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정훈 대한건축사협회 신임회장 인터뷰

"회원 힘들 때 앞에서 비바람 맞으며 건축, 건축사 위상 재정립에 역할 할 것"

"올해는 소통의 시대, 국가정책에 동반하며 국가와 국민, 사회와 소통·관계에 온힘 다할 것"

"회원 자존심을 지키고, 건축사를 국가건축정책 동반자 위치로 격상시키는데 최우선"

새 정부 국정기조는 국민안전, 복지, 도시재생으로 요약된다. 이 모두 국민 의식주를 다루는 건축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화두다. 대한건축사협회 회원의 강력한 지지를 받으며 제32대 회장에 취임한 석정훈 신임회장은 건축사가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키는 수호자, 공공의 업무를 담당하는 공인, 더 나아가 국가건축정책 동반자’로서 새롭게 정의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원칙을 바로 세우고 소통을 통해 건축사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을 모든 일의 첫째로 꼽았다. 3월 5일 취임을 시작으로 협회활동을 본격화하며 전 회원의 이목이 석정훈 신임회장에게 쏠린다. 1만 1천 여 회원의 얼굴이 되어 모든 현안 최전선에서 뛰게 될 석정훈 신임회장을 만났다. 

 

Q. 이제 본격 협회업무를 시작한다

당선 이후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갔다. 대한민국 건축사를 대표하는 대한건축사협회 회장으로 선출된 것이 개인적으로는 크나큰 영광이지만 한편으론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당선 후 취임까지 지난 40일간 업무인수인계에 공을 들이며, 위원구성 등 앞으로 건축사업계의 현안과 제도 개선 과제를 어떻게 풀지 고민하고 준비하는데 열정을 쏟았다. 다양한 현안에 직면한 우리 건축사의 미래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는 걸 안다. 앞으로 3년간 회원의 권익과 건축사업계의 도약을 위해 선두에서 비바람을 맞으며 주어진 역할을 성실히 수행할 것이다.


Q. 앞으로 대한건축사협회를 어떻게 이끌어나갈 것인지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건축사 업무에 대한 합당한 평가와 정당한 대가를 받고 일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는 것. 이러한 삶의 안정된 바탕 위에 건축사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것. 이것이 앞으로 펼치고자 하는 협회 운영의 방향과 정책의 목표다. 국가정책에 동반하고 우리의 미래를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겠다.
1965년 창립된 대한건축사협회는 반세기 넘게 대한민국 건축의 방향을 설정하고, 국민 삶의 질 향상, 그리고 이를 위한 정부 정책수립 지원에 노력해왔다. 나 또한 역대 회장들이 쌓은 좋은 전통은 지속, 발전시키도록 할 것이며, 잘못된 관행으로 생긴 불합리한 제도·관습은 고치도록 하겠다. 오랜 기간 협회 임원으로 활동해오며 안타까웠던 것은 관점과 방향만 바꾸면 많은 것이 달라질 수 있음에도 하지 못하는 아니 하지 않는 현실이었다. 급변하는 시대에 협회 운영과 건축 제도·관행이 여전히 과거의 틀에 갇혀 있는 것이 사실 아닌가.
앞으로 새로운 시각과 관점으로 국가정책에 동반하는 모습, 같이 코드를 맞춰 나가며 국민과 국가, 사회와 소통해나가고 관계해나가겠다. 선거에서 내건 슬로건인 ‘오로지 회원’과 같이 회원 목소리에 귀를 열고, 특히 건축의 본질 가운데 하나인 다양성을 극복하며 우리 건축계가 하나가 되는 데에도 적극 힘쓰겠다.


Q. 건축사업계가 현재 직면한 위기와 극복 방안은 무엇인지.

선거후보자 시절인 작년 포항지진, 밀양·제천 사고에서 마땅히 국가 재난의 중심에 있어야 할 건축사의 역할은 없고, 오히려 책임의 소재를 묻는 자리에 내몰리는 모습을 봤다. 참으로 안타까웠다. 지금 이대로 가다가는 우리에겐 희망·미래는 없다. 또 젊은 후배들이 어렵고 힘든 것은 앞으로 희망이 없나 하는 것이 더 어려운 것이다. 협회가 건축계 희망에 대한 비전을 만들어가는 노력도 중요하다.
우선 가장 큰 과제는 우리 건축사가 사회와 국민 앞에 어떤 위치에 있는지 되돌아봐야 하며, 임기 동안 건축사의 정의를 새롭게 해야 한다는 점이다. 국민의 기본권인 의식주를 담당하는 전문가인데, 어떻게 국가에서 건축정책을 수립할 때 협회에 물어보거나 자문을 하지 않을까. 냉정하지만 이것이 지금 우리의 위상 현주소다. 중요한 것은 지금 우리가 어떤 위치에 있는지 냉철히 바라보고 이 위치를 재확인하는 것부터 우리의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단지 건물을 설계하는 전문가가 아니라 바로 ‘국민의 안전과 재산을 지키는 수호자, 인간의 기본권인 의식주를 담당하는 삶의 설계자, 궁극적으로 대한민국 건축을 만들어가는 국가 건축정책의 동반자’의 위치로까지 나아가야 한다. 그러려면 끊임없이 외부와 소통하고 관계해야 한다. 여기에 답이 있다. 
지금 국가정책의 가장 중요한 화두는 안전, 복지, 도시재생이다. 정부기관, 정치권, 언론 등에 도시재생, 안전, 복지가 왜 중요하고 국민의 입장에서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지, 거기에서 건축사 역할의 무엇인지 이야기해야 한다. 찻잔은 주전자 밑에 있어야 한다. 우리 스스로만 열심히 만들면 되는 것이 아닌 각종 국가·사회적 화두에 정책제안을 하며, 국가정책에 동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새로운 건축 시장도 개척하고 확대시킬 수 있다.


Q. 이를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정책에 역점을 두고 추진할 생각인가

올해는 소통의 시대다.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듯 사업을 할 수 있는 여건의 조성이 먼저이지 않나. 이러한 바탕 위에 이미 계획해놓은 임기 3년간의 실천, 성장을 위한 마스터플랜을 하나 하나 구현해나갈 것이다. 
건축사법이 사실 지금 우리 건축사의 사회적 위상을 반영하고 있다고 볼 때, 현재 건축사법, 건축법이 독자적 역할 못하고 건설산업기본법 등 건설 관련 법에 영향을 받아 업역이 침해받고 있는 실정이다. 대표적인 것이 감리제도 개선 관련한 건축법 개정내용이다. 우리 건축사는 모든 업무, 행위가 법의 테두리 안에 있음에도 아직 한 번도 주도적·능동적으로 건축사법, 건축법을 개정한 적이 없다. 이 또한 사회에서 국가에서 우릴 어떻게 보는가를 알 수 있는 대목 아니겠나. 먼저 국회와 국토부, 유관단체, 언론과의 원활한 교류와 소통으로 동반자적 관계 구축을 통해 감리관련 건축법 개정, 협회조직개편, 공제조합 개선, 그리고 건축사협회 의무가입 등 모든 문제들을 차근차근 풀어나가겠다. 
건축에 대한 다양한 사안, 현안이 있지만 모두 개별 사안이 아니다. 결국 연결고리를 가진 다 한 가지 사안이라 볼 수 있다. 모든 문제의 출발점을 우리의 사회적 위상으로 보고 있다.

 

Q. 끝으로 회원에게 한 말씀 부탁한다

재임기간 동안 새로운 시대조류에 부합하는 건축환경을 주도하는 협회로, 회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조직으로 만들겠다. 대한건축사협회 회장은 1만 1천 여 회원의 얼굴이 되어 국회, 국토부 등 유관기관을 직접 만나 열정을 쏟아야 하는 공인이다. 회원의 자존심을 지키며, 건축사를 국가건축정책 동반자의 위치로 격상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큰 관심으로 지지와 성원을 부탁드린다.

대담 : 천국천 편집국장, 사진 : 장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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