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조 단독주택, 내진설계 기준에 핸디가 필요

이동흡l승인2017.12.18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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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나 당구 경기에는 핸디가 있다. 기량의 차이가 나는 경기자에게 이길 기회를 공평하게 주기 위하여 우월한 경기자에게 지우는 불리한 조건을 핸디캡(handicap)이라 하며, 핸디는 이를 줄인 말이다. 이미 알려진 경기력으로 게임에 임할 때 출발선에서 공평한 기회를 주기 위하여 적용하는 게임 룰이다. 전국의 모든 단독주택과 공동주택은 12월 1일부터 내진설계를 갖추도록 내진설계 기준이 강화됐다. 2016년 경주 지진이후, 2017년 5월 국토부의 보도자료를 통해 규모 뿐만 아니라, 모든 주택(단독 및 공동주택)에 내진설계를 적용할 것이라고 예고됐고, 구조형식에 관련 없이 철근콘크리트나 조적조 건축물과 똑같은 기준이 목조 단독주택에도 적용 시행되고 있다. 여기에서 두 개의 게임 룰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첫째, 내진설계를 해야 할 구조 확인 대상 건축물에 대한 지정이다. 다중이용 건축물이나 공공분야의 건축물인 경우, 또는 중요도가 높게 평가되는 건축물은 내진설계를 당연히 적용해야 한다. 그런데 단독주택을 중요 건축물과 같은 룰로 지정하는 것은 건축주 입장에서 판단할 때 핸디가 없는 올림픽 경기에 일반인을 강제로 참여시키는 것과 같다. 구체적으로, 현행법에는 구조 확인 대상 건축물은 「건축법시행령」 제32조 제2항에 근거하고 있다. 이 조문의 제2항 제1호에서 제8호까지는 건물의 층수, 연면적, 높이, 기둥간 거리, 용도가 다중이용 건축물이거나 중요도가 높은 건축물, 특수 구조건축물로 규정되어 있고, 제9호에서는 단독주택을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니까 현재로서는 제32조 제2항에 속한 목조 단독주택도 핸디 없이 구조 확인 대상 건축물에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제1종 근린생활시설과 같은 다중이용 건축물이 아닌 경우는 구조 안전 확인 대상이 아니므로 기준이 모호한 점도 있다. 또한, 건축법상의 단독주택 중 다중주택, 다가구주택, 공관에 대해 내진설계를 적용하는 것은 이해가 되나, 개인 소유의 목적으로 하는 단독주택에 대해서까지 내진설계를 적용하는 것은 다소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둘째, 목조 단독주택은 다른 건축물보다 지진에 견디는 능력이 우수한 것은 이미 공평이 나있다. 실제로 동일본지진 이후에 일본경골목조협회가 진도 6이상을 경험한 일본 전역의 경골목조주택 20,772호를 설문 조사한 결과, 95%인 19,640호가 살아가는데 차질이 없다고 하여 목조 단독주택이 지진에 강함을 입증하고 있다. 목조 단독주택은 소규모 건축물이고 용도상 각 실을 구분하는 내력벽이 건축계획상으로 갖추어져 있다. 그러므로 철근콘크리트나 조적조 건축물보다 내진성능이 월등하게 우수하다. 지진에 강한 이유는 바닥-벽-지붕의 프레임에 구조용 패널로 고정하였으므로 건물 일체가 면과 선으로 이루어진 6면체이기 때문이다. 이 기술은 항공기가 극한 강도에 견디도록 개발된 모노코크(Monocoque) 구조를 도입한 것이다. 지진의 흔들림을 한 부분으로 집중시키지 않고 건물 전체로 받아들이고 분산시키는데 매우 유용한 구조다. 또한, 미국의 경우는 경골목구조가 다른 구조보다 안정성이 좋고, 수평하중에 대한 저항력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었기 때문에 소규모 목조건축물은 IRC(Inter-national Residential Code)로 간단하게 서술 설계하고 있다. 이것은 내진설계 게임에서 목조 단독주택은 구조설계에 핸디를 적용한 조치다. 지진이 빈발한 일본에서는 우리나라에서 시행을 시작한 「소규모건축물의 구조기준」을 2006년 12월부터 목조주택의 구조설계를 소규모 건축물에 한해서 다른 건축구조보다 우선적으로 건축기준에 포함하고 있다. 국토교통성 주택국에서는 목구조가 포함된 「소규모목조주택의 구조관계 규정」을 구조설계1급 건축사에서 건축사로 개정하여 구조설계 인정 확인할 수 있도록 핸디를 적용하고 있다. 이제 국내 현실로 돌아왔을 때, 우선 목구조의 경우는 기존 건축사들에게 익숙한 철근콘크리트구조 및 조적구조와 설계 및 시공감리가 다르므로 목구조에 대한 추가적인 지식과 경험이 필요하다. 우선 목조주택 구조설계에 경험이 있는 건축구조기술사의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고, MIDAS 프로그램과 같이 3D 모델링을 통한 구조검토가 아닌, 단일부재별로 Woodworks, StruCalc, Forte 등의 프로그램으로 구조검토를 진행해야 하므로, 많은 시간이 소요되며, 설계용역비가 고가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건축물의 구조기준 등에 관한 규칙의 2층 이하에 적용할 수 있는 목구조 부분의 소규모건축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전문적인 구조계산을 해야 하는 건축물의 안전 및 내진설계확인서를 작성해야 하므로 무조건적으로 구조기술사에게 맡길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러한 형평성의 차이가 주택의 설계에 빠르게 반영되고 있기 때문에 콘크리트 쪽으로 편중이 우려된다. 소규모 목조주택에 유·불리한 핸디를 주지 않는다면 목조건축 시장은 경쟁력을 상실하고 급랭할 수밖에 없다.


이동흡  한국목조건축협회 전무 heub257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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