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주거환경 불편 최소화하는 공유공간 마련, 건축사의 고유 업무이자 위상제고의 첩경

▲ 1인가구 증가 등 사회적 여건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공공성을 반영한 건축도시, 이른바 공유도시가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사진=Sutterstock)

4차 산업혁명과 고령화, 기후변화 등 우리 사회의 급속한 환경변화는 가구구조를 바꿔놓고 있다. 거주환경과 생활비용 부담으로 혼인율이 감소하고 있고, 이런 이유로 청년세대의 자발적인 독신가구가 증가하고 있다. 무엇보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노인 단독가구도 눈에 띄게 확대되고 있다. 1인 가구 증가는 필연 도시사회와 건축정책의 새로운 방향을 요구한다. 새로운 주거공간과 사회관계망을 고려한 건축설계가 도시정책에 반영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2028년 경 17개 시도에서
1인가구 비중 가장 높아질 것으로 전망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1인가구 증가라는 사회적 변화에 정책적 대응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부부와 자녀가구는 지난 2017년 31.4%에서 2047년 16.3%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고, 1, 2인 가구가 72%를 차지할 전망이라 기존 가구(배우자, 자녀)인 정상가족 모델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특히 지난 10년간 1인가구 증가의 성별 분포를 보면 여성 위주에서 남성의 증가가 두드러지면서 남녀가 거의 반반으로 구성돼 혼자 사는 사람의 성별차이가 사라졌다. 연령대별로는 40대와 50대 1인가구의 증가가 확연하고, 가장 많이 증가한 연령대로 50대, 20대, 40대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3일 국토연구원이 발행한 ‘연령대별‧성별 1인가구 증가 양상과 주거특성에 따른 정책 대응방향’ 정책브리프는 “가족관계의 미형성과 해체, 탈락으로 인해 1인가구가 확대되고 있고, 전체 1인가구 중 39%가 월세로, 자가는 30%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브리프는 연령대별로 20대 월세 거주자가 66.5%로 압도적으로 높고, 연령이 높아질수록 자가 비율은 높아진다고 밝혔다.

통계청도 비슷한 연구결과를 내놨다. 지난해 말 발표한 ‘시도별 장래가구 특별추계 2017~2047’를 보면 8년 뒤인 2028년이 되면 전국 17개 시도 모두에서 1인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아진다. 지역별로 보면 강원과 대전, 충남‧충북, 전남‧전북, 경북 등은 1인가구 비중이 40%를 넘어서는 것으로 예상됐다.

주거환경에 따른 불평등이
1인가구 이동 부추겨…이사 등 이동사유로 주택, 직업, 교통 순

1인가구 증가 등 가구구조 변화는 주택시장 수요와 인구이동을 낳고 있다. 경기연구원은 최근 수도권 가구이동과 경기도의 유입가구 특성을 분석하고 도시정책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했다.

‘경기도 가구이동과 유입가구 특성에 관한 연구’에서 수도권과 비수도권간 순이동 가구수를 살펴보면 2018년 기준 6만5,633 가구로 수도권으로의 전입이 높았고, 이 중 서울이 4만9,575 가구, 경기도가 1만5,320 가구, 인천이 738 가구를 차지한다. 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전입과 전출이 각각 89.2%와 91.9%로 약 90%대를 이루고 있다.

유입 가구의 특성을 보면 1인가구 이동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다. 서울이 64.9%, 경기도는 54.9%를 기록했다. 유입 가구주 연령대는 서울의 경우 20대 비율이 가장 커 청년층 가구 이동이 많았고, 경기도는 30대와 40대, 50대 순으로 나타나 중장년층 가구 이동이 많았다. 전국 기준 이동사유로 주택과 직업, 가족 그리고 교통 순으로 확인됐고,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주택 비율이 높아지고 직업비율은 낮아졌다.

덧붙여 경기도 시군별 유입 가구 특성을 관외이동 중심으로 분석한 결과를 보면 1인 관외이동 가구의 경우 경기도 외곽 시군이 높게 나타났고, 경기도 관외이동 사유로 주택과 직업, 가족, 교통, 교육 순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수행한 이외희 선임연구원은 “인구이동을 가구 단위로 살펴보면 도시정책에 대한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면서 “청년층과 노년층 비율이 높은 1인가구 특성을 고려한 주택정책과 주택 때문에 이주하는 서울 주변도시에 대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시정책, 지역균형 넘어
시설공유 등 공유도시로 향한다

과거 국내 정책들은 지방 균형개발과 지방투자 유인 전략이 미흡했다. 김대중 정부에 들어서면서 정부청사 대전 이전 등 지역균형 정책이 시행됐고, 노무현 대통령 집권시절 국가균형발전특별법 아래 행복도시가 만들어졌으며, 현재의 도시재생 뉴딜로 이어지고 있다. 시대와 세대가 바뀌고 있지만 중장기적인 정책을 마련해야 하다 보니 실제 현상과 정책간의 괴리나 시차는 존재할 수밖에 없다.

소외되고 증가된 1인가구가 주거빈곤에서 벗어나 서로 공유할 공간을 찾아주고, 부족하고 편중된 기반시설과 편의시설에 공공성을 불어 넣어주는 것이 공유도시를 향한 첫걸음이다. 특히 주거환경의 불균형과 불평등을 최소화 하고 삶의 공간을 배려할 수 있는 작업은 건축사들의 고유업무이자 위상제고를 위한 첩경이 아닐 수 없다.

본지 편집국장인 홍성용 건축사는 이에 대해 “양적 성장에 치중했던 과거와 달리 많은 시민들은 공간에 대해서 수준 높은 질적 서비스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면서 “그동안 정량적 데이터와 학습을 기반으로 도시전략을 전개했다면 앞으로는 정성적 데이터와 예측을 적용한 도시 전략을 전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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