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가로수 관리에 문제있다"
소나무 등 상록수로 가로수 교체
키울 나무관리보다 수목경신에 치중

서울의 가로수 중 두번째로 많은 수종(31.5%)인 플라타너스가 최근 수년간 지나친 가지치기 작업으로 ‘그늘’이 사라진 전봇대 같은 모습이 되어, 기온 상승으로 여름 같은 요즈음 날씨에 거리를 다니는 시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으며 도시미관을 해치고 있다. 가로수 수종으로서 플라타너스의 단점은 타 수종에 비해 성장속도 빨라 도심 상가의 간판이나 건물을 가리고, 봄철에는 꽃가루가 날려 비염과 알레르기 등을 유발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민원이 발생한 것도 사실이지만 버드나무에 비해 그 피해는 적으며 오히려 속성수로서 신도시의 가로경관을 풍성하게 하는 긍정적 요소가 많았다.
시 당국자는 가지치기 문제에 대하여, “2002년까지만 해도 서울시에서는 가로수를 자연형으로 육성하기 위해 가지치기를 억제하는 정책을 시행하였으나, 플라타너스가 대략 17~18m 이상 높이의 대형수목으로 성장하게 되면서 전선 등과 얽히거나 하절기 폭풍우시 안전사고 등의 예방을 위해 낙엽이 떨어지는 휴면기에서 동절기(보통 12월 ~ 익년 2월) 사이에 가지치기를 시행해 왔다. 그런데 시행과정에서 과도한 가지치기로 미관상의 문제가 발생하자 2007년부터 자치구, 한국전력공사, 시공사의 작업원을 대상으로 전문가가 현장에서 가로수 가지치기 방법을 교육시키고 있으나 단기간 내 전체노선에 대해 적용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올해에는 시기적으로도 늦은 3~5월 현재까지 가지치기가 이루어졌다.”고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매년마다 되풀이되는 과도한 가지치기는 안이한 행정의 결과라고 말할 수 밖에 없다.
경원대 조경학과 우정상 교수는 “파리의 개선문 일대에 마로니에와 함께 있는 플라타나스처럼 수형을 디자인하고 그대로 관리하면 얼마든지 아름다운 플라타너스 거리를 조성할 수 있다”면서 “과도한 가지치기는 상가주인들의 자기집 간판잘보이기를 위한 이기주의적 발상과 용역업체의 교육부재 그리고 행정청의 매뉴얼 부재 내지 감독 불충분이 원인”이라고 말했다.
최근 서울시가 시행중인 ‘디자인서울 거리 조성사업’에 의해 거리별로 특성 있는 가로를 조성한다는 목적에서 특히 플라타너스가 주요 ‘개선’ 대상이 되고 있다. 게다가 30년 이상 된 플라타너스를 뽑아내고 그 자리에 다른 나무를 심는 ‘가로수 수종 교체’ 작업도 여러 구에서 진행되고 있다. 중구의 소나무, 강남구의 은행나무, 느티나무 및 이팝나무 식수계획 드리고 송파구와 성동구도 플라타너스 나무를 없애고 벚나무와 느티나무, 목백합 등을 가로수를 바꾸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여름과 겨울이 상존하는 한국에서 가로수가 소나무 같이 상록수인 점은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다. 이와 같은 일부 구청의 무분별한 가로수 교체에 대한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의 평가는 부정적이다. 가로수를 심는 것은 20~30년을 내다보고 심는 것이기 때문에 좀 더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환경적인 측면에서 서울그린트러스트가 서울 시내 가로수길의 온도를 측정(2008년 8월 25일 오후 12~15시)한 결과는 주목할 만하다. 을지로 소나무 가로수길이 38.1℃, 그 옆의 플라타너스가 남아있는 가로수길의 온도가 29.3℃로 나타나 가로수 수종에 따른 도시열섬 저감효과를 단적으로 알 수 있다.(을지로 소나무길은 30년생 플라타너스를 베고 심은 것이다). 단지 정책의 편의나 기호 등의 이유로 오래된 플라타너스를 베어내는 행위가 도시의 생명을 제거하는 범죄행위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과도한 가지치기 또한 가로수가 매년 성장하면서 축적한 탄소를 CO₂로 배출하고 있어, 기후변화 시대 정책방향에 역행하고 있다.
시민단체인 녹청련의 김영수회장은 “가로경관 도시미관 이전에 생명을 다루는 기본이 안되어 있다”면서 공무원들의 안이함을 질타했으며,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 ‘생명의숲’과 ‘서울그린트러스트’ 등 시민단체들은 서울시에 △현재 가로수(총 28만주)를 최소 2배 이상 늘릴 것 △오래된 가로수를 보호하고 제대로 관리해 가로수 효과를 높일 것 △가로수 배열을 환경효과가 낮은 1열에서 2열로 전환할 것 △과도한 가로수 가지치기를 피하고, 가지치기를 통해 나온 산물을 에너지로 활용해 이산화탄소 배출을 최소화 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또 현재의 행정기관 주도의 사업에서 시민단체와 주민과 연계하는 ‘시민 참여형의 가로수 유지 관리 운영 모델’로 바꿀 것을 제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