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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시장에서 동일하거나 더 좋은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은 나쁜 일이 아니라 경쟁력이다. 이것을 위해 제조 단가를 낮추고 유통과 물류비용을 낮추어 소비자로부터 선택받는 것은 해당 업체의 장점이 된다. 같은 성능을 가진 제품들 중 더 낮은 가격의 제품을 구입하기 위해 가격비교를 하며, 가장 저렴한 제품은 가성비가 좋다는 평가를 받게 된다.그런데 이러한 논리가 건축설계에 적용될 수 있을까. 다양한 제품을 건축주와 논의를 통해 결정하고, 공사에 필요한 상세한 도면을 작성하며, 내역서, 시방서, 투시도 등 각종 도서와 모형제작까지
사설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2024.04.11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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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건축사사무소에서 직원들마다 업무상 사용하는 프로그램의 단축키가 다르다. 복사(copy)를 하고 싶은데 원(circle)이 그려지는 경우가 있다. 또한 없던 명령어를 리습(LISP, List Processing)으로 만들어 사용하는 것은 더 많은 다양성을 가진다. 다른 회사의 도면을 출력하는 경우 해당사의 출력 스타일 파일(CTB, Color-dependent Plot Style Table)을 함께 받아야 제대로 출력할 수 있으며, 자재업체의 상세도면을 수신해 도면을 정리하다보면 레이어가 수십 개, 수백 개가 되어버리곤 한다.이
사설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2024.03.26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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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사는 다양한 업무를 진행하는 전문가이며, 각 개인이 가지는 성향의 차이가 크다. 건축주와 충분한 협의를 거치며 디테일한 도면까지 작성하고 공사 과정에서도 많은 관심과 시간을 할애하는 건축사가 있는가 하면, 건축주의 기본적인 요구조건을 충족시키면서 인허가를 위한 도서만 작성하는 건축사도 있다. 이러한 내막을 면밀히 이해하는 건축주도 더러 있겠지만, 보다 많은 수의 건축주는 이에 대해 충분한 파악이 되지 않은 상태로 왜 설계용역 비용이 기준이 없고 사무소마다 다른지 의아해하기도 한다.이러한 현실은 일단 업무를 수주하기 위해 더 낮은
사설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2024.03.13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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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업무진행과 관계 속에서 건축사는 합당한 대우를 받고 있는가. 건축사는 왜 이렇게 힘이 없을까 생각될 정도로 이리저리 차이고 손해 보며 마음 상하는 일들이 너무 많다. 과연 지금까지의 관행이 이 상황을 만들었을까. 제도적인 미흡함이 이 상황을 만들었을까. 아니면 둘 다일까. 건축사들이 모이는 자리에서는 서로 더 처절한 상황을 겪었다며 무용담처럼 이야기가 되기도 하고, 온라인상에서는 멋진 건축 작업을 뽐내는 것보다 현실의 불합리한 상황에 대해 토로하는 글이 더 많이 보인다.건축주와의 관계에서는 건축주의 의뢰를 받아 업무를 진행해
사설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2024.02.26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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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건축은 기획업무에서 시작된다. 용도와 규모, 대략의 배치를 통해 설계단계에 필요한 사항들을 결정한다. 또한 건축물이 완성되기 위해 필요한 용역비와 공사비를 산정하여 예산을 수립한다.이 과정이 충실하지 않으면 건물의 기초가 튼튼하지 못한 것과 같게 된다. 간혹 기획업무 진행자가 규모와 용도 설정을 잘못하거나 예산을 충분하지 않게 수립한다면, 계획 및 실시설계 설계자의 업무 진행이 어려워진다. 여전히 설계자의 권한과 책임에 대해 잘못 규정하고 있는 등의 문구를 포함한 공모서와 지침서가 내용을 복사하여 재사용되고 있는 경우가 많으며
사설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2024.02.07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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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1학년 ‘건축학개론’ 과목에서는 건축사의 자부심이 강조되며, 모든 건축 과정에서 건축사가 업무를 주도하고 결정하며, 건축사의 승인이 있어야 업무가 진행될 수 있음을 배운다. 그만큼 건축이라는 학문이 대단하고 가치 있으며 건축사로서 성장하기 위해 배우고 익혀야 할 것이 많음을 알게 된다.그러나 지금 건축사가 겪고 있는 업무환경은 왜 다양한 문제를 가지고 있는가. 건축의 모든 과정 중에서 왜 건축사가 항상 대부분의 책임을 지고 적은 대가를 받으며 명시되지 않은 업무를 추가로 수행하고 있는가. 건축 관계자들 간의 관계 속에서 왜 건
사설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2024.01.26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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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한 해가 시작되었는데, 희망찬 덕담보다 어렵고 힘들다는 이야기를 더 자주 듣게 된다. 많은 건축사들이 신규로 시작하는 일은 없고, 마무리 단계의 일들만 남았다고 이야기하며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코앞에 다가와 있다고 느끼고 있다. 이런 상황이 만들어진 것에는 다양한 사회적, 경제적 요인이 있겠지만 건축사들의 내부적인 요인이 있다면 이를 파악하고 개선해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수년 전, 국내 건축사들과 서양의 건축사들이 모인 자리에서 직원 수가 비슷한 규모인 소규모 사무실에서 한 해에 진행되는 프로젝트의 숫자를 이
사설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2024.01.12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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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한 해도 다사다난한 한 해였다. 지난 한 해를 요약하자면 대한건축사협회 의무가입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해라고 기록할 수 있을 것이다. 건축사사무소를 개설한 건축사가 모두 가입하게 되면서 건축사 업무에 관련된 규제와 상황에 대해 건축사들이 한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진 것이다.그에 비해 건축사 업무와 관련된 제도와 사회적 이해는 외부의 요인에 의해 바뀌고 강화되고 어려워졌다. 자연재해와 사고가 있을 때마다 이전에 있었던 법은 근거도 없다는 듯 보여주기식으로 강화되었다. 어쨌든 기존에 문제가 있었다는 식으로 까다로운
사설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2023.12.28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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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사의 업무는 기본적으로 건축사 개인의 역량으로 이끌어가는 것이다. 건축사보 또는 관계전문기술자와 협업하여 조직화가 필요한 업무도 있지만 결국 전문가로서 건축사가 책임을 가지고 결정하며 진행돼야 하는 업무이다. 이러한 건축사에게 협회란 어떤 의미를 가져야 하는가. 건축사의 권익을 보장하고 부당한 책임을 감당하지 않도록 하며, 적절한 업무대가를 제때 받을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 한다.건축과 관련된 법에 대해 권위를 가지고 해석해 줘야 하며, 건축사의 권익을 침해하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대행하여 이것이 해결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사설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2023.12.14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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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피아 게임. 한 번쯤 들어봤을 말이다. 소수의 마피아가 선량한 시민들을 지목하여 게임 속에서 죽임을 당하며, 이를 막기 위해서는 시민들이 적절한 추론을 통해 마피아를 찾아내야 한다. 이 게임에서 마피아는 최대한 정체를 드러내지 않고 선량한 시민인 척 연기해야 살아남을 수 있으며 다른 선량한 시민을 마피아로 몰아세우는 연기를 하기도 한다.건축 설계공모의 현실을 듣고 이야기하다 보면 마피아 게임이 생각난다. 사무소에서 열심히 설계안을 작성하는 건축사는 낮에 활동하는 선량한 시민이고, 비밀리에 하지 않기로 서약한 일들을 하는 건축사와
사설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2023.11.29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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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건축사들이 여러 개의 단체 SNS 대화방을 이용하고 있을 것이다. 자주 목격하게 되는 것은 설계 과정에서 법규의 해석에 대한 질문, 인허가 과정 중에서 허가권자와의 의견 차이가 있는 경우에 대한 질문 등을 서로 문의하며 해결 방법을 찾아내려 노력하는 모습이다.프로젝트마다 각각의 특수성을 가지기도 하고, 관련 법규가 바뀌는 경우도 있으며, 허가권자의 해석에 문제가 있다고 느끼는 경우도 있다. 혼자서 고민하는 것보다 이처럼 여러 명이 함께하는 대화방에 문의하여 유사한 문제를 경험해 본 회원들의 의견을 듣는 것이 좋은 해결 방법
사설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2023.11.15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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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건축사가 업무와 관련되어 있는 다양한 문제들이 협회에 의해 신속하게 개선되고 해결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리고 신속하게 개선되지 않는 문제들에 대해서 불만을 가지는 경우도 자주 살펴진다. 반대로 협회 내에서 추진되고 있는 사항들을 면밀히 살펴볼 때, 이러한 문제점들을 개선하기 위해서 주요 과제로 삼고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이러한 추진 노력들이 실시간으로 알려진다면 회원들이 오해 없이 협회의 노력을 알아줄 수 있겠지만 다양한 법규와 제도를 개선하는 절차의 면면이 모두 공개되기 어려운 부분도 있어 보인다
사설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2023.11.01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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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학과 학생의 경우 열심히 설계하는 것을 배워 건축사사무소의 직원으로 취업해 계획을 거쳐 도면을 작성하고 서류를 작성하는 것을 익히게 된다. 그렇게 수년간 혹은 십여 년 넘는 과정을 거쳐 건축사 자격을 취득하고 건축사사무소를 개업한 많은 건축사들이 어려워하는 것이 과연 얼마를 받고 일해야 하며, 언제 얼마를 청구해서 받아야 하는지를 정하는 것이다. 건축설계만이 건축사 업무의 전부라고 오판하는 경우가 많으며, 정작 사무실을 경영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경우 누군가가 가르쳐 주지도 않으며 배울 기회도 없는 게 사실이다.다른 업종
사설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2023.10.17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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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건축사들이 업무에 대한 대가를 예상하고, 계약서를 작성하며, 그 금액을 청구하여 금액을 받을 때까지의 과정에서 많은 고민을 한다. 또한 최초에 예상하지 못했던 설계변경, 심의 인증 등의 추가업무의 발생, 건축주의 사정에 의한 변수 등이 생기면 그에 합당한 업무대가를 책정해 받아야 하지만 그렇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쩌다 우리는 제대로 된 대가를 받지 못하고 일하게 된 것일까. 다양한 이유가 서로 얽혀서 관계 맺고 있겠지만 그중 몇 가지만 살펴보도록 하겠다.첫 번째로는 건축이 어떤 과정을 통해서 이루어지는지 대중의 인식이
사설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2023.10.05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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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건축사 업무가 시작될 때마다 건축사 업무 대가를 산정하고 견적서를 작성하는데 고민하게 된다. 대한건축사협회 누리집을 통해 공사비 요율방식과 실비정액가산식에 따른 업무대가산정방식 등을 제공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가를 산정하기 어려운 것은 모든 건축사 업무가 저마다의 특별한 상황을 가지고 있으며, 건축주와 협의기간과 회의의 횟수, 경미한 변경은 얼마큼 가능한지, 시공과정에서 변경이 발생할 경우 어떻게 대응할지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서 설계 도서를 얼마만큼 작성할지에 따라서도 업무량이 크게 달라지며, 용도와 규모,
사설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2023.09.11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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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건축사들의 독특한 건축 작품들을 살펴보면 설계과정의 모든 것을 건축사가 담당하는 경우도 있지만, 건축사의 설계의도에 따라 구조엔지니어가 그에 맞는 가장 합리적인 구조를 제안하고 기술적인 해결을 하는 경우를 보며 특별한 인상을 받는다. 하나의 사례를 살펴본다면 요른 웃존 Jørn Utzon의 시드니 오페라하우스가 구조엔지니어 오브 아룹 Ove Arup에 의해서 1957년부터 1963년까지 다양한 구조방식을 검토한 끝에 지금의 형태로 만들어진 것이다.설계과정에서 건축사와 구조엔지니어가 얼마만큼의 업무를 분담할지는 건축물의 규모와
사설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2023.08.28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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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4일 1년간의 경과조치를 마치고 건축사 의무가입이 시행되었다. 처음으로 되돌아가보면 의무가입이 추진되었던 이유는, 건축사 업무와 관련된 각종 법과 규제들의 개선이 모든 건축단체의 하나 된 의견이 아니라는 이유로 추진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건축사 업무가 매우 다양하고 복합적인 것이기 때문에 다양한 의견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하지만 큰 시각에서 바라볼 때 건축사의 권익과 책임에 대한 법과 규제가 개선되어야 할 방향이 확실하다면, 통합과 화합으로 모두가 힘을 모아 추진할 필요가 있다.대한건축사협회와 모든 회원은 건축사의 긍지와 사
사설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2023.08.11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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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은 미래를 예측해야 한다. 설계 단계에서부터 공사가 진행되는 과정에 예상되는 일들과, 건축주가 그 공간을 사용할 때 발생될 수 있는 일들을 예측해야 한다. 이를 위해 건축주와 이야기를 나누고 건축주의 삶의 방식을 이해한다. 그리고 미래에 공간이 다른 용도로 사용되거나 증축될 때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지, 주변의 상황들이 어떻게 변해갈지, 심지어는 수명이 다하고 해체될 때는 어떻게 분해되고 재활용될 수 있을지까지 수많은 부분들을 예측하여 계획해야 한다.건축주의 요청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낮은 확률이라도 각종 사고의 위험이 있을지를
사설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2023.07.26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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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주차장 붕괴사고 이후 국토교통부 건설사고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 발표가 있었다. 구조계산서와 구조도면의 오류가 결정적인 영향을 가져왔다는 결론이다. 하지만 사고가 발생한 직후부터 조사 결과 발표 시점까지 접할 수 있었던 사고 관련 뉴스에 시민들이 남긴 댓글을 살펴보면 설계자, 감리자, 시공자를 무조건적으로 비난하는 내용을 다수 발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원인의 정확한 조사가 이루어지기 전까지 이러한 판단은 섣부른 것일 수 있다.사회적 의미를 가진 우수한 건축물을 거론할 때 설계한 건축사가 언급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이것은 사
사설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2023.07.13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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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건축사협회 창립 후 이듬해인 1966년 월간 건축사지가 창간되어 지난 6월 650호가 발행되었다. 대한건축사신문은 2006년 9월 ‘건축문화신문’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되었고 제호를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으로 바꿔 400호를 발간하게 되었다.단순한 숫자에 지나지 않을 수 있지만 작은 의미를 담아 기념하고자 한다. 월간 건축사지가 회원들의 우수한 건축작품과 비평을 담고, 건축담론, 건축계 주요 인사 인터뷰, 에세이 등을 게재했다면, 대한건축사신문은 건축사들의 업무와 밀접한 정보를 담아내는 역할을 해왔다. 그동안 건축기본법이 제정
사설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2023.06.28 1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