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KEDI 교육시설 포럼 ‘학교건축 혁신을 통한 교육혁신 및 삶의 질 향상’

· 학교시설에 관한 전방위적 구조개편이 요구되는 시대
· 사용자 참여 설계 강화 및 도시와 공생하기 위한 노력 줄이어

국내외 학교건축·도시재생 전문가가 모여 지역과 함께하는 미래사회 및 교육에 대응하는 학교건축의 방향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 10월 22일, 더케이호텔 서울에서 ‘학교건축 혁신을 통한 교육혁신 및 삶의 질 향상’을 주제로 ‘2019 KEDI 교육시설 포럼’이 열렸다.
최근 세계적으로 미래사회 및 교육에 대비한 학교공간에 관한 많은 고민과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학교공간혁신’이라는 이름으로 교육부를 중심으로 교육청 및 일선학교에서 관련 사업을 활발히 추진 중이다.
반상진 한국교육개발원장은 인사말에서 “우리나라의 학교시설은 그간 많은 변화와 발전을 이뤄왔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경직되고 정형화된 모습을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최근 세계적으로 유래없는 저출산의 영향으로 사회의 구조적 변화가 가속되고 있다. 학교도 이에 영향을 받아 전방위적인 구조개편에 대한 요구를 받고 있으며, 학교시설 또한 지역 및 도시와 함께 공생할 수 있는 재생방안을 찾고자 하는 노력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 국내 공공건축물의
   약 10% 차지하는
   중요 공공건축물 ‘학교’
   강미선 국건위 위원,
   장기 미래를 담을 수 있는
   설계의 중요성 강조

기조강연에 나선 강미선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위원(이화여대 건축학과 교수)은 ‘국가 공공건축 디자인 개선 정책 방향’을 주제로 국건위에서 진행 중인 과제를 일부 설명하면서, 현재 우리나라 공공건축의 현실을 짚어보고 국내외 학교건축 혁신 사례 및 방안을 제시했다.
강 위원은 인구 10만 명당 서울의 공공도서관이 1.3개소로 타 국가의 도시에 비해(런던 4.7, 뉴욕 2.6, 도쿄 2.5) 현저히 부족한 점을 근거로 공공건축의 현실을 지적하며 “우리나라 공공건축이 양적으로 부족하다”고 말했다. 서울의 노인복지시설과 여가복지시설 역시 1만 명당 각 0.2, 0.6개소로 뉴욕, 도쿄 등과 대비해 최저를 기록했다.
강 위원은 “전국 학교 수는 약 2.1만 개로 전체 공공건축물의 10%를 차지하는 주요 공공건축물이다. 좋은 학교가 좋은 사람을 만든다. 학교시설은 굉장히 중요한 공공건축 중 하나”라면서 인프라로서의 교육시설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건축은 장기간의 미래를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면서 준비를 갖춰 설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 국내 학교공간개선 정책,
   사용자 참여 설계가 강화되는 추세

배정익 교육부 학교공간혁신팀장은 학교공간조성사업의 배경으로 △미래 교육과정을 준비하기 위한 유연한 공간의 필요성 △대대적 노후시설 환경 개선 수요 증대 △감소하는 학령인구를 감안한 지역사회와의 연계 등을 꼽았다.
배 팀장은 “교육부의 사업추진에서도 사용자 참여 설계 부분이 강화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사용자 참여 설계는 사용자들(학생, 교사 등)이 공간의 문제를 인지하고 활용 및 개선점 등을 직접 공유·소통하며 결과를 끌어내는 과정이다. 배 팀장은 “과거 공급자 위주 시설의 워딩은 공정성, 통일성, 신속성 등으로 학생(사용자)을 위한 워딩은 하나도 없었다”면서 “충분한 소통과 협의 등을 거쳐 학생을 위한, 사용자 중심 교육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 사각형 교실,
   일부 수업에는 한계점으로 작용
   ‘학교 건축 디자인’으로
   다양한 교육 기회 부여해야

이윤서 KEDI 교육시설환경연구센터 미래학교연구팀장은 ‘미래 학습공간의 방향과 공간 모형’을 주제로 올해 진행되고 있는 연구 내용을 발표했다. 이 팀장은 교사들을 대상으로 수업 설계에 따라 필요한 공간이 무엇인가에 관해 프로젝트를 진행한 결과 “수업 방식의 한계를 가져오는 요소 중 사각형 구조의 공간이 포함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미국 출신의 학교건축전문가 프라카시 네어는 공간의 가변성을 높이는 등 직접 작업해온 학교 공간의 다양한 사례 중심으로 발표를 진행했다. 그는 “학생을 연습시키는 것이 학교에서 할 일”이라면서 “학교에서는 교과서를 통해 각각의 과목을 개별적으로 배우지만, 바깥의 변화는 이런 식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공간의 가변성을 높여 이 두 곡선 간의 갭을 줄이는 게 우리(건축 전문가)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학교 공간의 변화가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온다고 주장하며 “단순히 교실뿐 아니라 교실과 교실 외 디자인을 통해 학생들이 다양한 기회를 부여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 지역 및 도시와 학교의 ‘공생’
   일본 역시 학교시설 복합화 필요성
   증가 추세

‘도시재생과 학교의 역할’을 주제로 발표한 유해연 숭실대 건축학과 교수는 ’99년 약 808만 명에서 작년 약 558만 명으로 감소한 학생 수를 근거로 “시설 복합화 및 지역 연계방안 모색 등 학교의 새로운 기능 및 변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으며, 양민구 제주도시재생지원센터 기획·교육팀장은 ‘김영수 도서관, 도시재생의 마중물(제주북초등학교)’을 주제로 인구가 급감하는 제주 원도심 내 학교 도서관 리모델링으로 마을과 원도심이 활력을 찾아가는 과정과 함께 진행하는 재생사업 과정 사례를 공유했다.
김혜영 서울시 평생교육진흥원 모두의학교 팀장은 ‘시민 거버넌스를 통한 기존 학교시설의 지역교육문화 시설화 과정’을 주제로 시민 거버넌스를 통한 ‘모두의 학교’ 조성과정 등을 발표하며 거버넌스 과정의 핵심적 특징으로 ‘정보의 투명성, 참여의 공정성, 정책반영의 구체성 및 신뢰성’을 꼽았다.

한편 일본에서는 △학생 수 감소 △시설 노후화 △내진화·방재 △환경 대책을 고려한 학교시설 개보수를 진행 중이며, 교육의 다양화 및 고도화에 대응해 학교의 ICT 환경을 정비하고, 학교시설의 복합화를 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일본의 학교 시설 개선 정책의 방향’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탄자와 히로유키 일본 문부과학성 NIER 문교시설연구센터장은 “공공시설 노후화 및 저출산 고령화 환경변화에 따라 노인시설 등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현재는 학교시설이 공공시설의 40%를 차지하고 있어 다른 공공시설을 복합화하고자 하는 필요성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주체적 배움의 관점에서 다양한 학습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학습공간에 대해 중장기적 관점에서 검토해나갈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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