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31일 개정된 건축사법이 발효되어 건축사제도에 변화가 생기면서 우리 협회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게 되었다. 현재 10,500여명(새움터등록)의 활동하는 건축사중 80%가 넘는 8,500여명이 우리협회의 정회원으로 가입되어 있다. 8,500여 정회원 중 여성건축사가 약5%정도인 400여명을 약간 상회하고 있다. 필자가 학교를 다닌 당시인 70년대 후반 건축과에 여학생 찾기가 힘들 정도였는데 지난 2월 인증 받은 대학의 졸업자(1,115명)중 여성(530명)의 비율이 거의 50%에 이르고 있다. 사회에 여성 활동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앞으로 우리협회의 회원은 여성이 점점 더 많아질 수밖에 없을 뿐 만 아니라 어느 시점에 가면 여성회원이 더 많아 질 것이다.

그동안 여성건축사의 수가 적어 여성건축사의 협회 참여를 독려하고자 협회에서는 여성위원회를 두고 활동을 지원하였다. 또한 상당수 여성건축사들이 우리 협회 로고사용하며 대한여성건축사회를 만들었으며,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에 등록을 하는 등 대외적 활동도 하여왔다. 그러나 젊은 층을 중심으로 여성건축사의 수 뿐 만아니라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능력 있는 여성건축사들이 참으로 많아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여성들의 역할에 대한 비중이 많아졌음은 당연한 것이다. 그러서 여성건축사들이 여성건축사만의 활동이 아닌 우리협회 모든 중요활동에 동참하고 의사를 적극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인식하에 작년 여성위원회를 두지 않고 각 위원회에 동참하여 활동하도록 유도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4월 12일 여성건축사회에서는 법인 신청을 하고 6월22일 국토부에 산하 비영리사단법인 신청을 하였다. 인원과 조직이 대한민국 어느 여성단체보다 막강하지만 실체가 없어 활발한 활동을 하기에 한계가 있어 본인들과 앞으로 배출되는 후배들의 좀 더 탄탄한 미래를 위해 공식적인 단체가 꼭 필요하다는 게 그들의 변이다. 지난 4월 21일 여성건축사회는 비밀리에 법인신청을 완료한 상태에서 우리협회에 여성건축사대회를 한다고 500만원 지원금 요청을 하였다.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지? 도저히 이해를 할 수가 없다. 더욱 더 이상한 것은 대한여성건축사회 총회에서 법인 신청에 대한 안건이 다루어지지도 않았는데 전 회원의 뜻에 따라 결의되었다고 한다는 것이다. 뿐 만 아니라 회장의 선출을 이사회에서 한다고 정관에서 정하고 있는데 자기들만의 세력을 구축한 몇몇 건축사들이 그들만을 위한 회를 만들고 유지하고 대표를 세습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고 아니할 수 없다.

우리의 외부에서는 호시탐탐 우리의 영역을 넘보며 부단히 우리의 빈틈을 비집고 들어오려고 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는 어느 때보다 우리의 결집과 단합된 행동이 요구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남녀를 따지며 특정 집단의 욕심을 채우려는 모습에서 서글픔을 금하지 않을 수 없으며 그간 협회를 위해 나름대로 노력하며 활동한 것에 대해 허탈함 마저 든다.

이제 건축계를 위해 함께 고민하고 후배들에게 무엇을 물려줄까를 함께 고민하여야 하는 현시점에서 그들과 함께 좀 더 탄탄한 미래를 꿈꾸는 것은 동상이몽인가? 아니면 현실인식을 못하는 우둔함인가?

여성건축사의 능력과 역할이 커진 현시점에서 언제까지 여성임을 내세우고 활동할 것인가에 대해서 진정으로 여성 뿐 만아니라 우리 사회 모두가 진정으로 고민해 봐야할 시점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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