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남대문과 서대문 사이에 시신을 옮기던 시구문(屍軀門)이기도 했던 서소문(西小門)이 있습니다.
이곳은 강화도를 거쳐 양화, 마포, 용산 나루터에 도착한 물류가 집결되어 도성에 반입되는 수로와 육로교역의 중심지 역할을 하는 성저십리(城底十里)이기도 합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신문물이 접근하는 장소로 조선의 신분제에 맞서서 자유와 평등을 표출하는 곳으로 천주교의 전파지가 되었으며, 이로 인해 수많은 천주교인을 처형하는 순교의 장소가 됐습니다. 이 서소문밖 네거리의 순교지인 참형터는 한국 최대의 순교 성지가 됐습니다. 근대에는 철도와 고가차도로 접근이 어려운 쓰레기 집하장으로 쓰이는 낮은 장소였지만, 지금은 이곳에 성지공원이 만들어지고 하늘 밑 지하공간에 성지역사공간을 직선적이고 무게감 있는 덩어리로 표현하여 낮은 자를 대변하고 평등과 평화를 위한 분들을 기리는 역사의 장소가 됐습니다.
정익재 건축사 (주)강남 종합건축사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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