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재해에
맞서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인재와 병행해서
벌어지는 재해는
재앙으로 돌아올 것이다.

이에는 맞서야 한다.
이는 미래 대한민국의 모습이
어떻게 바뀌어 가는지에 대한
과제이다.


대한민국의 지진에 대한 안전대책은 무탈하였나? 답은 아니다.

2016년 9월 12일 경주에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지진이 일어났다. 국민들 뿐만 아니라 건축 관련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조차 남의 나라에서 벌어지는 자연현상 쯤 생각하였던 것은 아닌지 지속적인 대책보다는 서둘러 진화하려는 노력에 비하여 지진에 대한 충분한 연구와 검토 등이 없었다.
그런 가운데 2017년 11월 15일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지진이 발생했다. 이는 더 커다란 재앙을 자져올 전조에 불과한 것일 수도 있다.
지난 경주지진 이후 정부와 업계 등 대책회의와 토론회 등이 수 차례 이루어졌다. 몇 개월간의 분주하던 시간이 흐르고 난 뒤 또 다른 사회사건에 묻혀 잊혀져가고 있다. 2016년 경주지진이후 토론회에서 필자는 정부에 지진관련 컨트롤 타워 구축을 제시했다. 지속적인 연구와 검토만이 앞으로 닥칠 재앙에 대비할 수 있으리라고 경고한 바가 있다. 하지만 누구도 하지 않았다. 경주지진은 다른 사회적 이슈와 함께 사라지고 포항 지진이 발생하고 난 후에나 TFT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진 것은 참으로 아쉽다. 그럼에도 현재의 지진대책에 대한 고민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점에는 다행이라 생각한다.
지진은 자연현상의 일부분이지만, 인간이 거주하는 공간인 건축물에 인공적 재해로 다가오는 것은 무시못할 일이다. 그럼에도 지진으로 인해 모든 건축물이 공간의 역할을 하는 건축이 아닌 지진만을 대응하는 건축물로서 이 현상을 보는 시각이 있다. 건축은 인간이 살아가는 삶의 공간이다. 이 공간을 다양한 기능과 인간의 심리적 내용을 담고 있어야 하는 그릇임에도 그렇지 못한 것은 안타까울 뿐이다.
2017년 11월 이후 매주 진행되고 있는 지진 TFT회의, 2018년 초 ‘필로티 등 지진취약 건축물 지진방재 대책 마련을 위한 연구’, 2018년 중장기 연구인 ‘성능평가를 통한 지진 대책 연구’ 등 지진대책 관련 연구 용역 회의, 화재로 인한 대책회의의 연속 등 선제적이기보다는 재해에 끌려가는 대책으로 우리 사회가 지속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는 우리 사회가 선진화된 사회로 가기위한 분기점에서 앞으로도 더 많은 인재로 불리는 재해가 다가올 것에 대한 대응으로는 부족해 보인다. 자연재해에 대한 대응도 끊임없이 쫓아가야하는 상황이다. 이런 시점에서 우리사회의 안전에 대한 시사점을 몇 가지 제시해보고자 한다.

첫째, 우리 사회의 안전은 기초적인 마음가짐에서 시작된다.

이는 교육과 관련된다. 성과위주의 교육에서 우리의 미래세대는 남에 대한 배려보다는 자기중심의 이기심을 가져가며 살고 있고, 기초적인 과정을 중시하기보다는 결과를 획득하려는 관점에서 배워가고 있다. 이는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도 걸림돌이다. 도움을 준다기보다는 나 먼저 살고 보자는 이기심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둘째는, 포항 지진을 바라보는 시점이다.

경주지진이후 무심하던 관심이 포항지진 이후 불붙기 시작했다. 이는 지진대응을 위한 구도보다는 이 기회를 틈타서 밥그릇을 챙기려는 일부 단체를 중심으로 활발하다. 서로 협심하여 지진에 대한 연구와 데이터 수집, 한반도만이 가진 지진의 특성파악, 한국형 지진대책의 물리적이고 제도적인 방안 노력보다는 자연재해를 남의 탓으로 돌려 나의 밥그릇을 챙기려는 시도다. 이는 극히, 한국사회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측면이면서 더욱 악화된 재앙에 대처하기 힘든 사고방식이다. 이에 건축 관련 단체들간의 대승적인 사고의 전환으로 미래 한국사회의 병폐가 될 수도 있을 안전대책에 대하여 함께 노력해야 한다. 새로운 단체의 집행부에게도 바라는 바이다.

마지막으로는, 개별적인 재앙은 자연재해뿐만 아니라 인간에 의한 인재가 더욱 중요하다. 자연재해와 함께 인재가 함께한다면 더욱 큰 재앙이 되기 때문이다.
이제는 서로 챙겨주고 배려해주면서 우리의 문제를 함께 풀어나가기를 2018년에는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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