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국’이란 말이 입에 붙고, 나라 곳곳에서 ‘시국선언’이란 것을 하고 있다.
시국선언이란 정치 또는 사회적으로 큰 혼란이 있거나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판단될 때, 특정 집단이 한자리에 모여 현안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사태해결을 촉구하는 것을 말한다. 인터넷 검색엔진에 ‘건축사 시국선언’을 검색해보니, ‘검색결과가 없습니다’라는 메시지가 뜬다. 이 글에서 민감한 정치적인 견해나, 건축사(협회)의 현 시국에 대해 관심 없음에 대한 얘기를 하고자 하는것은 아니다.
다만, 우리의 목소리가 너무 흩어져 있는 것은 아닌지, 건축사 본연의 업무 보다는 그 외적인 것에 더 집중하고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고자 한다.
성대하게 막을 내린 2016년 대한민국건축사대회에서는 건축사들의 많은 현안과 바램들이 여러 대표자들을 통해 선언되었다. 이러한 선언이 사회와 국민들에게도 전달되어 소통이 되는 것인지, 아니면 단지 우리들만의 공허한 외침이 되는 것은 아닌지 곱씹어 봐야 한다.
국민이 행복한 건축을 위해서는 먼저 건축사들이 하나가 되어 사회와 소통되어야 한다. 이러한 면에서 건축사협회가 주도가 되어 여려 형태로 흩어져 있는 건축사들과 교수, 문화계 관련자들을 하나로 모으려는 시도는 긍정적으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나된 목소리로 건축사들이 당면하고 있는 시국을 선언함으로 사회와 국민들이 인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건축사의 주 업무는 건축설계다. 합리적인 건축사대가를 외치는 이유도 제대로 된 설계환경을 위한 것이다.
최근 발주되는 여러 설계공모들이 있지만 건축사협회가 주관을 대행하는 설계공모 건을 찾아볼 수가 없다. 그렇기에 여러 건축사들로부터 제기되는 설계공모에서 지침이나 법규가 위반되어도 눈에 좋은 작품들이 당선작으로 선정되는 일이 발생한다고 생각된다.
건축사협회가 감리분리 등 다른 현안들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모습을 모이는 것에 반해, 정작 본업인 설계에 대해서는 주도하고 있지 못하다는 인상을 가지게 된다. 외국의 사례를 보더라도 협회의 계약서 양식과 시방서가 국가적인 표준이 되어 건축설계와 시공 관련된 계약을 위해서는 협회의 정회원이 양식을 작성하여 다운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화 되어있다. 이러한 시스템이 결국 건축주는 건축사를 먼저 찾게 되고, 설계부터 시공까지의 모든 과정을 전문가인 건축사의 컨설팅을 받으며 진행하게 만들어 준다.
건축사협회가 주도적으로 하나된 목소리를 모아 시국선언을 해야 할 때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욕심을 내고 강력하게 주장해야 할 것은 건축설계와 관련된 제도 및 시스템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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