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아가포럼 세미나, ‘자연재해에 대비한 주거환경 개선’

강도 5.8의 경주 지진과 이어진 제18호 태풍 차바 등 최근 일련의 자연재해로 ‘안전’이라는 키워드가 더욱 관심 받고 있는 현재, 아가포럼이 ‘자연재해에 대비한 주거환경 개선’이라는 주제로 제3회 아름다운 주택, 품격 있는 국토를 위한 세미나를 11월 11일 서초동 건축사회관 1층 대강당에서 개최했다.
아가포럼은 ‘우리의 가정, 우리의 마을, 우리의 국토를 정성껏 가꾸자’는 취지로 2014년 창립했다. 주택 개량, 동네가꾸기, 기술 지원 등 기부와 봉사활동과 국민들의 아름다운 집에 대한 공감대 확산을 위해 ‘아름다운 우리아파트 사진 공모전’ 개최뿐만 아니라 정책제언을 위한 세미나 등을 개최하고 있다. 정장원 아가포럼 공동대표는 이날 세미나에서 “우리들의 생활에 영향을 주는 태풍, 호우, 가뭄, 황사, 지진, 해일, 우박 등 자연현상을 어떻게 잘 적응해야 하는지, 그리고 주거환경을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이번 세미나의 중요성을 말했다. 대한건축사협회 조충기 회장도 “최근 지진으로 인해 국민들의 불안감을 이용해 업역확대를 시도하는 무리들이 있는데, 국민이 진정 필요한 건축이 무엇인지 고민해봐야 한다”며 “건축은 국민의 행복을 최우선해야하고, 행복한 건축이란 안전뿐만 아니라, 심미성, 유지관리, 복지 등이 함께 어우러질 때 가능하다”고 말했다.

◆ “재해특성에 맞는 한국적 설계기준 마련 필요”

이날 세미나에서는 대한건축사협회 김영훈 법제위원장의 ‘자연재해가 주거환경계획에 미치는 영향’, LH토지주택연구원 윤영호 선임연구위원의 ‘노후 주거지의 주거성능 향상을 위한 리모델링’ 주제발표가 있었고, 이어 한국건축학교육인증원 신범식 원장을 좌장으로 종합토론이 진행됐다. 토론에는 권오정 교수(건국대), 김형근 연구위원(SH도시연구원), 김호준 이사(대한건축사협회), 남상오 상임대표(주거복지연대), 박형재 사무관(국토교통부 건축정책과), 윤태호 과장(경기도청 건축디자인과), 홍선표 기자(한국경제신문) 등이 참여했다.
김영훈 법제위원장은 주제 발표에서 자연재해로부터 건축과정상의 개선방안을 소프트웨어적·하드웨어적·제도 개선방안으로 나누어 설명하며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공사감리의 독립성 확보와 재해특성에 맞는 한국적 재해 설계기준 마련이 필요하고, 하드웨어적 측면에서는 부실시공 방지를 위해 현행 통합발주를 유지하며, 각 공종별 전문가와 협력체계 강화가 필요하다.
또 제도적으로 설계와 시공, 유지관리의 통합적인 법 제도 운영과 상시 재해안전종합 TF가 구성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윤영호 선임연구위원은 ‘노후 주거지의 주거성능 향상을 위한 리모델링’이라는 주제발표에서 “노후 주거지는 만들어진 시점에서 이미 현재 설계기준보다 떨어지고, 지금의 사회적 요구에도 맞지 않는다”며 “지속적 유지관리는 건축물을 그 시기에 그 성능에 맞게 맞추는 과정이다”라며 유지관리점검의 중요성에 대해 말했다.

◆ “안전에 대한 사고의 전환 필요, 전략이라는 큰 틀 아래 로드맵 짜야“

이어진 토론에서는 권오정 교수가 “지진과 태풍 등에 대한 대응도 중요하지만 주거취약계층을 위한 폭염에 대한 대응도 필요하다”고 말했고, 김형근 연구원은 “자연재해는 불가항력적이지만, 준비에 따라 피해의 정도는 달라질 수 있다”며 “건축사를 중심으로 각 분야 전문가들이 협력해 한 목소리로 자연재해에 대한 준비를 말할 때, 국민들에게 메시지가 전달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호준 이사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냉정하게 ‘안전’에 대한 기준은 무엇인지 정량적인 분석이 필요하고, 법이 개별적으로 강화되고 있는데, 전략이라는 큰 틀 아래 안전강화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남상오 대표는 “사전의 안전대책도 중요하지만 재해 사후의 이재민 주거복지도 관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했고, 윤태호 과장은 “철저한 감리가 필요하고, 기존 건축물 내진보강이 쉽지 않기 때문에 보다 과감한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엄정희 건축정책 과장을 대신해 참석한 박형재 사무관은 “오늘 나온 제언들이 제도개선에 포함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토론 말미에 홍선표 기자는 “언론이 자연재해를 다루는 문제점의 원인은 전문가 취재원이 없기 때문”이라며 “안전에 대해 꾸준히 목소리 내는 전문가 그룹이 필요하다”고 협조를 요청했다. 토론자들의 발언 이외에도 플로어 발언으로 조충기 대한건축사협회 회장은 “김호준 이사의 ‘사고의 전환’에 대해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자연재해 안전 문제에 대한 정부의 책임의식이 필요하다. 사고가 터지면 그에 맞는 제도개선을 생각해야지 감리자 처벌 강화 등 책임을 민간에 전가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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