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발전교육

사회가 발전할수록 산업이 고도화되어 일반적인 학교교육과정에서 산업이 필요로 하는 교육수준과 커리큘럼을 충족시키기 어렵다. 특히 여가시간이 증가하고 인구가 고령화 되면서 국민들의 교육 수요가 다양해지며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진다. 현재 교육서비스가 국가와 교육기관
주도에서 벗어나 시민단체와 민간전문가집단 주도로 활발히 진행되는 것은 시대의 수요를 채우는 현상이라는 평가다.
◆ 지속가능발전교육이란
이와 함께 오늘날 지속가능발전교육이라는 개념이 주목받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빈곤과 불평등 속에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성취하기 위해 유아에서 시작하여 노년에 이르기까지 전 생애에 걸쳐 이루어지는 정규와 비정규의 모든 교육활동을 아우르는 개념으로 평생교육과 궤를 같이한다.
평생교육은 각급 학교기관에서 부설한 평생교육관 이외에도 언론기관, 사업장, 시민사회단체 등 다양한 구성원들의 주최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시민사회단체의 평생교육 증가 추세가 두드러진다.
한국교육개발원의 2010년 통계에 따르면 전국의 평생교육 기관수는 3,213개로 그중 시민사회단체 부설은 386개이다. 3개년 증가율 평균이 50%에 이른다. 2002년 지속가능발전 세계정상회담(WSSD, 2002)에서는 이러한 지속적인 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2005년~2014년의 10년을 UN 지속가능발전교육 10년으로 지정을 제안했고 2002년 12월 UN총회에서 채택되어 선포됐다. 유네스코가 이의 선도기관으로 지정되어 지속가능발전교육의 확산을 독려하고 있다.
◆건축계 시민교육프로그램
건축계도 지속가능발전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건축산업의 이해와 자신이 누리고 있는 공간에 대한 이해를 통해 시민들의 건축적 소양 증진을 돕고자 교육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각 시도건축사회에서 시민건축대학을 운영하고 지역의 대학과 연계하여 건축교양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또 어린이건축창의교실 등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도 전국단위와 지역단위로 이원화해 시행하고 있다. 서울특별시건축사회에서는 CEO 및 사회적 리더들의 건축교육 수요를 충족시켜주는 글로벌건축최고위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산발적인 지역에서 특정 세대와 계층을 위한 교육은 전 생애에 걸친 교육수요를 충족하기 힘들다.
전 연령층을 대상으로 하는 체계적인 교육프로그램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돕는 교육프로그램의 시행이 건축계 미래인재육성과 사회공헌 측면에서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안산지속가능건축문화축제
이러한 시대적 필요성에 건축계의 지속가능발전교육의 표본을 제시하는 활동이 지역사회에서부터 시도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안산지역건축사회의 ‘안산지속가능건축문화축제’다. 지난 5년 동안 전 연령층을 대상으로 하는 건축교육프로그램과 사회공헌활동을 인정받아 유네스코지속가능발전교육 공식프로젝트로 지정됐다. 초등학생 대상의 어린이 건축학교와 중학생 대상의 청소년건축학교, 대학생대상의 아이디어캠프, 시민들과 함께하는 사진공모전과 정책토론회, 좋은마을만들기지원센터 등이 안산지역건축사회의 주최로 진행되고 그 결과물들은 건축문화축제 종합전시를 통해 공유된다. 지역사회와 함께 발맞춰 나가며 발전하는 건축교육의 모범사례로 평가받는 지속가능건축문화축제를 들여다보았다.

 

안산지역건축사회는 지역 건축산업 발전을 위한 법제도 개선에도 힘쓰고 있다.
지속가능건축문화제 내 정책토론회를 개최하여 지난 5년간 ‘친환경건축’을 어젠다로 진행해 왔고 현재는 안산시 친환경 건축 인증시스템 구축을 논의하는 단계다.
2011년에는 ‘지속가능 도시 안산을 위한 친환경 건축선언’을 통해 ‘안산 지속가능하고 에너지 효율적인 건축기본계획’의 수립과 국가가 규정한 기준보다 강화된 공공건축물에 대한 에너지효율 등급 가이드라인을 수립하는 ‘(가칭)안산건축물에너지인증제’의 도입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2013년에는 ‘안산 친환경 건축문화활성화 정책 토론회’를 통해 ‘지속가능한도시 안산을 위한 친환경 건축선언’의 실현방안으로 ‘(가칭)안산시 친환경 건축지원조례’ 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친환경 건축조례는 2012년 녹색건축물 조성지원법이 제정되면서 지역차원에서의 친환경 건축조성에 대한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한 상황에서 안산지역건축사회가 선도적으로 나선 것.
올해는 안산지역건축사회와 안산시 건축과·환경정책과·녹색에너지과 담당자, 안산에너지절약마을추진협의회, 건축 및 에너지 분야 전문가 등 지역 건축계 전문가들이 △정부 녹색건축물인증제 및 건축물 에너지효율등급인증제의 지자체 활용방안 검토 △안산시 공동주택 환경인증제 활성화 방향 검토 △안산시 친환경건축인증시스템 구축방향을 논의 했다.

 

안산지역건축사회가 자랑하는 ‘안산 지속가능건축문화축제’는 어린이건축학교에서부터 시작된다. 아이들의 결과물들과 활동사진들을 모아 전시하는 것.
올해는 8월 10일부터 10월 17일까지 지역의 4개 초등학교(각골초, 초지초, 본원초, 도일초)에서 어린이건축학교가 진행됐다. 각 학교마다 5주간의 강의가 진행되는데 ‘건축은 무엇인가요?’ ‘건물은 어떻게 서 있나요?’ ‘어떤 모양의 집이 좋을까요?’ 등 어린이들의 눈높이에서 건축을 이해하고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
초등학교과정에서 건축은 창의력 증진과 실용적인 지식습득 등 장점에 비해 전문적인 교육프로그램과 강사풀이 부족해 교육의 기회가 많지 않다. 안산지역건축사회는 지속가능한 건축 교육프로그램으로 지역 초등학생들의 건축교육에 힘쓰고 있다.

‘함께 꿈꾸는 행복한 우리학교, 우리 마을’이라는 주제로 중학생 대상 건축교육프로그램인 청소년건축학교. 단발적인 이론 강의에서 벗어나 매년 한 학교를 정해 12주 동안 밀도 있는 교육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올해는 신길중학교가 선정되어 8월 20일부터 11월 29일까지 매주 목요일에 수업이 진행됐다. 안산지역건축사회 소속 회원들이 돌아가며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수업을 진행하고, 이론수업과 실습뿐만 아니라 건축사회원들의 건축사사무소 현장방문 등 건축 관계자가 아니면 쉽게 경험할 수 없는 교육프로그램으로 학생들과 지역의 학교, 학부모들 사이에 호응도도 매우 높다.
최기영 안산지역건축사회 총무간사(건축사사무소 예가)는 “매주 수요일이 되면 다음날 수업준비에 동료 건축사들과 직접 교구를 만들며 밤샘 작업까지 한 것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며 “자신들이 누리는 공간을 직접 만들고 이해하며 즐거워하는 학생들의 모습에 뿌듯함을 느꼈다”고 감회를 전했다.

대학생아이디어캠프는 지역발전을 위해 지역 전문가와 지역인재들이 협력하는 모범사례라 평가받는다.
안산지역건축사회는 캠프를 구성하기 전 안산시에 개선사항이 필요한 지역에 대해 주제를 공모한다. 그 주제로 지역 대학생들은 2박 3일 동안 참신한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건축사 회원들은 그 아이디어를 현실화가 가능하게 가다듬어준다. 이 지역 전문가와 지역인재들의 협업 아이디어는 안산시에 전달돼 사업가능성을 검토 받아 진행된다. 이러한 선순환 구조가 대학생 아이디어캠프의 특징. 강동열 안산지역건축사회 재무간사(주.금목 건축사사무소)는 “실무자들과 교류하고 협업할 기회와 자신의 아이디어가 현실화 되는 경험을 갖게 돼 대학생들의 호응도가 아주 높다”고 대학생아이디어캠프를 설명했다.
올해는 안산시 주요 진출입로 경관개선 아이디어와 경로당 패시브하우스를 주제로 머리를 맞댔다.

안산시의 건축물이나 자연환경을 주제로 한 사진 공모전은 전국민 누구라도 참여할 수 있다.
단순한 사진공모전에 벗어나 안산 지역의 건축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면서 자기 고장의 환경적문맥과 공간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체험적 교육프로그램으로 평가받고 있다.
2013년도부터 진행돼, 건축문화축제의 참여대상을 초등학생, 중학생, 대학생, 건축사뿐만 아니라 지역민 전체로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돼 호응도가 높다. 매해 수백작품이 응모되고 전시회에서 가장 인기 있는 코너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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