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벽두부터 불법 건축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다. 지난 몇 해 동안 벌어진 각종 사건 사고를 보면 중심에 항상 불법 건축행위가 있다. 그리고 항상 이어지는 방법은 각종 규제 법안 마련과 관련자 처벌이었다.
표면상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하는 여론 때문에 이런 수순을 밟는다. 하지만 이 방법이 최선일까? 그렇다면 지난 수십 년간 유사 사고는 왜 멈추지 않고 벌어진 것일까? 수많은 관계자들이 처벌받았고, 각종 규제 법안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여전하다.
제천 화재뿐만 아니라 강릉 펜션 사고 등 수많은 사건 사고들은 현재 진행형이다. 법도 제도도 안 된다면 결국 개인의 경각심 문제인가? 그동안의 방법이 약효가 안 먹힌다면 조금 더 세세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왜냐면 건축사들이 항상 이 구조 안에서 희생양이 되기 때문이다. 그들이 의도하던 의도하지 않던 간에 생존이라는 명목하에 따라가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더 이상 이런 희생양이 나와선 안 되기 때문에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고민해야 한다.
불법 증축을 왜 하는가? 그것은 불법 증축을 했을 때 이익이 증가하기 때문이고, 제재보다 이익이 크기 때문이다. 각종 불법 행위들이 마찬가지다. 불법 자격대여 역시 고발 또는 처벌보다 이익이 크기 때문에 멈춰지지 않고 계속 집행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방법을 달리해서 원인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 즉 불법 행위를 통해서 이익을 보는 원인자가 있다. 이들을 강력하게 제재하는 것이 필요한데, 어떤 민형사 제재보다 경제적 압박이 가장 효과적이다. 즉, 이익의 수십 배에 달하는 징벌적 벌금을 부과하는 시스템이다.
불법을 요구하는 것은 바로 최종 사용자나 원인자들이기 때문이다.
놀라운 것은 이런 불법의 일상화로 수많은 관공서조차도 불법 건축물이 많다는 점이다. 동주민센터, 보건소, 구청, 시 소유 건물 등. 전국의 수많은 관공서 소유 또는 관공서 건물의 불법 건축 현황은 엄청나다. 이들 또한 불법에 대한 심각한 인식이 없기 때문에 일상으로 자행되고 있는 것이다. 법을 집행해야 할 관공서조차 이런데 과연 불법에 대한 근절이 가능할까? 한 마디로 걸리는 놈만 바보인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이런 불법 건축행위의 사회적 임계점에 다다르고 있다. 그것을 수많은 사건 사고들이 증명하고 있다.

물론 수십 년간 자행된 불법이 불법인지 모른 채 자행된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일정한 계도 기간을 설정하고, 자진 개선 의지가 있는 이들에게 시간적 기회를 주어야 한다. 문제는 건축의 불법행위는 이웃과 연계된 경우가 많다. 오래된 지역을 보면 서로 건물이 붙어있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는 개선 의지가 있는 건물주가 상대 건물주에게 개선 요구를 강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고발조치를 하도록 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는 징벌적 벌금을 부과해서 개선하도록 해야 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일단의 불법 행위가 차제에 불가능한 것이 상식이 되도록 해야 한다. 최종 사용자나 원인자에 대한 처벌 없이는 백약이 무효다.
행정부와 정치권은 불법 건축 근절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여줘야 할 때다.

저작권자 ©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