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2018 젠더혁신연구포럼 개최

여성 건설근로자를 고려한 양성평등 작업환경 구축이 필요하며, 공공임대아파트 공간을 유연하게 활용하기 위해서도 젠더 혁신이 이뤄져야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이하 한국여성과총)가 ‘남녀 모두를 위한 기술혁신’을 주제로 5월 10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2018 젠더혁신연구포럼’을 개최했다. 
 
◆ “탈의실 등 건설현장 가설물 설치시 여성 근로자 관련 기준 없어”
 
이날 ‘한국 건설현장의 젠더혁신 도입방안’을 발표한 박성신 군산대학교 건축공학과 교수(제5기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위원)는 “건설산업을 남성 중심의 산업으로 인식하는 사회적 편견으로 인해 여성의 참여가 제한적이며, ‘건설근로자의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과 ‘건설현장 공통가설물 설치에 관한 법규’ 등에 여성 근로자 관련 기준도 없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박성신 교수가 2016년 7월부터 8월까지 27개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근로자의 80%가 남성이었다. 여성의 경우, 남성근로자에 비해 시공을 지원하는 가설 시설물(탈의실, 화장실, 샤워실, 휴게실, 식당 등)에 대한 만족도가 낮았고 비판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박 교수는 “남성용, 여성용의 구분이 필요한 시설물은 반드시 가설물 분리계획을 수립해야 하며, 별도 설치에 따른 비용이 늘어날 경우, 계약 시 구체적인 비용이 반영될 수 있도록 계약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남성용과 여성 시설물 구분을 위해 전체 투입예상 인원수의 산정방법 및 남녀 비율에 대한 산정방법 등을 개발해야 하며, 여성 친화 가설시설물 설치 비용을 발주금액에 포함시킬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대형발주공사 시 여성 감리, 현장기술자 채용을 입찰조건으로 반영하거나 공사입찰 종합평가 시 여성이나 35세 미만 청년 근로자를 배치하는 기업에 가산점을 주는 제도의 시범 도입 등도 제안했다. 
 
◆ “임대주택 공간-실제 생활방식 간극, 젠더 혁신으로 풀어가야” 
 
이선영 서울시립대학교 건축학부 교수는 ‘공공임대아파트 거주 노인의 일상과 젠더 문제’ 발표에서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고 노인 빈곤층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년 여성 빈곤율이 47.2%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적인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의 개념에 따른 도시재생 패러다임 하에서 Aging in Place 구현의 핵심으로서 여성노인과 삶의 질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가 여성과 남성 노인의 공공임대주택 취향을 조사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휴식 라운지 규모를 다변화해 유연성 있게 활용하고 고령자를 위한 식당과 목욕시설 개선 등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 독신여성가구와 독거여성노인이 늘면서 여성이 대다수인 임대주택 공간과 실제 생활방식과의 간극문제가 발생하게 되는데, 기준과 가이드라인에서의 젠더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여성과총 산하 젠더혁신연구센터에 따르면, ‘젠더 혁신’이란 젠더혁신이란 생물학적인 성(sex)과 사회문화적인 젠더(gender)의 남녀 차이를 과학기술 연구에 도입하여 연구의 정확도를 높이고 과학의 잘못된 방향설정으로 인한 잠재적 사회경제적 손실을 최소화 하기 위한 움직임을 말한다. 
조옥라 서강대학교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기존의 ‘성(sex)’ 개념 대신 젠더(gender) 개념을 도입하면서 다양한 여성들의 모습이 부각되고, 남성들에게도 다양한 태도를 받아들이게 됐다”면서 “젠더적 관점이 다양한 조건에서 끊임없이 변화하는 인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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