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의 진화, 그 다양성에 대하여 ⑥

  지난 호 창호#2에 이어... 과거 창호지의 사용으로 불편했던 유지관리 문제는 재료의 개발과 함께 진화하고 있다. 예로 아크릴한지, 한지시트지, 복합섬유한지, 아크릴코팅한지, 부직포코팅한지 등이 있다. 또한 방범, 방음, 방수, 기밀과 단열을 위해 유리사용은 일반화되었다. 예로 강화유리, 복층유리를 주로 사용해 왔지만 하중으로 인한 내구성 문제가 걸림돌이 되어 최근에는 폴리카보네이트 복층판과 같은 경량화 소재를 접목하는 사례까지 등장한다.
  필자의 경우 전통방식을 최대한 고수하고자 하여 기본적으로 2중창 구성에 유리를 끼운 창호는 내부로 두고 목창을 외부로 하는 방식을 주로 사용한다. 내부에 덧창을 달아 3중창으로 구성할 경우에는 영창 및 사창을 사용한다. 그리고 시스템창호를 사용할 때에는 단창구성이 가능하므로 조망창에는 유리만을 프라이버시를 요하는 실에는 유리면에 한지를 붙이거나 덧창을 두기도 한다.
  한옥 시공 시(한옥풍, 한옥형, 절충식한옥 제외 / 주거건축 기준) 창호공사의 공사 비율을 분석해보면 대게 15% 내외로 형성되는데 이는 전체 공사비 중 목공사(목재+치목+조립) 다음으로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미적, 기능적으로 아주 중요한 요소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비싼 비용을 들여 공사를 하긴 했지만 시공이 잘 되었는지 잘못되었는지는 일반인은 당장 알아채기 어렵지만 조금만 공부하고 맞춤과 결구방식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창호의 좋고 나쁨을 쉽게 구분할 수가 있다. 이처럼 장인정신이 결여되고 한옥이 산업화 되면서 기능공들의 양심과 실력에 따라 창호의 수준차가 크기 때문에 설계 시 맞춤방법이나 살의 형태 등에 대한 명확한 제시가 필요하며, 시공감리 시에도 꼼꼼히 체크하여야 건축주와의 마찰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비단 창호공사 뿐이겠는가? 목공사를 비롯한 여타의 공정도 마찬가지다. 한옥만 생각하면 즐겁고 행복하다가도 이런 이야기가 가끔 들려오면 낯 뜨겁고 안타깝다.

▶전통창호의 예

▶현대한옥 창호의 예(사창의 기능을 담당하는 방충망창호는 미닫이 형태로 외부창호와 내부의 덧창 사이공간을 이용하여 구성하기도 하며 롤방충망 형태로 삽입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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