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의 진화, 그 다양성에 대하여 ⑭

근대한옥이 형성된 배경으로 생활환경의 개선, 도시화, 서양문물의 수용 등의 정치·사회적인 배경과, 건국이후의 유교 이념 보급, 개화기 위생사상이 강조되면서 방이 기능별 공간으로 나뉘었고, 1920년대에는 생활환경과 결부돼 주거환경 개선이 논의됐다. 1930년대에는 안방과 부엌이 기능적으로 연결되는 등의 주거의식이 변화했다. 무엇보다도 서양인들이 정착하면서 공사관과 같은 개량한옥이 등장하고, 주택개발업자들에 의해 도시형 한옥이 공급되기 시작하였다. 외국인들이 자신들의 습관과 용도에 맞게 개조하고 업자들에 의해 한옥의 근대화는 이어졌지만 그래도 당시에는 여전히 불편했었다고 한다. 이후에도 문화주택, 영단주택, 광복이후의 공영주택, 산업화와 새마을운동을 통해 위생설비와 입식화로 변화하는 등 주거문화는 계속해서 변화해 오늘날까지 이르렀다. 이렇게 긴 시간 발전하면서 한옥에도 영향을 받기는 했지만 당시 한옥은 주된 주거형식에서 밀려나 관심밖에 있었다가 2000년 초반부터 새롭게 부각되기 시작하면서 그동안 발전해온 기술들이 지금의 신한옥에 접목되어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한옥의 설계나 시공을 오래 접하다보면 목구조와 지붕부의 구성이 한옥건축에서 가장 쉬운 부분으로 와 닿을 즈음, 또 다른 고민이 찾아오는데... 집이 완성 단계에 이를 때 쯤 인테리어와 현대적 설비들이 어떻게 잘 어우러지느냐가 숙제로 다가올 만큼 아주 중요한 공종임에 틀림없다.
처음의 시도는 다소 어색해 보일 수 있지만 누가보아도 괜찮은 아이디어라고 생각돼 하나둘 사용하게 되어 많은 소비자들이 원하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산업화까지 이어질 수 있으니 우리가 과감하게 시도해볼 필요가 있겠다. 단, 전통에 기반을 둔 디자인인지, 기능과 디자인은 조화를 이루고 있는지는 각자 고민해 보자.

▶ ‘한옥건축을 말하다’ 연재를 마칩니다. 다음호부터는 한국목조건축협회 이동흡 박사님의 ‘목재와 목조건축’에 대한 연재로 이어갑니다. 그동안 두서없이 연재하였던 ‘한옥건축을 말하다’를 애독하여 주셔서 대단히 감사드리며, 계속해서 다른 지면을 통해 한옥건축에 대한 노하우를 공유토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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