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오래전부터 거론돼왔던 도시재생은 대통령 공약에 포함되면서 2~3년 전부터 폭발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한 일자리 창출 및 경제 활성화의 일환으로 또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그 효과는 아직까지 크게 나타나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전망도 밝지만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대규모로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전문 인력의 부족이 걸림돌 중 하나다. 사업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데 비해 도시재생사업을 이끌어 가거나 밀어주는 전문가는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일방향적인 개발논리에 익숙한 전문가들이 대거 투입됐고, 그것은 곧 마인드의 부족과 사업개념의 혼란 및 기대효과 저하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주민참여’다. ‘주민참여’는 도시재생사업의 핵심이자 여타 개발사업과 구분되는 요소 중 하나다. 새롭게 도시를 조성하는 신도시 개발사업이나 전면 철거 후 시행되는 재개발사업 같은 일방향적 개발사업에서는 ‘주민참여’라는 과정이 아예 없거나 매우 제한적이란 것이다.
반면에 ‘주민참여’도 준비된 상태는 아닌 것 같다. 양방향적 개발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양쪽 모두가 충분한 역량을 갖춰야 하지만 대부분의 주민들은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사업에 대한 이해도도 낮고, 소통과 절충에 대한 경험도 부족하며, 참여 의지도 높지 않은데다가 생업 때문에 참여할 기회도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정부의 조급증까지 더해져 도시재생사업은 혼란과 왜곡을 거듭하고 있다. 과정보다는 성과에 급급하고, 내실보다는 외형에 치중하며, 절차보다는 속도를 중시하는 행태가 난무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예를 들었던 ‘주민참여’를 보더라도 형식적으로 시늉만 내는 경우가 헤아릴 수 없이 많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이처럼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도시재생사업을 지켜보며 감히 제안한다. ‘도시재생은 농촌에서 배워라!’라고 말이다. 농촌에서는 재생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을 뿐 아주 오래전부터 재생과 똑같은 개념의 사업들을 지속적으로 진행해왔다. 길 넓히기와 부엌개량, 마을가꾸기 등 농촌의 생활환경을 개선하고 종합적으로 정비하는 사업들의 개념은 대부분 재생사업이었다. 주민참여 또한 꾸준히 추진돼왔다.
그렇다고 모든 사업들이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는 말은 아니다. 현재까지도 시행착오는 끝없이 반복되고 있고, 기대했던 효과에 미치지 못한 사업들도 부지기수다. 그렇지만 그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쓰라린 경험과 함께 대안을 찾는 노력과 고민도 제법 축적됐고, 성공했다고 평가받은 사례도 적지 않다. 그러한 경험과 사례를 분석하고 발전시켜 도시재생사업에 응용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 판단되지만, 안타깝게도 그러한 노력들은 쉽게 찾을 수가 없다.
농촌마을종합정비사업 총괄계획가 업무를 수행하면서 재생사업이 쉽지 않다는 점을 현장에서 실감해왔다. ‘주민참여’가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만큼 중요하다는 사실도 수없이 경험해왔다. 그래서 도시재생사업 추진과정을 바라보노라면 남 일 같지가 않다. 그 마음을 담아 재생사업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문구를 소개하고자 한다. 부디 내포된 의미를 곱씹어보길 바라며…….
“혼자 가면 빨리 가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