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안전하고 행복한 세상 - 하나 된 건축사가 만들어 가겠습니다
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립니다.투덕투덕 내리는 봄비가 주변을 적셔줍니다. 내리는 빗물로 경복궁의 기와지붕의 색이 더욱 깊어지고, 깊어진 색깔의 기와지붕 뒤로 북한산자락 겹겹이 비구름이 내려앉습니다. 이 봄비가 경복궁의 기와지붕과 어울려 원근감이 더욱 깊어집니다.차분히 내려앉은 비구름과 빗물이 나를 차분히 감싸주며 차가웠던 마음을 더욱 포근히 만들어 주는 것 같습니다.
봄비가 내리는 제주 산방산. 푸르름이 더해가는 산봉우리에 안개가 피어오르고, 유채꽃밭이 앵글을 가득 채운다. 겨우내 언 땅에서 깨어나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샛노란 꽃무리가 나의 신혼여행을 소환한다. 유채꽃밭에서 다정한 포즈로 사진을 찍었었지. 유채꽃은 올봄에도 들판 가득 피고, 우리는 봄을 함께 즐기고 있구나. 온통 노란 꽃밭을 마주하며 그 시절을 떠올려본다.
서울 용산의 모습이 새로워지고 있습니다.서울 4대문 밖에 차지하고 있던 용산의 주한미군의 군부대가 하나둘씩 이전을 하면서 새로운 가능성의 도시가 되었습니다. 주한미군이 사용하던 골프장이 반환되면서 가족공원이 만들어지고 이전 건축된 국립중앙박물관이 새로운 랜드마크 용산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그 후 부대 이전으로 부지가 반납되고 새로운 서울의 중심도시가 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미래를 이끌어갈 도시로 새로운 서울을 보여줄 수 있는 건축이 하나둘씩 자리를 잡아 남산에서부터 이어지는 미래 서울의 중심축이 될 수 있으리라 봅니다.
몽골의 아르항가이에서 칭헤르로 가는 드넓은 초원에 낙타들이 유유자적 거닐고 있다. 혼자 도도하게 걷고 있는 낙타 곁으로, 두 마리의 낙타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청춘남녀가 데이트하는 것처럼 정답게 걷는다. 살랑살랑 부는 부드러운 바람을 맞으며 야생 그대로의 자연을 느긋하게 즐기고 있는 낙타들의 산책이 여유롭다. 부럽다. 제법 두꺼운 옷을 입은 내 어깨도 가벼워진다.
춘천 청평사를 찾아갑니다. 배를 타고 소양호를 건너 청평사 선착장에 내려 계곡을 따라 올라갑니다. 오봉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계곡의 구성폭포를 지나 잔잔한 물소리를 들으며 올라가다 보면 고려시대 창건된 청평사가 나타납니다.대웅전으로 이어지는 회전문(15세기에 지어져 보물로 지정)을 지나 누하진입을 하여 경운루에 올라갑니다. 문을 열고 앞을 바라보면 회전문의 지붕과 함께 오봉산 자락의 끝봉의 녹음이 펼쳐집니다. 3칸의 누각의 문을 통해 푸르름을 찾아갑니다. 마음의 안정을 찾아봅니다.
함박눈 내리는 창덕궁 인정문으로 들어서니 지붕의 단청 사이로 인정전이 보인다. 바람결에 흩날리는 눈이 수백 년 전의 궁궐건축에 소리 없이 내려앉는다. 온통 하얀 세상이다. 어진 정치를 펼치겠노라는 뜻을 담고 있는 궁궐의 고즈넉한 분위기에 운치가 더해진다.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눈을 감아본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신하들의 함성이 꿈결인 양 환청처럼 들려오는 듯하다.
겨울이 지나갑니다.차가운 겨울의 기운으로 시작하는 새해도 찬바람이 가셔가고 있습니다. 산속 깊은 곳에서 겨울을 지내던 청설모가 사람의 곁으로 다가옵니다. 지난겨울을 나기 위해 비축했던 식량이 부족해지자 사람들이 다니는 곁으로 내려와 먹이를 찾아 고개를 기웃거립니다. 작은 청설모도 움츠렸던 몸을 펴고 새로운 봄을 맞기 위해 준비를 시작합니다. 우리의 겨울은 언제 끝날지... 마음의 봄을 찾아 주변을 살펴봅니다.
영종도 해돋이를 보려고 어슴푸레한 새벽에 집을 나서니, 수평선 끝에 구름이 짙게 깔리고 손발이 다 얼어붙는 강추위다. 바닷물도 하얗게 얼어 결빙되어 있다. 멀리 인천대교 첨탑이 희미하게 보이더니 붉은 해가 구름 위로 떠오른다. 해돋이는 언제 보아도 장엄하다. 가슴 벅차다. 나이를 더할수록 많은 것들이 예전만 못하지만 새해에는 붉은 해처럼 가슴 뜨겁게 시작하고 싶다.
따듯한 온기가 느껴지는 겨울의 끝자락에 매서운 추위가 다가옵니다. 기후의 변화에 맞춰 자연의 모습도 환경에 적응을 합니다. 겨울을 맞이하기 위해 무성한 나뭇잎을 떨어내고 앙상한 가지의 그림자와 누렇게 색 바랜 잔디만 남습니다. 하지만 차가운 노출 콘크리트 가벽 너머의 세상은 푸른 소나무와 파란 하늘 속 뭉게구름으로 다른 세상인 것 같습니다. 노출 콘크리트 가벽의 앞과 뒤의 다른 세상의 모습으로 겨울의 이면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11월 달력을 넘기고 영흥도의 해넘이를 바라보고 있자니, 여느 때와 느낌이 다르다. 지는 해의 붉은빛이 하늘을 황홀하게 물들이고, 어느 사이 작업을 마치고 정박해 있는 선박들도 조용히 붉은 바다 위에 머문다.그 위로 갈매기 한 마리가 날갯짓을 하며 날아가는데 붉은 노을과의 조화가 너무 멋진 실루엣을 만들어낸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셔터를 누른다. 빠르게 사라지는 순간을 멈춰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