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초에는 시의적절한 한자성어를 선택하고 사색하는 일이 우리 사회에 언제부턴가 이벤트로 유행이 되고 있다. 얼마 전 <교수신문>은 2017년말 올해의 사자성어로 ‘파사현정(破邪顯正)’을 선정했다. 그릇된 것을 깨뜨려 없애고 바른 것을 드러낸다는 뜻으로, 적폐청산이 제대로 이뤄져 파사(破邪)에만 머물지 말고 현정(顯正)으로 나아갔으면 하는 소망도 담겼다고 한다. 2001년 시작된 올해의 사자성어는 전국 교수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결과를 발표한다. 대체로 그해 정치권과 권력의 풍속도를 보여주며, 2006년부터는 연초 새해의 바람을, 연말엔 한 해의 성찰을 담은 사자성어를 발표했다. 또 파사현정에 이어 ‘해현경장(解弦更張)’이 응답자 18.8%로 올해의 사자성어 2위에 올랐다. 풀어진 거문고 줄을 바꾸어 멘다는 뜻이다. 3위는 응답자 16.1%가 선택한 ‘수락석출(水落石出)’로서 물이 빠지자 바닥의 돌이 드러난다는 뜻이다.
올해의 사자성어를 건축계와 연결해 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포항지진, 제천 화재사고 등 각종 사건사고가 많았던 2017년을 뒤로 하고 새해에는 제32대 대한건축사협회 회장선거를 통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건축계 앞날이 크게 열리어 희망이 있다는 ‘전도양양(前途洋洋)’으로 정하면 어떨까. 대체로 연초와는 다르게 연말에는 기대와 상반된 사자성어가 등장한다는데, 올해 한 해는 모든 일이 순조롭게 풀려 건축사가 원하는 바를 성취하는 ‘유지경성(有志竟成)’ 또는 ‘만사형통(萬事亨通)’의 성어를 연말 떠올릴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저작권자 ©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