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사, 비즈니스의 스펙트럼을 보다 다양하게 넓혀라”

건축사 네트워크<11> (주)나라감정평가법인 PCM사업본부 윤은영 팀장 김혜민 기자l승인2018.10.16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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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문화신문이 ‘건축사네트워크’를 연재합니다. 건축사로서 사회 각계 각 분야에서 활동하는 인사들을 소개합니다. 건축사로서 다양한 방식으로 다양한 삶을 살아가는 모습, 이야기들을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열한 번째 소개할 인사는 (주)나라감정평가법인에서 PCM 사업본부를 이끌고 있는 윤은영 팀장입니다. (글=김혜민 기자, 사진=장영호 기자)

소규모 주택정비사업이 도시 정비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월 빈집 및 소규모 주택정비에 관한 특례법이 생겨 사업절차가 간소화된데 이어 최근 정부가 도심 내 주택공급 물량을 최대한 확보한다는 일환으로 소규모 정비사업에 대한 규제 완화에 나섰다. 건축사이자, 나라감정평가법인에서 설계와 금융, 건설 등 전문적인 접근과 판단으로 정비, 개발 사업의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통합관리자(PM, Project Manager)로서 역할을 하고 있는 윤은영 PCM 사업본부 팀장을 만났다. 서울특별시 건설기술심사위원, 인천광역시 건설기술심사위원, 서대문구청 건축위원회 심의위원 등으로도 바쁘게 활동하고 있는 윤은영 팀장은 “정비사업 초기에 참여하는 건축사도 정비사업 추진위원회 임원들과 마찬가지로 정비사업의 사업성, 사업진행 절차, 사업 리스크에 대한 기본적인 판단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하며 “건축사의 비즈니스 스펙트럼을 더욱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Q. 나라감정평가법인과 법인 내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소개 바란다.

A. 나라감정평가법인은 1991년 설립 이래 감정평가 업계의 발전을 선도하는 Leading Company로서 본사와 전국 13개 지역본부 산하 감정평가사 200여 명과 전문 인력 230여 명이 소속되어 있다.

나라감정평가법인은 나라건설연구소, 나라리얼티플러스 중개법인, 부동산투자자문회사 등 전문분야의 관계회사와 PCM 등 특수 분야의 업무 영역 확대를 통해 감정평가를 넘어 부동산 관련 제반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부동산 서비스 회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나라감정평가법인 내 PCM(Project & Construction Management)팀은 감정평가영역 외 부동산 컨설팅 영역에서 부동산개발사업 프로젝트 매니지먼트에 중점을 두고 감정평가업무와 연계해 업무를 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개발사업(정비사업 포함)에 대한 PF(Project Financing)시 사업타당성 검토, 자금관리, 공사관리 업무를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수행하고, 민간사업영역에서는 개발사업 초기 사업성판단, 사업계획서 작성(사업구조수립, 자금조달계획 등), 프로젝트 관리(공사관리 포함)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부동산 개발사업 PCM 업무는 고도의 전문화된 종합서비스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각 분야의 전문가와 전문가 그룹과의 협력이 필요하다. 나라감정평가법인은 부동산에 대한 가치평가, 부동사시장에 대한 조사, 분석, 부동산 중개 업무, 부동산투자자문업무 등의 기반이 갖추어져 있고, 이를 기반으로 그 외 전문분야에 대한 협업이 가능하다. 감정평가법인에서도 PCM팀을 보유하는 곳은 드물다. 건축뿐만 아니라 시공, 금융, 마케팅 등 여러 분야를 연계해서 코디네이션을 하는 PM(Project Manager)을 하고 있다. PM은 디벨로퍼와 달리 객관적으로 사업 리스크를 살펴보고 전문적 자문을 한다.

Q. 현행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 방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A. 재개발, 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은 전면 철거방식으로 인한 원주민의 이탈과 젠트리피케이션(둥지 내몰림)이 사회적 이슈가 됐다.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한 이슈와 원주민의 재정착 문제, 그리고 도심재생 이 모두가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부동산 가격을 안정화시키기 위해서는 양적으로 질적으로 적정한 공급이 이루어져야 하고, 인구감소 등 향후 미래를 예측하는 견지에서 택지개발에 의한 신규 공급은 또 다른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 전면 재개발과 재건축은 급격한 주택가격 상승으로 기존 원주민이 내몰리는 사회적 문제가 우려가 된다. 도심 노후화, 공동화에 대응해 정부나 지자체가 도시재생사업을 추진 중이다.

현행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은 부동산 시장의 자체 동력의 흐름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각각의 사업장보다는 국토전체의 균형(최근 수도권, 지방 양극화 문제), 도시 내에서의 균형을 먼저 고려해야 하고, 이 안에서 사업성을 낼 수 있는 곳, 사업성이 없지만 반드시 개발되거나 재생되어야 할 곳, 그리고 이러한 맥락 아래에서의 공급의 시기 조정 등 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정부 자금이 여러 곳에 산재되어 있는 것 같다. 사업성이 없지만 개발 또는 재생이 필요한 곳도 있다.

열악한 저층노후 주거지를 새롭게 재정비하는 소규모주택정비사업은 상대적으로 이해관계자가 적고, 사업절차가 복잡하지 않지만 업계에서는 사업이 결실을 맺기까지 어려움이 많다. 주민들이 결국 일정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데, 들인 비용 이상으로 자산 가치가 상승한다고 해도 이해관계가 얽혀있어 중간에서 사업을 조율하기란 쉽지 않은 것 같다.

그러므로 민간이 주도해야 할 사업장과 정부가 미세 조정(지원, 규제 등)을 해야 할 사업장을 정부나 지자체가 민간과 협력하여 마스터플랜을 신속하게 수립해야 한다.

Q. 도시정비사업에서 감정평가의 핵심은?

A. 정비사업을 진행하려면 먼저 사업성을 판단해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수익과 비용을 예측해야 한다. 감정평가는 시장조사에 의해 수입영역에서 예상분양가(종후가치) 등을 추정하고 비용분야에서 현행 토지건물 등에 대한 가격(종전가치)을 산정해야 한다.

도시정비사업에서 감정평가의 핵심은 크게 종전평가와 종후평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종전평가는 현행토지건축물에 대한 가치평가로 (조합)구성원간의 균형성 확보가 핵심이다. 종후평가는 부동산에 대한 미래가치를 평가하는 것으로, 시장가치 예측에 의한 추정이 핵심이다.

사업성에 대한 일차적 판단이 이뤄졌다 하더라도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주체들이 대부분 개발사업에 전문가들이 아니고 정비사업 관리업체도 어느 정도 사업이 진행돼야 선정이 가능하다.

사업초기에 전체적인 사업의 방향과 리스크 보완책에 대한 밑그림을 그려야 한다.

정비사업 초기에 참여하는 건축사도 정비사업 추진위원회(조합) 임원들과 마찬가지로 정비사업의 사업성, 사업진행절차, 사업 리스크에 대한 기본적인 판단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최근 감정평가업계 현안은?

A. 감정평가에 대한 공신력 확보와 시장 확대가 가장 중요한 해결 과제다. 이러한 맥락에서 PCM팀이 나라감정평가법인에 합류한 이유이기도 하다.

감정평가업계도 토지가격 자동 산출 등 애플리케이션이 발전되고, 자산관리까지 업역을 확장하고 있다.

가격 자동 산출 애플리케이션은 현재 모든 경제영역에서 앱을 기반으로 한 간편 서비스가 대세이듯 부동산가격 분야도 간편성 측면에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부동산은 개별성이 강한 재화이고 부동산을 주제로 하는 시장의 다양성이 있어 전문가에 의한 판단의 필요성이 높다.

Q. 건축사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A. 건축과정과 개발사업 과정에도 높은 식견을 가진 건축사들이 많다. 건축주가 의뢰했을 때 설계를 넘어 시장에서 요구되는 용도, 자산가치가 더 늘어날 수 있는 규모가 무엇인지, 트렌드를 민감하게 캐치해서 건축주와 토지소유자에게 제안하거나 사업성이나 공사비 등도 디테일하게 파악하는 건축사도 여럿 만났다.

더 많은 건축사들이 설계자, 감리자 역할을 넘어 정비, 개발사업이 이루어지는데 필수요소인 부동산 시장 동향, 부동산 가격, 사업자금의 조달(금융), 시공, 분양, 더 나아가서는 경제 동향까지 관심을 갖고 활발히 활동하시길 바란다.

본업을 하며 타 분야에 시간과 관심을 쏟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이다. 자주 바뀌는 법제도에서 당장 진행중인 설계에 적용되는 법규만 파악하기도 쉽지 않지만 건축사들의 비즈니스 스펙트럼을 보다 더 다양하게 넓히고 키울 필요가 있다.

PM 회사를 다닐 때 사업성분석 파트에 있는 동료가 산업디자인학과 졸업 후 아파트 색채 디자인을 하다가 사업성분석 분야에 관심이 생겨 일하게 됐다는 얘기에 깜짝 놀랐다. 나는 건축사사무소에서 건물 설계 잘하고 잘 지어서 회사에서 인정받는 것만 생각했지, 건축주가 이 사업에 얼마나 투자하고, 시공사가 어떻게 공사하는지는 별로 관심이 없었던 것 같다. 동료 얘기를 듣고, 건축을 다른 분야와 어떻게 연계할 수 있을지 관심과 의문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도 백조처럼 물 밑에서 발 동동 구르며 좀 더 규모가 큰 사업에서 전문성을 더욱 키우고 열심히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건축사의 비즈니스 스펙트럼을 넓히기 위한 첫 걸음은 지금 맡고 있는 프로젝트에서 한발자국만 더 나아가는 것부터일 것이다. 설계는 여러 분야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건축사의 눈으로 본 부동산 시장, 금융, 시공(공사비), 분양 등에 대한 이해를 타 전문가, 건축주들과 공유하는 것도 필요하다.

중개사와 부동산 시장 흐름에 대해 의견도 나누시고, 시행사와 해당 지역에 적합한 용도와 규모가 어떤지 이야기 해보시고, 시공사 관계자와 적정 시공비와 마진에 대해서도 들어보는 식이다. 지금 하고 있는 업무와 관련된 분들과 식사 한 끼, 소주 한잔 하시면서 관심을 갖는 것이 금융부터 법률까지 전부 공부해 파악하려는 것보다 다가가기 쉽다. 그 안에서 건축사로서 접근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며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것을 찾아보시면 좋을 것 같다.


김혜민 기자  8691mi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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