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삶 문제 적극 해결하는 건축 되새길 때…이는 건축사의 사회적 책무”

2019 대한민국건축사대회 개막식 지난 11월 27일 개최 육혜민 기자l승인2019.12.04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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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정훈 건축사협회장, 건축사에게 희망과 자신감 제시하는 ‘신건축선언’ 발표
· ‘건축사의 사회적 윤리와 책임’ 강조하며 “이를 위한 건축사협회 의무가입 실현” 의지

대한건축사협회가 주관하는 ‘2019 대한민국건축사대회’ 4일간 대장정의 시작을 본격적으로 알리는 축하 팡파르가 지난 11월 27일 오후 2시 코엑스 B2홀에서 울려퍼졌다.
‘건축사, 변화의 중심에 서다’를 주제로 변화하는 건축, 진화하는 도시 속에서 새로운 미래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대회의 개회식은 변화의 시작을 알리는 이성관 2019 대한민국건축사대회 조직위원장의 힘찬 개회선언 후 시작됐다.

국민의례의 애국가 제창은 대회 명예홍보위원으로 위촉된 홍성화 성악가(이탈리아문화예술협회장)의 선창으로 진행됐다. 4,000여 명의 참관객이 빼곡하게 들어찬 가운데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승효상 국가건축정책위원장, 조응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 리타 소 아시아건축사협의회장, 에사 모하메드 UIA 前회장, 쿠렐바타르 에르데네사이칸 몽골건축사협회장, 아자폴 두싯나논드 태국건축사협회장, 폰사이수티퐁 라오스건축기술인협회장, 김태경 국토교통부 건축문화경관과장, 박소현 건축도시공간연구소장, 조태종 건축사공제조합 이사장 및 건축 관련 학회 및 유관단체장, 건축사협회 임원, 17개시도 및 지역건축사회장과 명예회장과 후원사 대표 등 수많은 내외빈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내외빈 소개 후 석정훈 대한건축사협회장(2019 대한민국건축사대회장)의 개회사가 있었다. 석정훈 회장은 “올해는 3.1운동이 일어난 지 백 년이 되는 해이자 바우하우스 탄생 백 주년이 되는 해”라고 운을 띄우며 “백 년 전, 바우하우스는 건축과 디자인이 작품으로만 머물러 있기를 거부하고 정신혁명을 통해 그 시대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예술’이 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지금 우리 건축사에게 필요한 것은 3.1운동의 정신과 같이 우리 스스로에게 희망과 자신감을 제시하는 건축의 새로운 선언, 신건축선언이다. 바우하우스의 정신을 되새겨 우리 삶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건축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현 국가건축의 핵심 과제가 ‘건축물의 안전’과 ‘도시재생’임을 주지시키고, “경주, 포항 지진 등을 비롯한 재해와 재난 사고로 건축물의 구조 강화와 보강 외에도 보다 충실한 설계와 철저한 감리를 통한 건축적 해법이 필요하다는 교훈을 얻었다”며 “이 대안 제시도 건축사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건축사로서의 사회적 책임과 의무를 보다 충실히 하기 위해 ‘건축사협회 의무가입’을 실현하고자 한다”면서 “대한민국 건축문화가 제자리를 찾고 미래 세대에 물려줄 보다 나은 건축환경 조성을 위해 건축사는 물론 국내 모든 건축인이 함께 뜻을 모으고, 우리 스스로 뼈를 깎는 자정의 노력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석정훈 회장은 또 “건축이 목표하는 것은 경제적 가치를 뛰어넘는 공공의 가치여야 한다. 이것을 제대로 구현하고 실천하는 것이 건축사가 지녀야 할 사회적 윤리”라고 강조하며 “우리(건축사)는 건강하고 안전하며 지속 가능한, 아름다운 건축물로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조응천 국회 국토교통위원 ▲리타 소 ARCASIA(아시아건축사협의회) 회장이 축사에 나섰다. △문의상 국회의장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나경원 국회 운영·기획재정·정보위원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 △이현승 국회 국토교통위원 △지상욱 국회 정무위원 등도 축전을 통해 축하의 인사말을 전했다.

이성관 조직위원장은 “우리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앞으로의 미래가 어떻게 바뀔 것인지, 또 어떻게 바꾸어나갈 것인지 논의하는 장이 될 것”이라면서 “단순한 건축사의 축제가 아니라, 일반인과 어우러져 즐길 수 있는 그야말로 공론의 장이 되길 기대한다. 예년과 달리 서울국제건축영화제, 한국건축문화대상, 한국건축산업대전 등 협회 개최행사를 일원화했고, 건축사부터 학생, 어린이까지 모두 참여할 수 있게 형식과 내용 면에서 많은 변화를 줬다”고 밝혔다. 또 “이번 대회가 건축사에 관한 대국민 인식전환이 되는 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는 말을 끝으로 본격적인 축제의 시작을 알렸다.
이후 뮤지컬 갈라팀 ‘더 퍼스트’의 신나는 공연으로 행사 열기를 달궜으며, 4일간 진행된 대한민국건축사대회는 11월 30일 석정훈 회장의 폐막선언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2019 대한민국건축사대회 개회사>

건축사의 열악한 환경 개선, 사회적 책임·의무 보다 충실히 수행 위해 ‘건축사협회 의무가입’ 실현할 것!
 

▲ 석정훈 대한건축사협회장이 ‘신건축선언’을 발표하고 있다.

올해 2019년은 매우 특별한 해입니다. 3.1운동이 일어난 지 백 년이 되는 해이며 바우하우스 탄생 백 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잠시 그 의미를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3.1운동은 그 자체가 우리에게 독립을 가져다주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우리 민족에게 독립의 희망과 자신감을 주었으며, 민족의 주체성을 확인하고 독립 의지를 전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3.1운동으로부터 독립은 시작되었습니다.
바우하우스는 지난 백년간 세계의 모든 건축과 디자인에 엄청난 영향을 주었습니다. 그로피우스가 쓴 바우하우스 설립선언문의 첫 문장은 “모든 조형 예술의 궁극적 목표는 완전한 건축이다”라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백 년 전, 바우하우스는 건축과 디자인이 작품으로만 머물러 있기를 거부하고 정신혁명을 통해 그 시대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예술’이 되기 위해 고군분투 하였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3.1운동의 정신과 같이 우리 스스로에게 희망과 자신감을 제시하는 건축의 새로운 선언이며, 바우하우스의 정신을 되새겨 우리 삶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건축으로 되돌아가는 것입니다.

회원 여러분! 국가는 우리 건축사에게 대한민국의 모든 건축물을 설계하고 감리할 수 있는 독점적 권한을 주었습니다. 오늘날 우리 대한민국의 건축과 도시, 그리고 건축문화는 우리 건축사들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막중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 우리들은 그에 상응한 사회적 역할과 책임에 충실하였다고 떳떳하게,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까요? 맡은 바 임무에 충실한 대다수 회원들의 희생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극히 일부 건축사들의 이기주의적 일탈로 인해 전체가 사회로부터 불신받고 전문가로서의 능력과 신뢰를 매도당하기도 하였습니다.
저는 이번 대회를 통해 다시 한 번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 보고, 이 시대 건축의 시대정신은 무엇이며, 건축사의 소명과 역할의 본질이 무엇인지에 대해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합니다.

회원 여러분! 현재 국가건축정책의 핵심과제는 건축물의 안전과 도시재생입니다. 도시재생은 물리적, 기능적으로 쇠퇴해진 도시의 기능을 회복하여 다시 도시에 활력을 주는 일입니다. 도시재생에 있어서 무엇보다도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요소 중의 하나는 소외된 계층의 삶과 주거에 대한 관심입니다.
쪽방촌에서의 삶, 고시원에서의 삶, 비록 가진 것이 없는 피폐하고 소외된 삶에도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주거 기본권은 보장되어야 합니다. 지난해 종로고시원 화재는 주거의 기본권이 얼마나 방치돼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 우리 건축사가 하여야 할 의무입니다.
몇해 전 발생한 경주, 포항지진을 비롯한 여러 재해와 사고들은 건축물 안전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주었습니다. 일련의 사고들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건축물의 안전은 단지 구조를 강화하고 보강하는 것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으며, 보다 충실한 설계, 보다 철저한 감리를 통한 건축적 해법만이 유일한 해결책임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건축적 대안을 제시하는 것, 이것 역시 우리 건축사의 몫입니다.

우리 협회는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하고 건축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구체적 실천의 하나로 지난 5월 국토교통부와 함께 ‘건축사재난안전지원단’을 결성하고 전국 17개 시도건축사회 지원단을 발족시켰으며, 현재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활발하게 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해야 하는 우리의 삶의 텃밭은 어떻습니까? 극심한 업무량의 감소로 아침이면 저녁을 걱정하고 저녁이면 또 내일을 걱정해야 하는 심각한 경영난에, 황폐해진 일터는 무한경쟁에 내몰려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안개 속에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우리 건축사들에게 주어진 사회적 역할과 사명을 다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회원여러분!
저는 이러한 우리의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고 아울러 건축사로서의 사회적 책임과 의무를 보다 더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 건축사협회 의무가입이라는 화두를 실현하고자 합니다. 오랜 기간 우리의 숙원이었던 이 건축사법 개정안은 그동안 우리 모두의 각고의 노력으로 입법 발의되어 지금 국회에 계류중에 있습니다. 이번에 반드시 성과를 이루어내야 합니다. 지금 하지 않으면 영원히 길을 잃어버릴지도 모릅니다.
이는 대한민국 건축 문화의 제자리를 찾고, 미래 세대에 물려줄 보다 나은 건축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 우리 건축사는 물론이고 대한민국의 모든 건축인이 함께 뜻을 모아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숙제입니다. 이와 더불어 우리 스스로도 뼈를 깎는 자정의 노력을 시작해야 합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고 그에 상응하는 합당한 대가를 받고 건축사로서의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일하기 위해서 우리는 지금까지의 익숙함에서도 벗어나야 합니다. 반칙과 편법에 대해서는 엄격하고 단호해야 합니다. 직업의식과 윤리관을 바로 세우고, 그 바탕 위에 우리의 업역을 지키는 것은 물론, 보다 더 확대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합니다. 우리의 힘은 우리 스스로 만들어야 합니다.

존경하는 내빈 여러분! 오늘처럼 따뜻한 시선으로 우리를 계속 지켜봐 주시고 격려해주시고 응원하여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우리는 건강하고 안전한 건축, 지속가능한 건축을 바탕으로 저희들의 건축혼을 불태운 아름다운 건축물로 보답하겠습니다.
회원 여러분! 건축사의 고유한 직능은 자기 집이 아니라 다른 이들의 집을 지어주는 일입니다. 이를 잘 수행하기 위해서는 다른 이들의 삶에 대한 애정과 존경을 바탕으로 끊임없는 사색과 성찰을 수반해야 합니다.

건축이 목표하는 것은 경제적 가치를 뛰어넘는 공공의 가치여야 합니다. 이것을 제대로 구현하고 실천하는 것이 건축과 건축사가 지녀야 할 사회적 윤리입니다. 우리는 상호 치열한 경쟁을 하면서도, 서로를 인정하고 보호하고 함께하는 건전한 공동체 의식을 갖고, 모두가 공정하고 공평하게 일할 수 있는 평평하고, 넓고 큰 마당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먼 훗날, 대한건축사협회 백 주년이 되는 날 그곳에서 바라본 오늘의 건축사대회가 대한민국 건축의 새로운 역사를 만드는 출발점으로, 그리고 건축을 통해 우리의 삶을 재조명하는 전환점으로 기록되도록 우리 모두 함께 만들어갑시다.

석정훈 대한건축사협회장
 

육혜민 기자  yook11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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