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우위가 빚어낸 코미디…발주처 언론에 뭇매

최근 건축물 준공식에 설계자가 초대받지 못하는 사건(?)이 벌어져 파장이 일고 있다.

중앙일보는 11월 5일자 ‘대한민국 건축의 현주소’란 제목의 기사에서 안중근의사기념관 개관식에 설계 공모로 당선된 설계자가 초대되지 못한 일을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젊은 건축가 부부 김선현(디림건축 대표)·임영환 교수(홍익대)는 4년 가까운 시간에 걸쳐 작품을 만들듯 정성을 기울였다. 그러나 개관식에 정·관계 다수 참석자들에 가려 두 사람은 앉을 자리조차 찾지 못하고 자리를 떴다”고 전했다. 아울러 국립중앙박물관 개관 당시 박승홍 건축사(정림건축 대표)의 초청장을 못 받은 일, 상암월드컵경기장 개관식에서 류춘수 건축사(이공건축 대표)가 ‘훌륭한 건물을 지은 사람’으로 밖에는 거론되지 못한 일, 시립아동병원 설계자 김상길 건축사(에이텍건축 대표)가 준공식에서 서성이다 되돌아 온 사례 등을 게재했다.

이 내용이 보도된 직후 건축사들은 “가뜩이나 어려운 건축경기 속에서 더 힘 빠지게 만드는 사건”이라고 분개했다. 승효상 건축사(이로재 대표)는 이 신문에서 “공공건축을 이런 방식으로 짓는 곳은 한국밖에 없다. 행정편의주의, 건설우대주의가 빚어낸 코미디”라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경남지역 모지자체 건축공무원은 본지에 전화를 걸어 “공무원인 본인도 기사를 읽으며, 낯이 뜨거울 지경이었다. 건축물을 누가 설계했는지 정도는 알아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사건에 대하여 대한건축건축사협회는 안중근기념사업회에 항의 공문을 발송했으며 새건축사협의회는 대대적인 바로잡기운동에 나섰다. 또한 건축전문단체들은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내는 등 사후 대처를 할 것으로 보여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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