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에 정책과 환경 변수의 영향력이 높아지면서 수요자들은 주거공간에 대한 여러 대안을 준비하게 되고 이 대안이 주류가 되는 ‘주거공간 옵션B 전성시대’가 올 것으로 예측됐다. 
최근 한국여성건축가협회가 진행한 한 행사에서 ▲옵션B ▲턴투알 ▲횰로家 ▲플랫홈 ▲올인빌 ▲ 퀀투퀄 ▲ 그린존 등이 ‘2018~2019 주거공간 7대 트렌드’로 발표됐다. 향후 2년간 주거공간에 영향을 줄 키워드로는 ‘주택관련 제도정책 변화’, ‘강남발 도시재생’, ‘4차산업혁명의 기술요소 상용화’, ‘한반도 상황 및 세계 경제’ 등이 제시됐다. 이날 발표된 ‘주거공간 7대 트렌드’를 알아본다.
 

주거공간 대안이 주류가 된다. ‘주거공간 옵션B 전성시대’는 주택시장을 둘러싼 정책과 환경 변화로 나타난다. 정부의 부동산규제로 다주택보다는 가치가 높은 집 한 채로 수요가 몰리고, 다주택자들이 임대사업자로 등록해 임대 주택시장이 투명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소형주택 인기를 끄는 가운데, 청약가점제로 인해 당첨이 어려운 경우, 전용 85제곱미터를 초과하는 중형 틈새 상품에도 수요자들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 대체 주거공간인 아파텔(주거용 오피스텔)의 인기가 높아진다. 자녀들이 독립한 빈 둥지의 시니어 부부들이 남는 방을 숙박공유업으로 활용하고, 외국인에게 한식을 제공하고 자가용으로 맞춤투어 가이드를 제공하는 취미 겸 부업활동에 나서기도 한다.

 

도심에 주거공간을 지을 땅이 부족해지면서 낡은 오피스와 공장 등이 주거복합공간으로 탄생할 전망이다. 숨겨지고 소외됐던 공간들이 도시재생과 만나 새로운 인기 주거공간으로 변신하는 ‘도심공간 퍼즐 교체 현상’이 본격화된다. 낡거나 기능을 다한 도심 사무실과 상업시설, 백화점, 공장, 연수원 등이 주거중심의 새로운 초고층 복합공간으로 재생되며, 아파트단지 지하주차장의 남는 공간을 임대하거나 식물공장 등의 공동수익사업도 가능해진다. 
청년과 신혼부부의 도심 주거공간 수요가 높아지면서 역세권 주변의 중소 노후 오피스빌딩이 소형 주거로 재생개발이 추진되고 시대 변화에 맞지 않는 주차장 설치기준 등 제도변화의 요구도 커진다.

 

혼자만의 궁극적인 행복 공간인 횰로(나홀로 욜로) 공간이 각광받는다.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 현상에 혼밥, 혼술, 혼영(혼자 영화보기), 혼행(혼자 여행), 혼캠(혼자 캠핑), 혼놀(혼자 놀기) 등 혼자서 즐기는 나홀로 현상이 합쳐진다. 
먹방과 쿡방에 이어 획기적인 인테리어 리모델링, 집 꾸미는 방송이 더욱 인기를 끌고, 싱글들의 로망을 실현하고 인증샷을 올리며 온라인 집들이를 하는 카페 같은 집, 책방 같은 거실, VR(가상현실) 홈트레이닝, 반려펫 공간 등이 유행할 것으로 보인다.
케이브(Cave, 동굴), 누크(Nook, 아늑하고 조용한 곳) 같은 나만의 공간이 바쁜 일상에 지친 현대인의 카렌시아(Querencia, 투우장의 소가 마지막 일전을 앞두고 숨을 고르는 공간)가 된다.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요소들이 집에 모인다. 집이 로봇과 드론, 무인 자동차 보관소, 주차장이 되고, 이들을 연결하는 플랫폼이 되는 초연결·초지능 플랫홈 현상이 본격화되면서 미래에는 집이 우주정거장처럼 진화하고 편리한 삶을 지원하는 공간이 된다. 
음성인식으로 대화하고 얼굴을 알아보고 문을 열어주며, 자율근무제와 주4일제 도입으로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시스템을 갖춘 원격 재택근무 홈 오피스로 변신한다. 
올해부터는 분양계약도 전자계약 시스템이 도입돼, 분양, 계약, 입주, 관리까지 원스톱서비스 기반이 마련된다. 드론 착륙장, 충전시설을 갖춘 전기차, 자율주행차 정류장도 구축된다.

 

집 근처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올인빌(All in Vill) 현상’도 나타난다. 역세권의 인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학세권(좋은 학군), 숲세권(공원, 숲 주변), 몰세권(대형 몰 주변)으로 다양화되고, 일상 속으로 파고들어 편세권(편의점 주변), 스세권(커피숍 주변), 더블·트리플·쿼드러블·멀티세권으로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따라 세분화된다. 
집 근처에서 온가족이 먹고, 쉬고, 쇼핑하고 즐길 뿐만 아니라 교외로 나가지 않고 도심의 고층주거빌딩이나 스카이브릿지 등을 활용해 익스트림 레포츠에 도전하는 현상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책 ‘The city in 2050’에서처럼 집 주변 15분 거리 이내에서 대부분 생활하는 시대가 다가온다. 

 

주거공간 서비스에 양(quantity)이 아닌 질(quality)의 시대가 오는 ‘주거 공간 품질 대전환’이 본격화된다. 일부 공동주택에서 제공되던 주차대행, 식·음료, 게스트하우스 등의 서비스가 기본이 된다. 헬스 PT(개인 트레이닝), 반려동물 관리, 첨단 서비스 로봇 등의 서비스로 더욱 고도화된다. 
일부 펜트하우스, 대형빌라 등에만 가능했던 높은 천장이 중소형에도 적용되면서 3차원 입체공간 소비시대로 본격 확산된다. 복층이나 테라스 등 새로운 공간 구조가 대중화된다. 자재산업과 시공기술 발전으로 선택 메뉴가 다양화되고 골조분양(마이너스 분양) 요구가 커진다.

 

지진, 테러, 황사 등이 이슈가 되면서 어느 때보다 안전한 집에 머무르고 싶다는 욕구도 강해질 전망이다. 화재, 사고, 도난 등에 대한 안전지대의 수요를 넘어, 첨단기술이 적용되고 자동화된, 차원이 다른 안전을 제공하는 안전지대 시즌Ⅱ가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미세먼지 농도수치를 센서가 자동 측정해 드나들 때 먼지를 털어내고 세균을 제거해주는 출입시스템, 성능이 업그레이드된 환기 설비가 적용되며, 손이 닿지 않는 배관 내부를 닦아주는 미니 청소로봇이 투입된다. 지진, 테러, 전쟁 등의 위협에 대비한 패닉룸이나 벙커시설 옵션도 확대된다.

(자료 : 피데스개발이 한국갤럽 등과 공동으로 ‘2017 미래주택설문조사’와 소비자 간담회, 세계 각국의 트렌드 자료 등을 조사해 도출한 ‘2018~2019 주거공간 7대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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