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우리들이 함께 걷는 거리에
더 이상 자동차 엔진 냄새가 아닌
사람 냄새가 나는 그런 마을을 만들어 나가자.
시민이 행복한 그런 건축의 아름다운 미래를 꿈꾼다.

우리는 이제 고도성장 산업사회를 거치면서 경제적으로 성공한 나라의 대열에 동참하게 되었다. 유년시절 자취 골방에서 연탄불을 지펴 가면서 연탄가스에 취해 여러번 사경을 헤맨 경우가 다반사였다. 비가 오면 신발을 방에 넣고, 겨울이면 꺼진 연탄불을 피우는 연기로 방안이 매캐해서 숨쉴 수가 없었다. 쥐의 배설물과 비가 새어 얼룩진 방 천장에 종이를 덧바르고, 어긋난 문짝에 신문지를 바르는 것이 일상이었고, 구멍 난 장판지에 지난 달력으로 바르는 것이 엊그제 같다.

돌이켜보면, 지금은 어떤가? 집장사가 자기 이익에 맞도록 지어진 주택을 살 수밖에 없다. 이제 주거는 더 이상 사람의 삶을 닮는 그릇이 아니라 고가 상품의 투자부동산이 되었다. 우리는 주택회사라는 집장사와 함께 부동산 잔치를 벌려왔다.

이제 베이비부머 세대가 직장을 잃고 생활비를 보장 받을 수 있는 원룸촌을 찾는다. 또한번 무자격 집장사와 부동산 잔치를 벌여가고 있다. 차가 필요 없는 가구든, 면허증이 없든, 무조건 주차장을 설치해야 허가를 받을 수 있다.

규제개혁과 경제살리기 일환으로, 지역주민들의 민원을 고려해서 지역마다 시행해 왔던 강화된 주차장 설치기준을 가구당 0.5대로 환원시켰다. 그러나 일부 부자구청은 중앙정부의 눈치에 아랑곳 하지 않고 기존의 강화된 규정을 고수하고 있다.

사업성을 맞추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일정한 가구 수가 나와야 한다. 결국 주차대수로 수익성을 맞출 수밖에 없다. 그래서 주차계획으로 땅 값이 정해진다.

준공 후 가구 수 쪼개기와 불법 용도변경이 일어난다.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 볼 수 없는 국가가 스스로 불법을 인정하는 확장형 발코니를 이제는 더 이상 용인해서는 안 된다. 전용면적이 아니기에 주차대수산정에 포함되지 않는다. 설계자의 자존감을 무참히 짓밟아 우울하게 만든다. 법정조경은 준공 후 철거한 공간에 부족한 주차장으로 활용해 버린다. 오죽하면 준공용 조경을 빌려준다고 공공연한 선전광고를 보고 공무원은 왜 무감각할까?

심지어 녹지공간이 확보된 도시설계구역에서도 각 택지에 조경을 실시해야 한다.

지적 분할은 도로에 폭 2미터이상 접해야 한다. 기존주택을 철거 후 신축은 차가 못 들어가기 때문에 허가를 받을 수가 없다. 맹지의 기준이 사람의 통행이 아니라 차가 못 들어가면 맹지가 되어버린 것이다.

주차장 필로티에 다시 인정이 넘치는 걷고 싶은 거리가 되어야 한다.

주민생활 공간으로 재탄생시켜 서민들의 직업 창출과 마을 공동협동체 형성으로 할아버지가 손자의 손을 잡고 동네 구멍가게를 찾는 모습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한옥전문가 교육과정을 개설하여 많은 전문가가 배출이 되었다. 베이비부머 세대들은 건조한 아파트에서 더 이상 살기를 꺼린다. 그 대안으로 임대한옥단지의 조성을 적극 고려해 볼만하다. 지금의 건축에는 더 이상 사람이 우선하지 않는다. 건축 심의에서도, 건축 계획에서도 오로지 주차장만 우선 한다. 언제까지 집짓는 건축주에게 주차장을 부담시켜 불법건축물을 짓게 할 것인가? 마을공동 주차빌딩을 만들라! 마을공공 공원을 조성하라!

음주운전, 운동부족으로 인한 의료비부담, 층간소음, 차량소음, 주차자리 다툼, 장례문제, 보육문제 등 모든 주민갈등의 문제들을 언제까지 CCTV만 증설하여 감시할 것인가?

이제 우리들이 함께 걷는 거리에 더 이상 자동차 엔진 냄새가 아닌 사람 냄새가 나는 그런 마을을 만들어 나가자. 시민이 행복한 그런 건축의 아름다운 미래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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