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주·건축사 손쉬운 매칭 장점
신진건축사 시장 진입 한계 지적도

플랫폼 노동의 확산세가 무섭다. 온라인 중개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경제가 성장하면서 플랫폼 노동자가 급증하고 있다. 건축계도 예외는 아니다.

플랫폼 노동은 스마트폰 앱 등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업무 수행을 요청 받고 일을 하는 방식을 말한다. 배달, 대리운전, 퀵서비스 등에서 각광받기 시작한 플랫폼 노동은 점차 서비스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노동의 수요와 공급을 손쉽게 연결해주는 디지털 중개 플랫폼 환경에 주목하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 건축주 눈높이 맞춘 플랫폼 각광
   최근 몇 년새 유사 플랫폼 급증

건축 관련 분야에서도 플랫폼을 통한 노동 거래가 확대되고 있다. 주로 인테리어 시공 분야에서 활성화돼 있는 편이지만 최근 몇 년 사이 건축사와 건축주를 매칭해주는 플랫폼 서비스가 속속 생겨나면서 이에 참여하는 건축사사무소들도 늘고 있다. 

2003년부터 시작해 오랜 역사를 지닌 ‘하우빌드’나 비교적 최근에 생긴 ‘집닥’, ‘에이플래폼’과 같이 어느 정도 잘 알려진 플랫폼 외에도 ‘하우스스타일’, ‘디자인후스’, ‘파란대문’ 등 건축 플랫폼을 표방하는 브랜드가 지속적으로 생겨나고 있다. 이들 플랫폼은 조금씩 다른 특성을 지녔지만 대체로 온라인을 통해 인테리어나 리모델링 공사, 주택 신축을 계획하는 건축주와 개인 건축사나 건축사사무소, 인테리어 디자이너를 연결해주는 방식을 취한다. 건축주들이 원하는 프로젝트에 대한 정보를 온라인에 올리면 건축사는 그에 대한 기획설계안을 제출함으로써 건축주와 파트너십을 맺을 수 있게 된다. 

주택을 짓거나 인테리어 공사를 해야 할 경우 일반인이 건축사나 인테리어 디자이너 등을 선정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플랫폼을 이용하면 건축주 입장에서 소규모 건축 프로젝트라 하더라도 복수의 설계안을 받아 자신의 조건에 맞는 안을 선택할 수 있고 건축사도 설계안과 최종 설계에 대해 정당한 비용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이름 알리는 데 의의둘 뿐
   신진건축사 일감 수주 어려워

건축사들이 플랫폼에 참여하는 데는 복합적인 이유가 작용한다. 일감을 수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든 ‘이름’을 알리는 게 우선이기 때문이다. 특히 아직 포트폴리오가 갖춰지지 않은 신진 건축사라면 플랫폼을 이용하더라도 사업을 수주하기 어렵다. 일부 플랫폼 업체에서는 이런 이들을 발굴, 홍보해주는 역할을 해주기도 한다.

건축 플랫폼 서비스를 이용하는 A 건축사는 “예전에는 건축주가 사무소를 찾아다녔겠지만 이제는 인터넷으로 찾아다니지 않느냐. 그러니 어떻게든 우리 이름이 많이 노출되는 것이 중요한데 플랫폼에서 포털서비스와 연계해 다양한 형태로 홍보해주려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건축사가 플랫폼을 통해 건축주와 매칭을 시도하게 되면 수수료 개념의 비용이 발생하는 데다 일부 플랫폼사는 홍보를 해준다는 명목으로 연회비 등 각종 비용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부담이 되기도 한다. 상대적으로 경력이 적은 건축사일수록 부담은 더 크게 다가온다.

A 건축사는 “아무리 홍보를 위해 신경을 많이 써준다는 하지만 그쪽도 사업체다 보니 비용을 요구하기 마련”이라며 “처음에는 무료로 다 해줄 것처럼 하지만 일정기간이 지나니 돈을 내라 하더라”고 말했다.

B 건축사는 “홍보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플랫폼에 등록해 놓긴 했지만 아직까지 도움을 얻은 적은 없다”며 “다른 나라들처럼 협회와 같은 영향력 있는 단체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건축사나 작품 홍보에 나서주면 좋겠지만 여건이 따라주지 못하니 이들 업체에 기대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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