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건축사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좋은 건축물을 설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좋은 건축물이란 기능적 충족 및 건축주의 예산에 합당하면서도, 미적인 가치를 가지는 건축물일 것이다.
특히 젊은 건축사들에게는 한 작품씩 포트폴리오를 채워가는 과정이 더욱 절실할 것이다. 그래서 보다 적극적으로 결과물을 표현해 제안하고, 현상설계에 참여하는 등 여러 방법으로 고군분투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이상적이지만은 않다. 건축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우리가 인식되기를 바라는 것과 많은 차이를 가진다.
또한 설계비 산정에 근거가 되는 자료와 통용되는 설계비의 차이가 매우 현저한데, 좀 더 고민해고 아름다운 건축물을 만들어보려는 의욕만 앞세우다가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경우도 종종 보게 된다. 적절한 설계비를 제안하고 계약하는 것도 개인의 능력일 수 있지만, 의료비나 부동산 중개 수수료가 명확한 법적 근거를 가지듯이 설계비 산정도 보다 명확한 기준이 있어야 건축사들의 처우가 개선되고, 좋은 건축물을 계획하는데 보다 집중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신은 디테일에 있다 (God is in detail)’라는 말은 건축사 ‘미스 반 데 로에’가 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일을 꼼꼼하게 진행하라는 뜻의 숙어로도 사용되는 표현이다.
유럽의 건축사가 대리석의 문양을 한장씩 확인하고 일일이 배열해본 후 입면도에 연번을 기입해둔 것을 보며 매우 인상 깊었던 경험이 있다. 스스로 더 많은 도면을 그리고자 노력하지만, 그 디테일한 도면을 떠올릴 때면 앞서 언급한 표현을 떠올리기에는 부족함을 인지하게 된다.
건축은 끊임없이 배워야 하는 분야이다. 각각의 건축이 동일할 수 없기에 더 좋은 건축물을 만들어내기 위한 건축사 개개인의 노력이 가장 중요한데, 이에 제도적인 뒷받침이 더해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많은 건축사들이 제도적 개선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지만 이를 이야기할 기회를 갖지 못하는 것 같다.
또한 경우에 따라 실행되면 좋은 영향을 끼칠만한 것도 있으나 개인의 생각만으로는 완벽한 제도로 발전되기 어렵다. 이에 대해 공론화하고 토론하는 기회가 많아져야 하고, 이를 통해 실제 제도화 되는 경우 또한 많아져야 한다.
지금은 소통이 중요한 시대이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더 많이 듣고 받아들여야 한다. 본 신문의 발언대 혹은, 사용자가 많은 SNS를 통해 건축사를 위한 제도로 발전할 수 있는 다양한 생각들을 공유되게 해야 한다. 좋은 제도와 사회적 인식이 정착되도록 해서 좋은 건축물을 설계하기 위해 더욱 든든한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

저작권자 ©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