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6년간 설계업무 수의계약 536건 분석
건설사업관리 경쟁입찰 중 39.7%, 계약금액 48% 역시 LH 전관 영입 업체가 수주
최근 6년 동안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의 설계용역 수의계약 중 절반 이상은 퇴직한 LH 직원을 영입한 업체에서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LH 임직원에 대한 재취업 대상을 확대하고, 중간관리직 이상의 LH 전관 재취업 현황을 모두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제정의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은 2015년부터 2020년까지 6년간 수의계약으로 발주한 설계업무 총 536건(9,484억 원)에 대해 분석한 자료를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LH 전관 영입 업체 47곳은 전체의 55.4%인 297개의 사업을 수주했다. 사업 규모로 보면 전체 사업비의 69.4%인 6,582억 원에 해당한다.
설계업무의 수의계약 규모는 2015년 633억 원이었지만 2020년 1,545억 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2019년에서 2020년도의 LH 전관 영입 업체가 수주한 사업 건수와 사업금액 증가가 두드러졌고, 특히 2019년도는 전체 계약 금액 2,895억 원 중 2,109억 원(72.9%)을 LH 전관 업체가 독식하다시피 했다.
지난 6년간 수의계약 상위 10개 업체는 모두 LH 전관 영입업체였다. 상위 10개 업체의 수의계약 건수는 121건(전체 36건의 23%), 계약 금액은 3,596억 원(전체 9,484억 원의 38%)이다. 그리고 개별 사업금액 상위 10개 사업 중 7개 사업이 LH 전관 영입 업체가 수주했고, 공동도급으로 참여한 사업을 포함하면 단 1개 사업을 뺀 9개 사업 모두를 LH 전관 영입 업체가 수주한 것이다.
경실련은 이처럼 수십억 원이 넘는 설계업무를 수의계약으로 체결한 것은 문제라고 지적하며, 건설산업관리용역 수주 관련에 대해서도 검토한 결과를 밝혔다.
결과에서 LH 발주 건설사업관리 경쟁입찰 중 건수의 39.7%, 계약 금액의 48%를 LH 전관 영입업체가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부터 2020년까지 LH가 경쟁입찰로 발주한 건설사업관리업무(감리)는 총 290개 사업 8,035억 원가량이다. 수주현황을 분석한 결과, 그중 LH 전관을 영입한 업체가 수주한 사업은 115개(전체의 39.7%)로, 전체의 48%인 3,853억 원이다. 특이한 점은 2019년과 2020년도의 LH전관 영입업체 수주 건수와 금액이 월등히 증가했다는 것이다.
경실련 관계자는 “퇴직 이후에도 수주 로비스트를 양성하는 LH는 해체되어야 하고, 서민주거안정을 위한 주택청을 신설해야 한다”면서, “LH의 수의계약 남발과 경쟁입찰에서 LH 전관 영입 업체 수주 과점은 부패의 한 단면일 뿐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LH 임직원에 대한 재취업 대상을 확대하고, 중간관리직 이상의 LH 전관 재취업 현황을 모두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