용하고 있다”1)고 한다. 콘크리트 산업만으로도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7%를 차지한다.

AEC(건축·엔지니어링·건설) 산업의 가장 중요한 원자재인 석유, 금속, 모래, 철, 광물 등과 같은 것들은 모두 유한한 자원이다. 건설 산업에서 이러한 물질들의 계속적인 생산이 지속 가능한 사회를 무너뜨리는 것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에너지 효율적인 건물뿐만 아니라 환경친화적인 현장 결정, 재료 선택, 물 사용, 폐기물 관리 등을 통해 건설 산업의 환경적 영향을 최소화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되었다.

파리 협약은 기존 기후 위험을 해결하기 위해서 전 세계가 공동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지속 가능발전 목표(SDGs)를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다. 특히 환경, 사회 및 지배구조(ESG)를 통해 기업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여서 지구촌에 협력할 준비의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그 행동 프레임워크로 업계가 기존 투자의 성과를 평가할 때 기준이 되는 지표인 벤치마크(benchmark)를 검토하고 주요 동인(動因)을 식별하여 ESG 리스크를 비즈니스 모델에 통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다양한 부문들에서 EGS 경영 녹색 프로젝트에 상당한 자본금이 투입되고 있다.

세계 천연자원을 수십 년간 과잉 사용한 영향이 오히려 앙갚음으로 작용하여 생명을 위협하면서 소비자들은 점차 자연 소비 습관에 등을 돌리고 있다. 이러한 영향이 탄소중립의 그린빌딩 인증에 대한 역동성을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이 ESG 경영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면서 목재를 건설 산업의 최전선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이제 건설업계의 투자 원칙과 기준도 크게 진화하고 있다. 영국, 독일, 프랑스, 스위스, 스웨덴, 노르웨이, 미국, 캐나다, 일본, 호주 등의 국가에서 건설 산업은 구조성능을 보장받을 수 있는 목재를 핵심 재료로 사용하는 것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또한 세계녹색건축위원회는 SDGs 목표 17개 중에서 9개가 목조건축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2)

목재를 건축 구조재로 사용하는 SDGs를 경제적 발전과 직결시키고 있다. 건축분야에서 CLT(구조용직교적층판)나 구조용집성재 등과 같은 공학목재는 콘크리트에 버금가는 성능으로 고층건축의 구조재로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으므로 고층 녹색건축의 핵심 재료가 되고 있다. 목조건축은 탄소중립 실천의 원칙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 건강과 복지를 향상시켜 삶의 질을 높이며, 그린건축을 통해 생물 다양성을 높여 지역사회 참여와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ESG 경영 모델을 목조건축에 맞추면 인간 중심의 착한 믿음을 심어주는데 이보다 좋은 것이 없다는 것도 투자의 이유가 된다. 만성 자연 결핍증을 겪고 있는 현대 도시인에게 고층 목조건축은 단지 패션이 아니라 필수품이다.

국내의 부동산 시장은 괄목할 만한 변화를 겪고 있다. 얼마 전 읽은 유현준 교수의 도시이야기에서 “기후변화와 빈부 양극화 극복, 나무 건축에 길 있다”3)는 내용에 공감한다. 만약 우리가 더 지속 가능한 사회와 경제를 원한다면, 이제부터 목재 솔루션을 위한 건축시장을 키워야 한다. 목조건축은 미래를 열어갈 ESG 투자의 혁신적 가치 발굴을 건축사들과 공유하고 싶다.

1)  https://www.iea.org/topics/energyefficiency/buildings
2) https://greenmoney.com/the-case-for-investing-in-sustainable-buildings/
3) [유현준의 도시 이야기] 기후변화와 빈부 양극화 극복, 나무 건축에 길 있다. 조선일보 2021년 4월 9일자 A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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