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년간 건축사 공제조합이 논란이 되고 있다. 공제조합은 설립목적에 조합원에게 필요한 보증과 자금의 융자 및 공제사업 등을 함으로써 조합원의 자주적인 경제활동과 경제적 지위향상을 도모하여 건축사업의 건전한 발전에 기여하고, 공익사업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규정돼 있다. 조합원을 위한 특수 목적의 조직이며, 이들은 경제적 성과를 내야하고, 조합원에게 이익을 돌려줘야 하는 목표와 태생적 책무가 있다.
오늘의 건축사들이 버티고 있는 환경을 보자. 사회에서의 미흡한 처우와 날로 악화되는 대외적 제도 환경 속에서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다. 업무 환경은 제도의 구축과 상호견제 및 보완 제도들이 지속적으로 구축되고 있어 과거에 비해서 좀 더 강한 책임감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반해 설계비는 십 수 년 전 기준이 사라진 뒤에 무한 경쟁으로 덤핑이 여기저기서 벌어지고 있다. 사회적 분위기로 상승하는 저변의 인건비 등과 제반 시설비용이 늘어나는 상황 속에서 샌드위치상태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 작금의 건축사 사무소들이다.
건축사들이 이런 환경속에서 건축사 공제조합에 대한 이해와 필요를 느껴서 합류한 것은 어디까지나 건축사, 협회 회원을 위해 시작된 것이다. 협회 그리고 회원이 없었으면 애초 조합은 만들어지지도 않았고, 조합이 지금처럼 안정적인 수익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조합원의 90%이상을 차지하는 회원을 배경으로 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2018년 3월 공제조합은 새로운 금융기관의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선포했다. 그리고 자본금 확충과 회원사 증가를 공표했다. 과연 지난 2년 넘는 기간의 성과는 어떠한가? 업무성과는 조합원들에게 더 많은 혜택과 이익으로 돌아가야 한다. 발표된 경영성과를 보면 조합원들의 궁금증이 발생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전국의 많은 회원들은 조합이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고 지적한다. 건축사공제조합이 건축사 회원과 하나 되는 마음으로 소통하고 건축사를 위한 일에 더욱 매진하며 건축사들이 편히 기댈 수 있는 든든한 희망의 울타리, 협회의 든든한 후원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
물론 태동한지 얼마 안된 신생 법인으로서 공제조합이긴 하다. 그렇다고 해도 본질적인 노력이 동반되어야 하고, 그 노력은 가시적으로 보여야 한다. 많은 건축사들이 이왕이면 하는 마음에서 타 보증보험이나 공제조합보다는 우리 공제조합을 이용하기 시작해서 조합원과 이용사들이 증가하고 있음은 이를 증명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벌어지는 이런 소란과 사태는 왜 벌어지는 것인가? 보통의 금융조직이라면 굳이 관심을 가질 이유도 없다. 그렇지만 건축사 공제조합은 바로 우리 공제조합이다. 당연히 건축사들과 밀접해야 하며 함께 하는 것이 도리다.
현재 대한건축사협회가 과거와 달리 의무가입조직은 아니지만 법정 단체로서 건축사라는 직능인을 대표하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렇다면 건축사 공제조합은 대한건축사협회와 동반자가 되어야 하며 동고동락을 해야 한다. 조합과 협회간 상생구도가 만들어지고 개선된다면, 조합이 이전을 하든 무슨 문제가 되겠는가. 이러한 개선 없이 건축사 공제 조합의 이전 언급은 이해하기 힘든 행동이다.
오죽하면 현 집행부가 자신들의 공간을 공제조합에게 내어준다고까지 할까? 건축사공제조합이 대한건축사협회와 하나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벌어진 간극이 좁아지지 않는다면 일부 조합원의 발언처럼 창조적 해체를 목표하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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