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가장 고민을 했던 부분이 새로 조성되고 있는 양림역사문화 마을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는가였다.

양림동 일대는 기독교 시설과 관련한 근대건축유산과 1800년대 후반에서 1900년대 초반에 건축된 근대 한옥이 많이 분포돼 있다. 또한, 팽귄마을이 위치하고 있어 그에 따른 가로경관과 문화적인 맥락을 같이 해야 한다는 판단 하에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당초 부지에는 4층 규모의 적벽돌로 마감된 원룸건물이 있었다. 처음 검토는 리모델링안부터 검토를 했으나, 구조 및 평면구성의 제약이 있어 신축으로 방향을 정리했다.

크게 5가지의 설계 방향을 설정하고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첫째, ‘양림동에 어울려야 한다’이다. 저층위주로 구성되어 있으며, 역사성을 지닌 가로와, 문화유산들을 고려할 때 그 규모는 크게 위압감을 가지지 않게 분절된 매스의 형태를 만들어 주변환경과의 조화를 이뤄야 했다. 인근에서 신축되는 건축물 중에서는 제일 넓은 부지에 건축되다보니 규모에 대한 부담감도 크게 다가왔다. 그 결과 3층 규모로 층수를 낮추고, 지붕의 형태를 분절하여 규모에 대한 위압감을 줄이고자 했다. 양림동이 전체적으로 낮은 한옥의 경사지붕의 형태가 중첩되어 있다. 이에 마당을 둘러싼 작은 지붕들을 중첩하여 배치함으로써 작은 마을의 이미지를 구현하고자 했다.

둘째, ‘마당을 만들자’이다. 양림동 일대를 보면 넓은 공간이 없다. 역사문화마을에 문화를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는 생각에서 건물의 배치를 구상할 때 문화행사 등을 수용할 수 있는 개방된 마당을 조성해보자는 생각에서 건물의 배치를 마당을 감싸 안을 수 있는 형태로 반영하게 됐다. 또한 인접해서는 노후화된 공·폐가 등으로 주변환경이 열악한 상황이었다. 도시재생과 같은 맥락에서 인접 한옥을 보수하여 신축건물과 기존건물이 조화를 이루어 만들어내는 마당을 형성했다. 향후 이 마당은 문화행사 등을 위한 공간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셋째 ‘이어지는 골목길을 만들자’다. 이야기를 품고 있는 양림동 골목을 건물내부까지 유입하고자 수직가로와 건물내외부로 연결되는 숨겨진 동선 등을 계획했다. 넓게 열려있는 길과 건물내부로 연결되는 작은 골목길을 만들어 닫혀있다 열린 공간으로 변화되는 공간감의 변화를 체험할 수 있게 만들었다.
입구에서 연결되는 계단을 통해 2층으로의 적극적인 동선 유입을 하고자 했으며, 마당의 가운데에 있는 계단은 적극적으로 수직동선을 노출하여 보행자가 그곳에 다다르면 사직공원과 양림동의 지붕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조망 포인트에 다다르게 된다. 그 곳에서 양림동을 내려다볼 수 있는 조망 공간을 만들었다.

넷째, ‘확장 가능한 내부공간을 만들자’다. 폐쇄적인 공용공간을 탈피하여 건물외부에 개방된 형태의 테라스, 발코니 등을 통해 공용공간을 건물이용자가 아니더라도 쉽게 접근 가능하도록 계획했다. 이는 처음 이 땅에서 느꼈던 탁 트인 양림동의 조망을 함께 나누고자 하는 의도에서 시작됐다. 일반적인 건물이 외부에서 폐쇄적인 형태를 띠게 되는데 반해, 본 건물에서는 양림동의 조망을 함께 공유하고자 하는 차원에서 공용공간을 계획하게 됐다. 넓은 외부 복도는 발코니와 테라스의 기능을 함께 갖게 함으로써 내부공간의 외부 확장성을 반영했다.

다섯째 ‘양림동에 어울리는 색과 질감을 갖자’다. 양림동의 주요 재료가 벽돌인 점을 고려하여 오웬기념관과 연결되는 일방도로측은 재료와 입면을 오웬기념관을 모티브로 회색빛깔의 전벽돌과 금속지붕을 반영하여 가로경관과 어울리도록 차분한 입면을 구성했다. 반대편의 소방도로측에는 그쪽 가로의 주요 색체인 하얀색계열의 재료와 입면을 구성하여 가로경관과 어울리도록 반영했다.

아크레타 양림은 도시재생의 관점에서 비교적 큰 단일필지 안에서 계획이 이루어지다보니 많은 점을 고려하여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양림동 안에서 양림동다움을 찾고자 많은 고민을 했고 그 결과 양림동을 대표하는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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