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은 몇 명이 있나요?”
“법인인가요?”
“사무소는 어디에 있고 몇 평이나 되나요?”

이런 질문들을 받으면 순간적으로 짜증이 납니다. 국가전문자격인 ‘건축사’에게 도대체 사무소의 규모와 위치, 평수 등을 꼭 확인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한)의사나 변호사 등에게 직원
이 몇 명이고, 보유 장비는 무엇이며, 병원이나 사무소는 몇 평인지 확인하고 가는 환자나 의뢰인들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요? 왜 우리 건축사는 “건축사”라는 자격 하나만으론 존중받지 못하는 것일까요? 이유는 명확합니다. 우리 건축사가 잘 먹고 잘 살거나, 폼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폼은 건축사 스스로만 잡지, 아무도 알아주지 않습니다. 우리 건축사가 이젠 정말 “다 같이 잘 먹고 잘 사는 문제”에 집중했으면 좋겠습니다.
정부와 국토교통부는 ‘건축사의 보호육성’에는 전혀 의지가 없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도 잘 알고 있습니다. 건축사법에 보장된 건축사의 업무영역은 갈갈이 찢겨져서 지금 이순간도 공중분해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러한 문제의 당사자인 건축사는 오늘도 하루벌이 앵벌이를 해가면서 언제 끊어질지 모르는 가는 숨결을 부여잡고 있습니다. 이 문제는 건축사 개개인의 능력으로는 절대 해결할 수 없습니다. 협회가 선두에 서서 끈질기고 집요하게 싸워줘야 합니다. 건축사가 잘 먹고 잘 살거나 폼 나게 살기를 방해하는 것이 있다면 그 상대가 무엇이던 싸워야 합니다. 정부정책에 반대하고, 삭발하고, 단식하고, 노동자들이나 할 것 같은 과감한 투쟁을 하는 의사들과 의사협회의 모습을 우리는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요? 그들의 투쟁이 과연 국가와 국민들을 위한 대의명분이 항상 있었던가요? 수술을 거부하고 면허반납까지 외쳐가면서 정부와 대등하게 싸우는 그들의 모습을 왜 우리 건축사들에게는 볼 수가 없는 것일까요? 자신들의 권익을 위해 목숨을 내놓고 투쟁하는 의사, 변호사들의 모습에 국민들은 밥그릇 챙기기라고 손가락질만 하지는 않습니다. 그들은 돈때문에 투쟁을 해도 사회에서 대우받고 더 당당하게 사회적 목소리를 높여갑니다. 그들 스스로가 사회적 지위와 대우를 보존하고 높여가기 때문입니다.

“싸우는 건축사를 보고 싶습니다.” “강한 협회를 보고 싶습니다.” “책임지고 희생하는 협회장을 보고 싶습니다.”

개인과 조직의 이익이 함께하지 못한다면 그 조직은 올바른 조직이 아닙니다. 현재의 우리협회는 과연 회원의 이익과 협회의 이익이 공존 한다고 볼 수 있을까요? 예전에 협회장후보로 나왔던 어느 건축사의 외침이 지금 이 순간 너무도 생생합니다.
“회원과 협회를 위해서라면 감옥이라도 갈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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