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한 동해바다를 감도는 신비로운 용의 설화

한국의 나폴리로 불리는 장호항은 흰 모래사장과 기암괴석이 절경을 이루고 물이 맑아 여름이면 스노클링과 낚시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장호항의 또 다른 매력은 대규모 해수욕장과 달리 한적함과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밤에는 별천지인 하늘을 감상할 수 있다. 일출 또한 아름답다. 

장호항은 강원도 삼척시 근덕면 장호리에 위치한 국가어항(1971년 12월 21일 지정)이다. 우리나라 지도로 보면 호랑이 등처럼 생긴 부분에 있다. 장호리라는 명칭은 이 항의 형상이 장오리와 흡사해 장울리, 장오리라 부르다가 장호리가 됐다고 전해진다.
장호항은 방파제가 있어 파도와 바람을 막아준다. 1973년 기본시설계획과 1993년 정비계획 수립을 거쳐서 지금의 안정된 항세를 갖추게 됐다. 나폴리형 해안선이 있어 동양의 나폴리로 알려져 있다.

장호리 당두산 연안에 내장오, 외장오가 있는 까닭에 어족이 풍성해 장오리진이라고도 부른다. 인근에서 다양한 생선요리를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 주변 관광지로는 해신당 공원, 어촌 민속 전시관, 장호 해수욕장, 갈남리 월미도 등이 있다. 장호항에서 자동차로 7번 국도를 따라 15분 정도 가다 임원항을 지나면 수로부인 헌화공원이 나온다.

장호항은 수로부인 설화로 유명한 헌화가의 발원지다. 수로부인 헌화공원은 본래는 임원 남화산 해맞이 테마공원이었는데 2013년 공모를 통해 현재 이름으로 바뀌었다. 표를 구입한 후 약 600미터 가량 산을 올라가면 수로부인 헌화공원이 나오는데 이곳에서 보이는 동해바다는 더없는 청량감을 안겨준다. 공원에는 동해를 등지고 여의주를 물고 있는 용 조각이 있다. 그 옆에 있는 거대한 조각상이 바로 수로부인이다. 조각상 전면에는 전설을 토대로 한 다양한 조각들이 조성돼 있다. 산책로와 전망대, 쉼터 등이 있어 시원한 동해바다의 비경과 함께 감상하면 좋다.

수로부인 설화는 다음과 같다. 성덕왕 때 순정공이 강릉태수로 가는 중에 바닷가에서 점심을 먹게 됐다. 그러다 우연히 병풍 같은 바위벽을 봤는데, 그 벽은 바다에 맞닿은 높이가 천 길이 됐고 그 위에는 철쭉꽃이 한창 피어 있었다. 이를 보고 순정공의 처인 수로부인이 “저 꽃을 꺾어다 바칠 자 그 누구뇨?”하니, 사람들은 “사람이 발붙일 곳이 못 됩니다.”하고 모두 사양했다. 이때 암소를 끌고 지나가던 노인이 부인의 말을 듣고 부인에게 꽃을 꺾어다 바치면서 4구체 향가로 된 ‘헌화가’를 불렀다.

허나 노인이 누군지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 한편 부임 행차는 북쪽으로 계속됐다. 그리고 일행이 증산동임해정에서 휴식을 취할 때 갑자기 용이 나타나서는 수로부인을 바다로 끌고 들어갔다. 이에 수로부인에게 꽃을 줬던 노인이 다시 나타났다. 노인은 백성들을 모아 막대기로 언덕을 치면서 노래를 불렀다. 그러자 수로부인이 용을 타고 바다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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