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운삼 안산지역건축사회 회장 인터뷰

모든 사회공헌사업의 목표는 “좋은 건축주 만들기”
건축사 위상을 스스로 높이는 활동 필요

 

Q. ‘안산지속가능 건축문화축제(이하 건축문화축제)’는 단순히 작품을 공모해 전시하는 것이 아니라 전연령층을 아우르는 건축교육프로그램의 경연장으로 보인다. 지역건축사회의 규모로는 쉽지 않아 보이는데

지난 1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시간이 빨리 지나갔다. 지역의 4개 초등학교에 어린이 건축학교를 5주씩 진행하고 중학생 대상의 청소년건축학교는 12주 동안 진행했다.
2박 3일 동안 진행되는 대학생 건축 아이디어캠프는 주제를 정하기 위해 안산시청과 협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안산시청에 지역 내 경관 개선 아이디어가 필요한 장소를 요청했다. 다양한 부서에서 의견을 개진해 우선순위를 정하고 아이디어가 실현가능할 수 있도록 안산시 관계자들과 계속 논의를 펼쳤다.
병행해서 안산에 관심 있는 전국민을 대상으로 안산의 건축과 환경 사진 공모전을 진행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는데 역으로 관심을 갖고 보게 되면 알 수 있다. 사진 공모전은 우리 고장의 건축을 새롭게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다는 측면에서 중요한 콘텐츠다. 또 안산시 친환경 건축 인증시스템 구축을 위한 정책토론회도 준비해야 했다. 지난 5년간 ‘친환경건축’을 어젠다로 정책토론회를 진행해 왔고 현재는 안산시 친환경 건축 인증시스템 구축을
논의하는 단계다.
이 모든 것이 회장 혼자의 의지로 할 수 있을까? 항상 우리 지역건축사회의 회원들과 안산지역건축사회 두 직원에게 너무 감사하다. 특히 안산시 신진건축사들이 활동적으로 참여해줘서 많은 힘이 된다.
안산지역건축사회는 회원 한명 한명이 회장인 건축사회다. 사실 회장은 얼굴마담일 수밖에 없다. 실제적으로 도와주고 진행을 도맡아 주는 분들은 우리 회원들이다. 93명의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동참해주고 관심을 가져주고 있다. 전임 회장님들의 열정적인 활동들과 사업들로 체계와 전통이 잘 잡혀있는 것 같다. 건축문화제 행사준비에도 회원들이 애를 많이 써주셨다. 회원 작품전에도 60여명이 작품을 제출해주고 건축사회원들이 손수 전시 설치와 정리까지 직접 도와줬다. 안산시 회원들의 단결력을 자랑하고 싶다.

Q. 전시가 야외에서 개최되어 관리가 힘든 면도 있을 것 같다

일반적인 전시회와 달리 야외에서 전시를 하지만 단점보다 장점이 많다. 제1회 건축문화축제는 안산문화예술의전당에서 진행되었는데 홍보에도 어려움이 있었고 참관객들이 건축에 한정된 관계자들이 대다수였다.
시민에게 다가가기 위해 거리로 나섰다는 것이 맞는 표현이겠다. 안산시민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안산 문화광장에서 몽골텐트를 치고 전시회를 개최했다. 3일 동안 누적 관람객을 카운트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다녀갔다. 가족 단위와 연인들, 지역의 어르신 등 다양한 연령층의 시민들이 전시장을 찾아주셨다. 흥미로워 하시고 특히 아이들이 관심을 가져주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더하여, 지속가능이라는 우리의 주제에 맞춰 전시대도 재활용이 가능하게 제작해 사용하고 있다. 회원 건축사분들이 손수 설치하고 철거하며 열정적으로 도와주셔서 어려움 없이 진행됐다.

Q. 교육프로그램 진행에 있어 안산시 관계자들과 시민단체와의 협업도 중요할 것 같다.

특히 안산시에서 우리 건축사회에 아주 협조적이다. 교육프로그램 진행과 건축문화축제 지원뿐만 아니라 다른 지자체보다 건축허가기간도 짧고 서류도 간소화돼 있다. 안산시청 행정시스템이 전국에서 수위를 다툴 정도로 선진화되어 있고 건축친화적이라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우리 건축사회 전임 회장이었던 김철민 안산 전 시장의 도움도 있었겠지만 우리 건축사회 회원들이 지역사회에서 다양한 활동들을 하고 있는 것이 도움이 많이 되고 있다. 우리 건축사회 회원들 중에선 안산 YMCA 이사를 겸임하는 분도 계시고 회원들이 시민단체들과 우호적으로 관계를 맺고 활동하고 있다. 건축사협회가 이익단체라는 이미지를 벗어나 시민들 속에 어울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역건축사회에서만이 할 수 있는 지역밀착 활동이다. 우리는 안산시민과 지역발전을 위해서라면 언제든지 누구와도 함께할 준비가 되어있다.

Q. 건축문화제가 유네스코지속가능발전교육 공식프로젝트에 선정된 것이 눈에 띈다. 전연령층을 아우르는 촘촘한 교육프로그램들이 인정받은 것 같다.

모든 교육사업과 사회공헌 사업, 행사 진행은 결국에 ‘좋은 건축주 만들기’에 귀결된다고 생각한다. 좋은 건축주들의 건축적 소양이, 소비자들의 건축인식이 건축문화발전과 건축사 위상제고로 돌아온다. 그래서 우리는 전연령층을 아우르는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좋은 건축교육이 좋은 건축주를 만들기 때문이다. 유네스코지속가능발전교육 공식프로젝트는 우리의 이러한 노력들의 결과물이다. 단순히 교육프로그램만으론 인정받을 수 없다. 지역의 발전을 위한 활동이 연계돼야 비로소 완성된다. 우리는 초등학생 대상의 어린이건축학교, 중학생 대상의 청소년건축학교, 대학생들과의 아이디어캠프 이외에도 1년에 한번씩 좋은마을만들기지원센터에서 지역주민들에게 건축에 대해 알려주고 지역주민들의 아이디어를 현실화해
마을경관 개선사업도 함께한다. 석수초 담장허물기 사업과 대학동 경관개선 사업 등은 주민들의 호응도 좋았다. 특히 사할린 동포들의 정착촌인 고향마을에 마을 커뮤니티 만들기 프로젝트가 기억에 남는다. 고향이 그리워 돌아온 동포들이 지역민들과 소통이 안돼 힘들어 했다. 동포들의 의견을 받아 마을 사람들이 어울릴 수 있는 건축적 공간을 만들어 줬다. 즐거워하시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또 내년에는 경기도 고등학생 건축 동아리 캠프를 준비 중에 있다. 건축에 관심이 있는 친구들이라 의외로 수준이 높다. 패시브 건축 등 다양한 건축 트렌드를 심도 있게 다뤄볼 생각이다. 연령대 마다 건축교육프로그램은 평생교육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지속가능한 발전이 가능한 것이다.

Q. 동료 건축사들에게 전하고 싶은말이 있다면

지역에서 훌륭히 자신의 역할을 다하며 지역발전에 이바지하는 건축사들이 많은 걸로 알고 있다. 개인 한명 한명의 재능기부와 사회활동도 중요하지만 그 활동들이 모여 시너지를 이루면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역의 건축사들이 단합이 된다면 좋은 행사들이 전국적으로 퍼져 건축문화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나아가 우리 스스로가 위상을 높이는 활동들이 꼭 필요하다. 지역 사회에 보탬이 되는 활동을 진정성 있게 계속한다면, 주변 사람들이 우리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대우를 해줄 것이다. 주변 지역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활동들을 하기위해 항상 노력하시는 건축사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조금 더 확산이 됐으면 하는 바람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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