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물 방화성능 향상을 위한 정책 과제 세미나’

정책방향 논의 뒷전, 토론 본질 벗어나 업계 목소리만 내세워

건축물 화재사고가 잇따른 가운데, 화재피해를 막기 위한 정책 방향을 논의하는 세미나에서 논지에 벗어난 ‘창호규제’의 이견들이 오고갔다. 화재 시 PVC창호에서 유독가스를 발생하기 때문에 규제해야 한다는 알루미늄 창호업계의 주장과 창호 규제는 지나치다는 반박이 팽팽하게 대립한 것.
2월 12일 국회입법조사처 대회의실에서 김종민, 정종섭, 황희 국회의원, 국회입법조사처 주최로 ‘건축물 방화성능 향상을 위한 정책과제 세미나’가 개최됐다. 세미나는 가천대학교 민세홍 교수가 좌장을 맡아 세션 1 ‘건축물 창호 방화성능 향상을 위한 과제’와 세션 2 ‘건축물 가연성 외장재 사용 현황과 과제’로 나뉘어 진행됐다. 각각의 세션은 2개의 주제 발표와 토론으로 진행됐다.

◆ 국내 창호 단열성능, KS로 관리되고 있어
   성능향상 요구 위해서는 객관적인 근거 필요
   “PVC 창호 규제는 단편적인 시각”

세션 1은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이영주 교수의 ‘해외 법제도 소개 및 국내 법제도와 비교’ 발표와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권인구 선임연구원의 ‘건축물 창호의 국내외 화재안전 기준 비교’ 발표로 시작했다. 이영주 교수는 “국내 창호 방화성능은 한국산업표준(KS)에 의한 품질관리가 되고 있다”며 “창호에 성능 향상을 요구하기 위해서는 ▲ 화재 시 창호로 인한 화재 확대 사례와 통계 ▲ 창호의 가연성 재료 사용으로 인한 화재위험성 ▲ 발화위치에 따른 화재 영향성 ▲ 창호 방화 성능이 국제기준에 부합되는지 여부 ▲ 현 시장에서의 가능성 ▲ 건축적 기능성 적합한지 등이 세심하게 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주)알루코 박상우 부사장은 “PVC 창호 규제가 필요하다”며 화재 시 PVC 창호에서 발생되는 유독가스로 인해 화재피해가 확산됐다고 말했다. (사)한국바이닐환경협회 송정근 대외협력팀장은 박상우 부사장의 말을 지적하며 “화재 시 실내에 있는 많은 가구, 제품들이 거의 가연성 제품”이라며, “PVC 창호만 규제를 한다는 것은 일부업계의 지나친 판단”이라고 했다. 또한 “제천 화재 현장 조사 결과에 창호로 인해 화재가 확산됐다는 내용은 없었다”고 전했다.
국토교통부 남영우 건축정책과장은 “창호 안전 규제에 대한 문제제기는 전부터 있었다”며 “앞으로 창호 규제합리성, 해외 규제 사례, 규제 도입 시 실현가능성 등을 면밀히 검토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발표를 맡았던 권인구 선임연구원도 PVC 창호 규제에 반대하며 “국내 PVC 창호가 다른 나라에 비해 유독성이 높다고 하면 규제를 적극적으로 논의하겠지만 외국사례를 보더라도 규제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가연성 외장재 사용, 화재 확산
   대형화재 발생 위험 커져
   화재안전성능평가, 외장재 성능 개선 등
   제도 개선으로 피해 예방 노력해야

   
세션 2는 ‘건축물 패널구조 외벽 마감재의 화재 위험성’을 주제로 한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채승언 전임연구원의 발표로 시작됐다. 채 연구원은 “가연성 외장재가 사용된 건물 화재가 발생하면 수직 또는, 수평으로 빠르게 화재가 전파되어 대형 화재가 발생한다”며 가연성 외장재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가천대학교 화재·소방과학연구센터의 이재문 실장은 ‘건축물 가연성 외장재 사용 현황 및 법제도 개선방안’에 대해 “국내 소규모 건축물의 대부분이 외단열 공법으로 시공돼 있어 대형화재의 위험을 간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국내에 외단열 시공방법 및 품질관리에 대한 명확한 시공방법이 마련되지 않은 점도 지적했다. 이 실장은 “외장재 관련 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방법으로 ▲ 화재안전성능평가표를 토대로 ‘화재안전성능평가’ 시행 ▲ 가연성 외장재의 성능을 개선과 기술 개발 등 ▲ 기존 건축물에 대한 화재 안전 관리나 유지·점검 기준, 체계 마련 ▲ 화재 에방 및 화재대응 역량을 강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강화되는 건축법과 소방 관련법의 상이한 부분들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기존 건축물의 방화 성능에 대한 데이터베이스가 마련돼 이에 걸맞는 연구가 함께 진행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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